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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❶前 수원특례시장(염태영)_활동.비전.어록.영상.보도.논객.자료.

무모한 도전이라던 수원 ‘쓰레기와의 전쟁’ 그 이후

 

무모한 도전이라던 수원 ‘쓰레기와의 전쟁’ 그 이후

[2013 연말기획 ‘정책현장엔 늘 우리가 있었다’] ⑤ 수원시 ‘쓰레기 무단투기 제로화’ 사업 재취재

[경기 수원] 종량제봉투 미사용 쓰레기는 아예 가져가지 않는다? 재활용품을 잘못 배출해도 수거 금지에, 심하면 우리 동네 쓰레기 전체를 반입 금지한다고?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이게 정말 가능할지, 쓰레기로 몸살을 앓게 되는 건 아닌지 수원 시민으로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수원시는 지난 5월 1일부터 종량제봉투 미사용 쓰레기에 대한 전면 반입 금지, 재활용품을 5% 이상 혼입해 배출한 쓰레기에 대해서는 방출량의 5% 이상인 구역에 쓰레기 반입 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쓰레기 무단투기 제로화’ 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 같은 정책이 시행된 이후 지난 여름, 수원 시민들은 정말 쓰레기와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반입 금지된 쓰레기가 골목골목 수북이 넘쳐났고, 미관상 보기 안 좋은 것을 넘어 악취까지 풍겼다. 비양심적인 주민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쓰레기와 종량제봉투 미사용 쓰레기들이 넘쳐났다.

재활용품이 혼입된 쓰레기, 종량제 봉투 미사용 쓰레기가 시정될 때까지 반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재활용품이 혼입된 쓰레기, 종량제 봉투 미사용 쓰레기가 시정될 때까지 반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로 ‘쓰레기 무단투기 제로화’ 사업 시행 전, 수원시의 종량봉투 사용률은 약 70% 정도였다. 아파트 밀집 지역에선 분리수거도 비교적 양호했지만 일반 주택가나 상가 지역은 종량제 봉투 사용률이 30~40%에 그치는 구역도 있었으니 이 사업의 시행은 꽤나 무모한 결정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수원시는 원칙을 철저하게 고수했다. 며칠이고 반입 금지된 쓰레기는 제대로 분리수거하고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기 전까지 수거가 이뤄지지 않았다. 필자가 직접 눈으로 목도하며 겪은 이 시기는 정말 고역이었다.

수원시는 쓰레기를 제대로 배출하고 분리수거율을 높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쓰레기와의 전면전에 앞서 주민들 스스로 쓰레기 무단 투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눈으로 확인하는 쓰레기 샘플링 검사가 4월 한 달 동안 40개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7회에 걸쳐 실시했다.

샘플링 검사에 직접 참여해본 필자는 분리수거 해야 하는 재활용품들을 일반쓰레기에 혼입하거나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무단 투기한 쓰레기가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지난 4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쓰레기 샘플링 행사가 시행되었다. 자원회수시설에서 주민들은 자신의 동네 쓰레기를 직접 샘플링하며 잘못된 쓰레기 배출의 심각성을 몸소 체험했다.
지난 4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쓰레기 샘플링 검사가 시행됐다. 주민들은 자원회수시설에서 자신의 동네 쓰레기를 직접 샘플링하며 잘못된 쓰레기 배출의 심각성을 몸소 체험했다.

샘플링 검사 외에도 3-4월 동안 홍보전단, 현수막, 종량제 봉투 후면 인쇄 홍보 79만 매, 재활용 전용봉투 30만 매를 배포하는 등 주민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가는 곳곳마다 ‘쓰레기 무단투기 제로화’ 사업 홍보 문구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실적은 놀라웠다. ‘쓰레기 무단투기 제로화’ 및 분리수거 정착을 위한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을 본격적으로 실시한 5월부터 생활 쓰레기 반입량은 지난해 대비 690톤 감소하였고, 재활용품 반입량은 2,344톤 증가했으며, 종량제봉투와 대형폐기물 스티커 판매량은 19.5%, 11억 3천여만 원이 증가했다.

특히, 무단투기가 심각했던 단독주택지와 전통시장 등에서는 종량제 봉투 사용률이 5월 이전 50%미만이었던 것에서 현재는 85%로 크게 증가했다고 하니 이쯤되면 쓰레기와의 전쟁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행 초기 주민들의 항의민원이 폭주했었다고 한다. 그럴 법도 한 것이 제대로 쓰레기를 분리해 버리고 종량제 봉투를 사용한 주민들이 도리어 피해를 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무단투기에 심각성을 직접 목격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이에 동참하면서 규격 봉투 사용률이 증가했다. 잘못 버린 쓰레기는 그 지역 주민들로 하여금 재분리하게 하고, 홍보를 더욱 강화했다.

주민들이 직접 반입금지 당한 쓰레기를 재분리하며 시정토록 하는 계도활동이 5월부터 지속적으로 시행되었다.
주민들이 직접 반입금지 당한 쓰레기를 재분리하며 시정토록 하는 계도활동이 5월부터 지속적으로 시행돼왔다.

무단투기 적발에도 힘쓴 결과 무단투기 과태료 부과 횟수도 이전 년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여기에 ‘쓰레기 무단투기 제로화’ 사업 시행과 동시에 ‘클린수원 지킴이(무단투기 감시원)’ 752명을 위촉해 사업 시행에 박차를 가했다. 이들은 단순히 감시만을 맡는 것이 아니라 직접 주민 계도와 홍보를 담당하는 역할도 했다.

이와 함께 쓰레기 무단투기 감시 시스템을 26곳에 설치하고 방범용 CCTV를 무단투기 감시 겸용으로 활용해 홍보 못지않게 적발에도 공을 들였다. 다소 강경한 조치로 보일 수는 있지만 쓰레기를 옳게 버렸어도 반입 금지된 쓰레기로 고통받는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사항이다.

대신 여기에도 환경을 보호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도입됐다. ‘스마트 클린지킴이’가 그것인데, 무단투기자가 센서에 감지될 경우 자동 녹화되고 동시에 LED 경고 문자가 작동한다. 이와 동시에 담당자의 스마트폰으로 영상이 전송돼 실시간으로 경고방송을 내보낼 수 있다고 하니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스마트 클린 지킴이가 설치된 동일 지역의 전과 후의 사진(제공=수원시청)
스마트 클린 지킴이가 설치된 동일 지역의 전과 후의 사진. 무단투기된 쓰레기로 넘쳐나던 골목이 몰라보게 깨끗해졌다. (제공=수원시청)

이렇게 스마트한 기술을 도입하면서 든 비용도 만만치 않을 거란 생각이 일견 들었는데, 비용은 도리어 기존 CCTV보다 저렴하고, 이동이나 설치도 편리할뿐더러 태양열을 이용해 전기료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니 환경을 생각한 반짝거리는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주민들을 단순히 감시하는 것으로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대한 관심을 북돋아 자연스럽게 올바른 쓰레기 배출을 꾀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보태졌다. 올해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역 내 환경기초시설 6곳을 견학하며 시의 자원순환체계를 경험하는 ‘에코시티 환경투어’를 시작한 것이 그것이다.

7월부터 10월까지 매주 두 차례 진행했고 내년에도 이 사업은 지속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실제로 신청을 서두르지 않으면 참여하지 못할 만큼 인기가 좋았다. 필자 역시 에코투어에 직접 참여해봤는데, 미래를 내다보고 환경을 고민하게끔 만드는 좋은 기획이었다고 본다.

쓰레기가 항시 쌓여있던 이 곳에 화분을 설치하면서 쓰레기 배출이 급격하게 줄어 들었다.
쓰레기가 항시 쌓여있던 이곳에 화분을 설치하면서 쓰레기 배출이 급격하게 줄었다. 실용적이면서도 미관까지 고려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지난 반년간 이뤄진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은 실로 놀라웠다. 정말 이게 가능할까 싶은 무모한 이 도전은 시행 초기 몸살을 앓고, 고통을 함께 분담하며 지속해온 결과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

굳이 감시하지 않아도 양심적으로 환경을 고민하면서 주민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발적인 노력이 뒤따른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끊임없는 계도 활동과 번뜩이는 환경 아이디어로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수원시의 지난 반년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함께 노력해온 모든 수원 시민에게도.

정책기자 진윤지(대학원생) ardentmithras@gmail.com

 

201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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