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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盧가 'NLL 주장 않겠다'했다는 발언, 허위 아니다"

 

검 "盧가 'NLL 주장 않겠다'했다는 발언, 허위 아니다"

최연진 기자

입력 : 2013.02.21 15:58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21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이 담긴 비공개 대화록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민주통합당으로부터 고발된 정문헌(47) 새누리당 의원과 이철우(58) 의원, 박선규(52) 당선인 대변인을 불기소 처분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전 대표,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원세훈 국정원장 등 이 사건으로 피소된 인사들도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NLL 주장 안 하겠다’고 했다는 발언, 허위 아니다"
검찰은 국가정보원이 제출한 제2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을 분석하는 등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정 의원 등의 주장은 허구가 아닌 것으로 판단되므로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즉, ‘노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NLL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정 의원의 발언은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은 또 ‘NLL 포기발언은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라는 이 의원과 박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서도 “2007년 8월18일 노 전 대통령,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 김관진 당시 합참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정상회담 준비회의가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 NLL 평화정착방안이 의제로 상정됐고, NLL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며 “이 의원과 박 대변인의 발언도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8일 정 의원은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NLL 문제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구두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은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연구를 해서 나온 것”이라며 “당시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한 박사가 청와대의 지시로 ‘정상회담 시 NLL 등 평화정책방안’을 만들었고, 2007년 8월18일 청와대 회의에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또 박 대변인은 지난해 10월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분명히 했었고, 정상회담 여러 달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맞고소된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 측 고발에 관여 안 해"
이에 민주당은 “새누리당 측이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정 의원 등 3명을 같은 달 17일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정 의원은 민주당이 충정어린 발언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해 본인을 무고했다며,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를 맞고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양측의 고소에 따라 지난해 11월 30일, 12월 3일 민주통합당 당직자들을 조사한 데 이어 12월 4일, 지난달 25일, 지난달 31일 정 의원과 이 의원, 박 대변인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정 의원 등에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동시에 이해찬 전 대표에 대해서도 무고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주당 측 고발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고발은 당 중앙선대위 및 확대선대위가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천영우 수석은 국정원장 승인 받고,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봤다"
민주당으로부터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고발된 천영우 외교안보수석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천 수석은 지난해 10월 25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이 보유한 정상회담 대화록을 봤다’고 해 대통령지정기록물을 무단 열람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 관계자는 “천 수석은 법적 절차에 따라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던 공공기록물을 공무상 열람했다”며 “국정원장 승인을 받은 것이므로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정상회담 대화록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아닌 공공기록물(2급 비밀)’이라고 판단해 대화록 발췌본을 열람했다.

한편 검찰은 국회에 대화록 제출을 거부해 피소된 원세훈 국정원장에게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앞서 국회 서상기 정보위원장은 “진위를 밝혀내기 위해 2007년 당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원 국정원장은 “국가기밀이기 때문에 제출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국정원장은 국가 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료는 제출을 거부할 수 있고, 공공기관정보공개법에 의하더라도 국가안보 등에 관한 사항은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며 “비공개결정은 재량행위이고 공공기관정보공개법상 불복절차도 마련됐으므로 원 국정원장이 직무유기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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