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입점하게 되면 수원 뿐 아니라 인근 50㎞ 내 지역의 전통상권까지 망가질 겁니다."

지난 5일 수원시상인연합회 월례회의. 무거운 침묵을 깨고 수원역 인근에 건설 중인 롯데복합쇼핑타운에 대한 상인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역전지하도상가 상인연합회 이의종 회장은 "5월에서야 신문을 통해 롯데 쇼핑타운 건설이 확정됐다는 걸 알았다"며 "수원시가 롯데에 건축허가를 내주기 전에 수원 상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라도 해봤냐"고 강도높게 수원시를 비판했다.

남문로데오상인회 김한중 회장도 "AK 플라자 입점후 3년여만에 수원 남문에 있던 6개 영화상영관이 문을 닫는 등 남문 상권이 완전히 마비됐다"며 "롯데 입점을 가정하고 상권 영향력을 분석해 볼때 인근 전통시장은 쓰나미가 몰아친 것처럼 전부 쓸려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자체가 사전협의도 없이 내준 건축허가로 전통상업보존구역 내에 롯데 복합쇼핑타운이 건설 중인 가운데(경인일보 11월 12일자 1면보도) 수원시상인연합회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조직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지난 6월 롯데 측과 한차례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는 '롯데마트 입점 반대 및 피해 우려 지역에 대한 문화공간 구축'을 요구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본사와 협의해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4개월이 넘도록 묵묵부답"이라며 "상생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기반시설에 관한 요구사항은 우리 사업성에서 벗어나 수원시에 요구해야 할 부분"이라며 "아직 초기단계라 내부에서 좀 더 논의돼야 하며 조례에 맞춰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