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3시 음악회에 온 사람들이 펑펑 울었다. 우리 한국 사람들 말에 ‘네 설움 내 설움’이 있긴 하지만 그 우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또 함께 울어줬다. 서러움과 죄송스러움, 그리움과 음악이 하나가 됐다. 그러나 우울한 음악회만은 아니었다. 울다가 웃다가 행복한 표정을 짓다가 삶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 추모음악회가 열린 곳은 수원시 영통구 동탄원천로 1420(이의동)에 있는 수원시의 장묘시설 연화장이다. 화장하는 시설이 있고 화장한 유골을 모시는 납골당이 있다. 지난 2001년 1월에 개원한 종합장제 시설이다.
당시 심재덕 수원시장은 지역주민들의 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대화와 상생의 타협을 통해 이 시설을 건립했다. 그도 지난 2009년 1월 유언에 따라 자신이 생전에 건립한 이곳에서 화장됐으며 대통령 중 유일하게 화장을 한 노무현 전대통령도 같은 해 5월 여기서 한줌의 재로 돌아감으로써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5월에는 그를 기억하는 수원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이곳에 조형물을 세웠다. 이제쯤 심재덕 전 시장의 조형물도 여기에 세웠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이곳의 시설은 승화원(화장장), 장례식장, 추모의집(봉안당)의 기능을 갖췄으며 부지면적은 5만6천여㎡에 달한다. 연화장은 한국의 명소로서 국제적인 벤치마킹 대상이다.
2012 수원시연화장 추모행사 ‘하늘 길을 여는 추모음악회’는 망자를 화장하고 유골을 안치시키는 연화장이란 특별한 공간에서 열리는 행사다. 저승의 영혼을 위로하고 이승에 남은 유족들의 슬픔을 승화시켜주기 위해 수원시가 매년 개최한다.
특히 우리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가족과 친지 등 유족들의 슬픔을 함께 하고 망자의 넋을 진혼하는 아름다운 음악회로 매년 유가족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의 장례문화를 긍정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시민의 안녕과 영원한 발전을 기원하는 축원행사인 하늘맞이 공연과 그립고 보고픈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 낭송 및 음악회인 삶의 이야기, 씻김굿, 송신(길닦음), 대동마당(하늘길 여는 축원 기원)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추석은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친지를 만나 음식과 정을 나누는 명절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이들에겐 슬픔의 날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연화장 추모음악회는 큰 위안이 됐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개최하는 수원시 관계자들, 고맙고 또 고맙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