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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 관객 '월드스타' 싸이와 열광의 2시간(종합)

8만 관객 '월드스타' 싸이와 열광의 2시간(종합)

 
서울광장 주변 도로ㆍ시청역 계단까지 인파 빼곡…6명 실신
인근 호텔ㆍ식당도 싸이 '특수'ㆍ유튜브 동시시청자 8만명
2008년 촛불집회 이후 서울광장에 최대 인파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김보경 김지헌 기자 = 4일 밤 대한민국 서울 도심이 미국 빌보드차트 2위에 오른 '월드스타' 싸이(35·박재상)를 연호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싸이가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서울광장에서 연 이날 무료공연에는 8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싸이의 노래를 따라부르고 춤을 추며 환호했다.

시민 중 일부는 발 디딜 틈 없는 인파에 밀려 지하철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인파가 몰리면서 공연 중 호흡곤란을 느낀 50대 여성 등 6명이 실신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으나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70대 노부부·외국인까지…월드컵 맞먹는 열기 = 이날 공연이 열린 서울광장에는 오후 2시께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서울광장에는 공연 시작 1시간 30분 전인 오후 8시30분께 이미 4만5천명을 넘는 인파가 몰려들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후 10시 공연이 시작할 쯤에는 인근 대한문까지 인파가 들어차면서 6만명을 넘어섰고 공연 중반 숭례문 근처까지 사람이 모여 전체 인원이 8만명(경찰추산)을 넘어섰다.

이는 2008년 촛불집회 이후 서울광장에 모인 최대 인원이다.

오후 4시께 도착했다는 김덕주(70), 이자야(69) 부부는 "영국에서 유학 중인 아들이 꼭 가보라고 해서 왔다"며 "요즘 TV만 틀면 싸이 얘기가 나오는데 말춤이 어떤 건지 직접보고 젊은 사람들은 어떻게 노는지 보려고 한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공연에는 젊은 층 뿐 아니라 최근 싸이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는 중장년층 관객이 많아 싸이의 전국민적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이정희(55)씨는 "늙은 사람이 주책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싸이를 참 좋아한다"며 "결혼도 하고 가정을 잘 챙기는 모습이 아주 멋지다"며 웃었다.

공연 초반에는 쑥스러운 듯 가만히 지켜보던 이들도 오후 11시5분께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부르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젊은 사람들과 함께 말춤을 추며 즐기는 모습이었다.

38년 만에 한국에 온 파라과이 교민 강 실비아(75)씨는 싸이의 공연 소식을 듣고 고국 방문 일정을 바꿔 이날 하루를 비웠다.

강씨는 "파라과이에서도 싸이 때문에 난리가 났다. 파라과이에서 태어나 자란 24살짜리 손자가 말춤을 추는데 기분이 묘했다"며 "이렇게 보고 갈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서강대에 재학 중인 프랑스 출신 발렌틴(23), 줄리(21)씨는 "노래방에 가서 싸이의 노래들을 연습하고 왔다"며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다. 환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앤 셰미혼(25·미국)씨는 "2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데 이번에 미국에서 여행을 온 동생이 CNN에서 싸이를 봤다며 공연을 보고 싶다고 해 함께 왔다"고 말했다.

셰미혼씨는 강남스타일의 인기비결에 대해 "미국과 한국의 정서가 잘 융합돼있어 익숙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한 느낌을 준다"며 "싸이가 이룬 일은 정말 굉장하다"고 치켜세웠다.

관객들의 환호는 오후 11시50분께 싸이가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면 지키겠다던 '웃통 벗기'를 감행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싸이는 공연이 끝난 자정께 바로 서울광장을 빠져나갔으나 관객들은 광장에 남아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며 아쉬움을 달랬다.

◇주변 호텔·식당도 특수 누려 = 싸이 열풍은 공연이 열리는 서울광장 주변 숙박업소와 식당도 비켜가지 않았다.

서울광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프라자호텔의 경우 모든 객실과 레스토랑 예약이 완료됐다.

이 호텔의 관계자는 "공연이 결정된 이후 문의전화가 쇄도했고 공연 직전까지도 예약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며 "공연 때문에 예약을 해준 고객들을 위해 레스토랑은 공연 종료 때까지 연장 운영한다"고 밝혔다.

서울광장 바로 옆에 있는 프레지던트 호텔에도 낮부터 문의전화가 몰려 광장 방향 객실 뿐 아니라 광장이 잘 보이지 않는 객실까지 예약이 꽉 찼다.

시청 근처 식당들은 '포장 특수'를 누렸다. 이른 오후 자리를 잡은 시민들은 근처 도시락집과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음식을 사와 식사를 대신했다.

한 패스트푸드점은 주문이 밀리면서 매장 밖으로 대기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퇴근 후 공연장소로 오느라 식사가 늦어진 직장인들 탓인지 식사시간이 한참 지난 공연 시작 직전까지도 대부분의 식당에서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식당 종업원은 "손님이 평소의 두배는 족히 넘는다"고 말하고는 바삐 움직였다.

시청 근처 한 토스트 가게는 손님이 끊이지 않자 오후 8시까지인 영업시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유례없는 공연에 인터넷도 '후끈' = 싸이의 공연이 생중계된 서울시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서울'도 동시시청자가 8만명을 훌쩍 넘으며 성황을 이뤘다.

시청자가 몰리면서 중계가 끊기자 서로 실시간 영상을 볼 수 있는 웹사이트 주소를 공유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유튜브 채널에는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등 세계 각국 언어로 실시간 댓글이 쏟아졌다.

아이디 'DSou***'는 "그가 뭐라고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뭐라할지 모를만큼 멋지다"고 말했다.

'bloo***'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알아들을 순 없지만 춤이 멋지다"며 "영어 자막이 있다면 좋을텐데"라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트위터 아이디 'djfiv***'는 "집에서 TV 중계로 보고있는데도 끝없이 소름 돋는다"고 남겼다.

'enumes***'도 "처음엔 3만, 5만, 이젠 7만. 싸이 한 사람을 보기 위해 시청앞 광장은 2002 월드컵 때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yoon***'는 "공연 영상 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니 진짜 외국가수 내한공연 보는 것 같다. 대단하다"고 썼다.

이외에도 트위터 등 SNS 공간에서는 싸이 콘서트를 TV 중계 등으로 지켜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경찰은 4개 대대 8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서울광장 주변도로를 완전 통제했고 공연이 끝난 직후 광화문부터 교통 통행을 재개했다.

이동통신사들은 비상 근무인력과 이동 기지국을 파견했으나 기록적인 인파가 몰리면서 휴대전화가 불통이 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서울시는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가는 시민을 위해 지하철 막차시간을 종착역 기준 오전 1시에서 오전 2시로 1시간 연장했다.

chomj@yna.co.kr

vivid@yna.co.kr

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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