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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❶前 수원특례시장(염태영)_활동.비전.어록.영상.보도.논객.자료.

130가구 살던 달동네터엔 95억짜리 '無人공원'이..

130가구 살던 달동네터엔 95억짜리 '無人공원'이..
데스크승인 2012.09.18   박종대 | pjd30@joongboo.com  

   
14일 오후 인적이 드문 수원시 장안구 퉁수바위공원에서 동네 어르신들이 정자 앞에 모여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고승민기자/khssmin@joongboo.com
용인 수지에서 국도 43호선을 따라 수원 창룡문 방면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나무가 우거진 언덕이 하나 보인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면 수풀 사이로 군데군데 겉으로 드러난 흙바닥이 눈에 들어온다. 불과 3년 전까지 130여 가구의 주민들이 무허가 건물을 지어놓고 옹기종기 모여 살았던 이곳은 수원의 대표적 달동네, 퉁수바위 마을이 자리했던 장소다.

하지만 지난 14일 오후 취재진이 이곳에 올라가보니, 무허가 가옥들이 철거된 자리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옛 주민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마을길로 사용했던 시멘트 포장도로가 유일했다. 언덕 중턱에는 해당 토지 일대가 수원시 소유임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여길 지나 더 높은 곳에 오르자 반듯하게 보도블록이 포장된 공원이 나타났다. 월드컵경기장과 팔달산, 수원화성 등 수원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언뜻 봐도 잘 가꿔져 있는 조형소나무도 여럿 심어져 있었다. 나무데크로 연결된 전망대에는 팔각형 모양의 지붕이 달린 정자도 고풍스런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고급스런 외관을 갖춘 모습과 달리 공원 안에는 이용객이 거의 없어 썰렁했다. 이날 취재진이 이곳에서 30분 동안 만나볼 수 있었던 주민 수는 고작 7명에 불과했다.

수원시는 2008년 12월부터 1년 동안 95억원(1·2단계 보상비 포함)의 예산을 들여 이곳에 ‘퉁수바위공원’을 조성했다. 당시 시는 착공 8개월 전, 해당 부지에 무허가 건물 83동을 지어놓고 살던 가옥주와 세입자 등 131가구를 이주시키기 위해 보상을 실시했다. 하지만 다른 장소로 이주할 형편이 되지 못 했던 무허가촌 주민들이 공원 조성에 강력히 반발하며 이주대책 마련을 촉구하자 시는 가옥주와 세입자 등 60가구에 광교신도시 내 아파트를 특별공급했다. 나머지 주민들에게는 이주대책비 명목으로 1세대당 500만원~1천만원씩 지급했다. 현재 공원은 전체 조성예정 면적 4만6천817㎡ 중 6천124㎡(13%)만 조성된 상태다. 시는 빠르면 올 연말부터 1년 동안 24억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1만760㎡ 면적을 추가 조성할 예정이다.

사정이 이렇자 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공원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민 김모(58)씨는 “집과 가까운 곳에 흙을 밟을 수 있는 동산이 있어 자주 올라왔는데 공원 조성 이후로는 보도블록으로 바뀌었다”며 “왜 쓸데없이 돈까지 들여 언덕 위에 보도블록을 깔아놨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보상할 토지가 남아있는데 예산이 적게 나와 사업 진척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빨리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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