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시(수원·화성·오산) 통합이 사실상 무산됐다. 12일에 있었던 ‘용역’ 보고에서 3개시 통합은 ‘상생발전’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내놓았다. 통합의 기반조성이 먼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해 ‘협력 마인드’를 키워 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결과적으로 3개시 통합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과 같다. ‘통합’에 희망을 가졌던 많은 3개시 시민들에게는 적지않은 실망이 아닐수 없다.
수원·오산·화성 3시 통합 논의는 사실 지난 지방선거에서 3개시장의 공약에서 출발했다. 염태영·곽상욱·채인석 시장은 모두 민주당이다. 말하자면 3개시 통합 공약은 민주당 공약과도 같았다. 그래선지 몰라도 이들 세사람은 나란히 모두 당선돼 오늘의 시장자리에 앉아있다. 그리고 취임 이후 그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3개시 통합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통합의 온도차는 물론 각기 달랐다. 그리고 추진하는 방법에서도 의견차를 크게 보였다. 특히 시민들과의 대화에서 많은 차이를 보여 하나로 묶어 내는데는 크게 실패했다.
우리는 3개시 통합을 강력히 주장하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근대화 과정에서 3시는 사실상 하나로 묶어져야 하는 공통점을 안고있다. 이미 화성·오산은 단일 행정지역이었던 곳이다. 또 수원은 3개시의 도시화 중심권을 이루면서 교통의 특히 중심지로 떠올랐다. 그리고 행궁복원과 함께 융건능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관광코스는 3개시를 아우르는 대표적 역사물로 인정됐다. 정조의 융건능 조성이 수원과의 연계성을 의미했듯 수원·화성은 같은 사고와 의식에서 같은 뿌리를 지녔다.
우리는 지난 3년 3개시장의 통합관(觀)을 보면서 솔직히 실망했다. 염태영 시장의 ‘뒷짐’과 채인석 시장의 ‘외면’ 그리고 곽상욱 시장의 ‘먼산’등은 과연 이들이 ‘공약’을 알고 있는 것인지 조차 의심스러웠다. 또 ‘용역’만해도 그렇다. 마치 피해가기 위한 ‘길목’으로 만들어 용역이 만능인양 앞세웠다. 뿐만아니다. 시기도 절묘했다. 내년선거를 앞두고 발표를 서두르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통합의 진정성이란 찾아보기 어려웠고 ‘용역’만이 대수인양 그것도 계약기간 1년 앞당겨 부랴부랴 서둘러 발표했다.
분명 3개시 통합은 3시장이 3개시민과 약속한 선거공약이었다. 그리고 민주당의 공약이기도 했다. 이말은 3개시민들이 그만큼 ‘통합’을 갈망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점에서 본다면 3시통합 추진은 3개시장이 매우 소극적인 점을 드러냈다. 그리고 흔히 알려지고 있는 통합과정에서의 단체장들 반대의식이 이번 3시통합서도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지부진했던 3년의 통합추진이 단체장간의 갈등으로 비춰진 것 역시 ‘공약’을 ‘공약’답게 보지 않은 소홀함도 빼놓을 수 없다.
아무튼 3개시통합은 다음선거에도 또다른 쟁점으로 부각될 조짐이 크다. 공약을 소홀히 하는 풍조와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습관적 공약폐해는 사라져야 한다. 더구나 여당 텃밭에서 야당을 이끌어 낸 선거 변화의 결정적 역할을 낳게 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역공약일수록 꼭 지켜야 한다는 선출직들의 각성을 위해서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