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새해들어 프로야구 10구단, 국립농어업박물관, K-POP 공연장 등 대형 프로젝트를 연거푸 성사시키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경기경제자유구역 지정 탈락,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 실패 등과 비교하면 올해는 일단 연초부터 ‘대박’을 터트린 모양새다.
무엇보다 ‘기본 경쟁력+a’ 카드로 정치권의 지역균형발전논리를 넘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인구, 접근성 등 ‘기본 경쟁력’외에 각 사안별로 맞춤형 ‘통 큰 배팅’을 한 것이 대규모 사업을 유치하는 승부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원·KT 프로야구 10구단의 경우 당초 정치권의 지역균형발전논리가 개입되면서 ‘전북·부영’에 밀릴 수도 있다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도 있었지만 파죽지세로 밀어부쳐 정치권이 개입할 수 있는 변수를 사전에 제거했다.
인구와 교통 등을 통한 관중동원력과 흥행여부 외에 돔구장 건설, 독립리그 운영 등 전북과 차별화된 ‘통 큰 전략’이 주효했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115만명에 달하는 수원의 인구와 인근 지자체(군포·과천·성남·안산·안양·오산·용인·의왕·화성) 인구를 더한 580만명 등 1천200만 경기도민을 첫번째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경부·영동·서해안·제2경인·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등 거미줄처럼 연결된 교통망으로 인접 도시들과의 접근성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기도는 2년여의 유치 과정에서는 정치논리를 내세우기 보다 오히려 정치권에 ‘정치논리 배제’와 ‘객관적 심사’를 주문하는 ‘역발상’도 제안했다.
K-POP 공연장 유치 과정에서도 경기도의 뛰어난 기본 경쟁력과 ‘통 큰 배팅’은 여지없이 위력을 발휘했다.
경기도는 일산의 노른자위 땅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서울 강서·도봉·송파구 등 전국 15개 지역을 따돌렸다.
경기도는 우선 전용 공연장 건립 목적을 파고 들었다. 해외 한류 관광객을 위한 접근성과 주변 환경을 제시했다.
인천공항과 서울 도심에서 40분 거리에 위치함은 물론 2017년 개통되는 수서~일산간 GTX 노선의 접근성, 4천500여대 이상의 주차공간이 확보된 인근 킨텍스 전시장과의 연계 등을 입지 당위성으로 최대한 부각시켰다.
국립농어업박물관 수원 농진청 이전 부지 건립 결정도 사실상 발표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경상북도 상주와 전북 새만금지구 등이 유치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농림수산식품부는 수원 농진청 이전 터에 대해서만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과제로 신청한 상태다.
기획재정부에 의뢰한 예비타당성 조사만 통과하면 2018년까지 2천176억원이 투입돼 농진청 이전터에 연면적 4만5천㎡ 규모의 국립농어업박물관이 들어서게 된다.
국립농어업박물관 유치 과정에서도 맞춤형 전략이 맞아떨여졌다.
경기도는 동물농장과 수목원, 과일동산, 아쿠아리움(aquarium)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추가하고 인근의 서호와 여기산 등을 묶어 관광단지화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논리를 앞세워 유치전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김연태기자/dusxo519@joongb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