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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분위기 '급반전'

문재인-안철수 분위기 '급반전'

심야의 사활 건 룰 전쟁… "아름다운 단일화는 물건너갔다"
문재인·안철수, 적합도·지지도 놓고 제안·역제안 핑퐁 게임… 감정 섞인 설전까지
"文·安 벼랑끝 전술, 이게 무슨 새정치냐" 비판 목소리 커져
입력시간 : 2012.11.23 02:37:16
수정시간 : 2012.11.23 07:02:18
  • 22일 단일화 룰 협상을 위해 비공개 회동을 가진 문재인(왼쪽)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동숭동 상명대에서 열린 사진전을 관람한 뒤 단일화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난 데 대해 답하고 있다. 안 후보는 회동 뒤 일정을 취소하고 두문불출했다. 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22일 담판이 잠정 결렬되자 "이런 게 새 정치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양측이 공언했던 '아름다운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두 후보 측이 여론조사 방식의 유불리에만 집착하면서 '벼랑 끝 전술'을 펴는 바람에 막판에 단일화를 성사시키더라도 단일화 시너지 효과는 반감될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두 후보가 직접 나섰는데도 여론조사 문구를 둘러싼 대치 국면을 풀지 못했다는 점에서 야권 일각에서는 단일화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후보 단일화 시한인 후보 등록일(25, 26일)을 불과 2, 3일 앞두고 있어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에도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초 이날 담판에서 두 후보가 여론조사 문구를 둘러싼 절충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문구 조정에 실패하더라도 기존 입장에서 한 발씩 물러서서 실무 협상팀을 재가동할 수 있는 원칙적 합의라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문 후보는 지지도 조사, 안 후보는 가상 양자 대결 조사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꿈쩍하지 않았다.

때문에 두 후보가 여론조사 룰 문제에 대해 담판하기 위해 재차 회동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었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똑 같은 얘기만 반복할 게 뻔한 상태에서 다시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야권 일각에서는 두 후보가 담판을 통해 후보 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저녁 들어 분위기가 갑자기 반전됐다. 문 후보 측이 적합도 문항과 가상 양자 대결 문항을 각각 50%씩 반영하는 절충안을 제안한 것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우리 캠프는 가상 대결 방식이 논리적으로 여러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 때문에 이 제안을 수용키로 했다"면서 안 후보 측에 공을 넘겼다.

이러면서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식을 둘러싼 핑퐁이 시작됐다. 안 후보 캠프의 유민영 대변인은 "문 후보 측이 협상 과정에서 언급했다 철회한 방안"이라며 문 후보 측 제안을 거부했다.

하지만 밤11시 15분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지도와 가상 양자 대결을 결합한 절충안을 역제안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우상호 단장은 밤 12시 20분쯤 박 본부장의 역제안에 대해 "숙고해 보겠다"고 답했다. 문 후보 측이 전격 수용한 '적합도 조사+가상 양자 대결' 방안과 안 후보 측이 역제안한 '지지도+가상 양자 대결' 방안은 거의 유사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단일화 협상이 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양측이 협상 시한에 몰려 버티기 전략을 쓰는 바람에 단일화 피로감은 극에 달해 있다. 이런 상태로 후보 등록 전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지지층의 상당 부분 이탈이 불가피하며 본선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단일화 자체에 매몰돼 제로섬 게임이 되고 있다"며 "국민의 짜증만 돋우는 식으로 단일화를 이룬다면 본선에서 적잖은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재인·안철수 23일 단일화 막판 타결 시도


정녹용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2일 오전 비공개 회동을 갖고 야권 단일화 '룰 담판'에 나섰으나 일단 결렬됐다. 양측은 이날 두 후보의 담판 결렬 이후 각각 조금씩 다른 여론조사 방식 절충안을 제시하며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이에 따라 양측이 '가상 양자 대결 조사 결과 50%+야권 단일 후보 지지도 또는 적합도 조사 결과 50%'를 합치는 절충안으로 타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비공개로 만나 1시간 30분 가량 여론조사 문항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두 후보는 각각 단일 후보 지지도 조사와 가상 양자 대결 조사 방식을 고수하면서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저녁 단일 후보 적합도 조사와 가상 양자대결 조사 결과를 각각 50%씩 반영해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절충안을 제안했다. 적합도 조사는 문 후보 측, 양자 대결 조사는 안 후보 측이 처음 내세웠던 방안으로 이 절충안은 작가 황석영씨 등 '정치개혁과 단일화 실현을 위한 문화예술인∙종교인 모임' 102명이 제안한 것이다.

이에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밤 단일 후보 적합도가 아닌 지지도 조사 결과와 가상 양자 대결 조사 결과를 50%씩 반영하는 새로운 절충안을 역제안했다. 적합도보다 지지도 조사에서 안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중단된 협상의 문 후보 측 최종안은 지지도 조사였다"며 "양측이 합의 가능한 1개 회사를 지정해 즉각 조사에 들어가되, 지지도 조사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층은 제외하자"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의 역제안에 대해 우 단장은 "진지하게 숙고하겠다"면서 "즉각 실무 협상을 재개해 논의하자"고 말했다.

앞서 이날 두 후보의 회동 후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안 후보가 숙고 중"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시간은 없고 답답한 상황"이라며 "남은 시간에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회동과 관련, "안 후보가 문 후보의 양보를 통한 후보 단일화를 요구했으나 문 후보가 여론조사 룰을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후보 측은 공식적으로 "안 후보가 문 후보의 양보를 요구했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