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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지사 호남민심 폄하…지역정가 발칵 '일파만파'(종합)

박준영 지사 호남민심 폄하…지역정가 발칵 '일파만파'(종합)

지난해 8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민주통합당 대통령 경선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준영 전남도지사.© News1


(광주=뉴스1) 김한식·박중재 기자=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18대 대선에서 나타난 호남민심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에 출마했다가 지난해 8월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후보직에서 사퇴한 박지사는 박근혜 정부의 첫 총리 하마평에 올라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의 이날 발언의 의미와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해지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박 지사는 이날 오전 광주 MBC라디오 '시선집중 광주'에 출연해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호남 몰표'의 투표결과를 놓고 '호남 고립이 우려된다, 호남인들 스스로 멘붕상태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어떻게 치유하고 힐링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무겁지 못했고 충동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도민들이 스스로 선택한 결과다. 무거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때 그때 감정에 휩쓸리거나 어떤 충동적인 생각 때문에 투표하는 행태를 보이면 전국하고 다른 판단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 지사는 이어 "김대중 대통령처럼 이 지역 출신으로서 정말 오랫동안 지지를 해준 값어치가 있는 분이라면 호남인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했어도, (설령) 다른 지역과 달리 갔어도 그럴만하다고 얘기 했을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호남인 스스로 정치를 잘못했다고 평가한 세력에 대해서 몰표를 몰아준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대선 패배원인을 친노인사인 문 후보가 출마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지사는 "참여정부는 실패했다. 갑작스런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국민들은 동정은 했지만 지지는 아니었다. 그것을 착각해 선거를 치렀다"면서 "지난 대선에는 참여정부에 종사한 사람들이 출마안했으면 했는데 거슬러 올라갔다. 국민들이 얼마나 무섭고 냉정한지를 인식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과거 민주당이 보여줬던 행태가 불안했으며 그것 때문에 국민들이 표를 안줬다. 국민들의 깊은 마음을 읽지 못했고 자성이 없었다"면서 "민주당은 좀 무거운 당이 돼야 한다. 너무 가볍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18대 대선에서 호남(광주 92.0%, 전남 89.3%, 전북 86.3%)은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박 지사의 이날 발언은 민주당 내부와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 사이에서 문 후보에 대한 지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대해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희망하는 열망으로 해석하는 것과 정면 배치됐다. 지역민들이 정치적인 신념없이 '가볍게 투표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이 같은 박 지사의 발언을 접한 민주통합당 광주시·전남도·전북도 등 3개 시·도당은 합동성명을 통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3개 시·도당은 이날 "매우 유감스러운 발언으로 개인 차원의 이 시각이 옳고 그름을 떠나 너무나 충격적"이라면서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이란 분이 이렇게도 호남의 선택을 잘못이라고 규정하며 몰아붙일 수 있는지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십수년 동안 수십만 당원들로부터 전폭적인 사랑과 지지를 받아온 박지사가 국가와 민족, 지역의 앞날을 위해 고뇌하고 스스로 선택한 호남인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뒤통수를 친 격"이라고 비난한 뒤 "박 지사의 발언은 비판받아야 하고 호남과 호남인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데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 트위터 캡처© News1


민주당 소속 한 광주시의원은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지역민들의 투표 결과를 자의적으로 평가하며 지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민주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호남 지역민의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을 비하하고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까지 지냈던 박준영 도지사의 할 일은 호남 민심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의 뜻을 올바로 살피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질타했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도 "대선 결과에 가슴 아파하고 있는 지역민들의 가슴을 보듬어야 할 전남도지사의 발언이라고 믿겨지지 않는다"며 "박근혜 정부의 총리 후보 하마평에 오른 박 지사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리꾼들도 관련 뉴스에 댓글을 달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디 'hgr8***'씨는 박지사의 발언에 대해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망언"이라고 비난했으며, "sand***'씨는 "총리 후보군으로 입에 오르니 한건이 간절했나 보군"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민주당과 호남의 민심을 싸잡아 비난하며 박 지사의 입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