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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부세 삭감 지자체들, 살림 똑바로 해라 “고법 오면 청사 부지 마련해 주겠다”

 

[사설] 교부세 삭감 지자체들, 살림 똑바로 해라 “고법 오면 청사 부지 마련해 주겠다”
경기일보  |  kimjg@ekgib.com

김문수 지사가 경기고법 설치전에 뛰어들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24일 “신 도청사를 짓고도 여유가 있는 광교 신도시내 청사부지에 경기고법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지사가 최근 도내 기관장들과의 모임에서 경기고법 설치에 대한 의견을 들었고, 이 자리에서 본보 임창열 회장으로부터 청사 부지 제안을 받은 뒤 전격 수용함으로써 도출된 구상이다.

광교 신도시내에 경기도 청사 부지는 11만8천218㎡다. 이중 도청사가 건립될 면적은 5만9천㎡로 5만9천218㎡의 부지가 남는다. 이 남는 땅을 경기고법을 위한 부지로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공유 재산 처분에 대한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도의회의 입장도 긍정적이다. 윤화섭 의장은 “경기고법 설치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며 적극 지지를 표명했다.

무엇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김 지사의 의지다. 김 지사는 올해 들어 도민의 숙원이던 굵직한 현안들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1월 17일에는 전북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 프로야구 10구단을 수원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국내 최대 규모인 1만5천석 규모의 K팝 전용 공연장도 고양에 가져왔다. 지난 20일에는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번지던 미래창조과학부의 청사를 과천에 입주시켰다. 역시 세종시와의 경쟁이 치열했던 유치전이었다.

김 지사의 유치 전략과 의지는 매 경쟁 때마다 역할을 담당했다. 10구단 유치전에서는 야구 인프라 확충을 위해 도비 지원 약속과 함께 직접 프레젠테이션의 당사자로 참석했고, K팝 공연장 유치 때는 기존 한류월드와 교통접근성 등 입지적 강점을 피력해 점수를 따냈다. 미래부 과천 입지 과정에서는 과천시의 공동화 심각성을 정부에 공식 제기하면서 입주의 불가피성을 밀고 나갔다. 모든 유치전 뒤에는 그의 기획과 노력이 있었다.

이번 고법 부지 제공 구상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고법 설치가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는 법원 행정처와 법무부의 예산 부족이다. 한정된 예산 속에 부지를 마련하고 청사를 신축해야 하는 고민이 있다. 도가 계획대로 고법 부지를 마련해 줄 경우 1천200억원 정도의 막대한 예산이 절감된다. 고법 설치의 난제 가운데 하나를 경기도가 거들어 주는 셈이다. 도민 1천만명의 서명운동보다 훨씬 흡입력이 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프로야구 10구단과 K팝 공연장, 미래부를 유치해 수원시민과 고양시민, 과천시민에게 기쁨을 줬던 김문수 지사. 이번에는 경기고법을 가져와 도민 모두에게 기쁨을 주게 될지 그의 전략과 의지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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