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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이 "문재인 지지한다"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安이 "문재인 지지한다"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번에도 ‘문재인’은 없었다. ‘새 정치’만 있었다. 안철수 전(前) 무소속 후보는 7일 부산에서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첫 선거 지원에 이어 8일에도 ‘큰 것’ 한 방을 날려주지 않았다.

안 전 후보는 8일 오후 서울 대학로와 강남 코엑스몰 등 주로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 문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안 전 후보는 먼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찾아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해달라. 앞으로 민생을 해결하는 새로운 정치, 정치혁신을 위해 이 한 몸바치겠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12월 19일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다.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거일이다. 모두 시민의 의무, 권리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달라”고도 했다. 안 전 후보는 다음 지원 유세 장소인 강남 코엑스에서도 비슷한 말을 되풀이 했다.

안 전 후보는 전날 부산 지원 유세에 이어 이날도 문 후보를 돕기 위한 말을 충실히 했다. 하지만 이틀 내내 문 후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해주지 않았다. 안 전 후보는 ‘부산-서울’ 지원 유세 동안 단 한 번도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쓰지 않았다. 전날 부산에서도 “새 정치의 염원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다”, “새 정치의 실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투표해주세요” 등의 말만 했다.

안 전 후보가 소극적인 지원 발언에 그치는 이유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안 전 후보가 대선 이후 정치 행보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전 후보가 정말 적극적으로 문 후보를 도와줄 생각이 있다면 오늘 광화문 유세 연설하는 현장에 당연히 갔어야 한다”며 “안 전 후보는 대선 이후 민주통합당을 중심으로 야권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전날 부산에서도 오히려 ‘안철수’라는 연호가 더 많이 나왔는데, 안 전 후보는 지금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러 다니는 느낌마저 든다”고 했다.

신 교수는 안 전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던진 화두인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각각 헌법과 하위법으로 설명하며 현 상황을 분석했다. 신 교수는 “(안 전 후보는) ‘새 정치’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그 말을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새 정치’를 하기 위해선 반드시 문 후보가 이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안 전 후보가)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해온 말들을 종합해보면 ‘새 정치’는 안 전 후보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정권교체’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안 전 후보에게는) 오히려 박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는 게 ‘대비 효과’를 가져와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적극적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분석한다. 안 전 후보에게 문 후보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는 것이다. ‘정권교체’와 ‘새 정치’라는 화두를 들고 대선 출마 선언을 했던 안 전 후보가 ‘정권교체 실패’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고심 끝에 후보직을 내려놨지만, 구태(舊態)로 규정했던 기존 정치 세력과 손을 잡는 것은 일종의 ‘야합(野合)’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조순 전(前) 경제부총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현상은) 기존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열망이라고나 할까. 처음에는 그런 분위기였다. 하지만 점차 야권에 가까워졌고 그러면서 문제가 생겼다. 안철수 후보는 ‘나는 여도 야도 아니다.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국민을 위해서 나온 국민 후보다’라는 스탠스를 유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조 전 경제부총리는 “(안 전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려는 시도는 일종의 자기모순이 아니었나 싶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