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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문재인·안철수, 추석민심에 사활 건 이유? 15~17대 대선에 '답' 있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추석민심에 사활 건 이유? 15~17대 대선에 '답' 있다

● '추석 민심'이 뭐길래…朴·文·安 "바쁘다 바빠"
● '추석민심'이 곧 '대선민심'…"18대대선, 16대와 닮아도 너무 닮았네"

추석은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 큰 '이벤트'다. 물론 설날도 정치권에서는 민심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이지만 추석에 비하면 그 무게가 떨어진다.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명절은 추석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추석은 온가족이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즐거운 명절'인 동시에 대선 주자들에게는 여론 형성의 중요한 고비가 된다. 추석 연휴 기간에 조성된 민심이 향후 대선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한 만큼 대선후보들은 대선을 80여 일 앞두고 맞는 이번 추석을 1차 승부처로 삼고 있다.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추석 민심은 대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17대 대선 모두 추석 여론조사에서 뒤진 후보는 끝내 그 격차를 뒤집지 못한 것이다.

1997년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가 추석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당시 김대중 후보는 30.3%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인제 후보(25.6%)와 이회창 후보(19.3%)가 쫓고 있었다. 15대 대선 결과는 김대중 대통령이 40.4%의 득표율을 기록, 이회창 후보(38.7%)를 제치고 당선됐다.

2002년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9월22일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의 조사결과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양자구도에서 34.9%를 기록, 정몽준 후보(43.9%)보다 9.5%포인트 뒤졌다. 이 후보는 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35.5%를 기록, 39.3%를 기록한 노 후보에 3.8%포인트 뒤졌다.

이 후보는 다자대결에는 31.3%를 기록했고, 정 후보는 30.8%, 노 후보는 16.8%였다. 이 후보는 3자구도에서는 1위를 지켰지만 다른 두 후보의 지지율 합에는 16%포인트 뒤졌다. 대선 결과는 노무현 48.9%, 이회창 46.6%였다.

17대 대선이 펼쳐진 2007년 추석 민심의 선택은 이명박 당시 후보였다. 이 후보는 정동영 후보에 비해 지지도에서 크게 우세했고, 대선 역시 이 후보가 득표율에서 정 후보를 22%포인트 넘게 이겼다.

이만큼 '추석 민심'이 중요해지자 정치권에서는 추석밥상 민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철수 대선 후보가 추석 연휴를 한 주 앞둔 19일 출마한 것도 이런 고려가 있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2002년에는 정몽준 당시 후보는 추석 직전 출마를 선언해 화제를 몰고 왔다. 정 후보는 그 여파로 한동안 야권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이번 대선이 2002년 대선 흐름과 비슷하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하지만 안 후보만 추석 민심을 잡으려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도 추석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추석 연휴는 부동층 표심이 상당 부분 정해지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가 지난 24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사과를 한 것도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추석 밥상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을 찾아, 지역 선대위 발대식 등 5개 일정을 소화했다. 평소 1~2개 일정만을 잡았던 박 후보는 이날 당초 일정에는 없었던 경북 구미 공장 가스유출 현장 방문을 추가하는 등 민심잡기에 열을 올렸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천주교 대구교구청에서 조한길 대주교를 예방한데 이어 대구 최대 시장인 서문시장을 찾아 추석 민심을 살폈다. 또한 자신의 지역구였던 달성군 소재 옥포 노인 회관을 방문한 뒤에는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 4공단 화학공장 가스유출 사고 현장을 찾아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다.

문재인 후보도 이날 민주당의 텃밭이자 정치적 고향인 호남 지역을 찾아, 추석인사를 하고 돌아왔다. 문 후보는 이날 5·18 유족회 부회장 자택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유족들과 함께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어 광주 북구 우산동에 위치한 말바우 시장을 찾아 추석 재래시장 민심을 살폈다.

문 후보는 추석 연휴기간 동안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 양산 자택에 머물며 친지들과 명절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추석 당일인 30일에는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주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눈 뒤, 경남 양산 선영에서 차례를 지내는 등 개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또 추석 연휴가 끝나는 1일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할 계획이다.

추석을 앞두고 자신과 부인의 다운계약서 작성 논란과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안철수 후보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미 고향인 부산과 처가인 전남 여수를 다녀 온 안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 호남선에서 추석 귀성인사를 하며 추석민심을 살폈고, 추석 연휴동안 소외된 이웃과 어르신들을 찾아 민심을 다독일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