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가 도착한 오후6시10분께 수원 연화장 승화원(화장장)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과 친지들의 눈물겨운 헌화가 이어졌다.
노 전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술 한잔을 올려, 보는 이의 눈시울을 붉게 했고 권 여사가 기어코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자 추모객들 사이에선 오열이 터져나왔다.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한명숙 장례위원장, 민주당 정세균 대표, 민노당 강기갑 대표 등 정치권 현직 인사들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 문성근씨, 김부선씨 등 동반자들의 헌화가 속속 이어졌다.
모두들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함께 해온 정치 세월처럼 고인의 가는 길까지도 함께 했다. 추모객들도 1시간 30분에 걸친 화장절차 동안 고인이 즐겨부르던 '사랑으로'와 '상록수'를 함께 부르고,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전 고인의 모습을 보고 박수를 보내며 고인을 애도했다. 화장이 끝나고 냉각절차를 거친 운구를 분골 후 유골함을 수습하는 입회 절차는 건호씨가 직접 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과정에서 드러난 '경호 실패'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질 않고 있는 가운데 이를 의식한 듯 29일 오후 수원시 연화장 화장 과정에서는 대통령실 경호처의 경호 활동이 대폭 강화돼 눈길을 끌었다.
경호처는 당초 노 전 대통령 사저 경호팀 20여명 외 경호처 본진 경호 인력 수십여명도 서울 경복궁 영결식장으로 투입한데 이어 수원시 연화장으로도 별도의 지원팀을 편성, 이날 오전부터 내려보냈다. 10여명의 경호원들과 파견 경찰관으로 편성된 이들 지원팀은 노 전 대통령의 운구 도착에 앞서 주요 지점의 검측 활동 및 경찰과의 경비·경호 인력 배치 등을 펼쳤고, 화장 이후엔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씨 등 가족·유족은 물론 분골·포장된 유골의 봉하마을행도 지근거리에서 경호했다.
내근팀에서 근무하다 이날 긴급 투입됐다는 한 경호원은 "경호 실패 논란은 일단 조사를 통해 밝혀질 내용"이라며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고인이 된 전 대통령 및 내년초까지 경호 대상인 가족·유족들의 원활한 국민장 참여를 위해 지원팀의 수원행이 결정됐다"고 투입 배경을 설명했다.
○…시민들의 뜨거운 애도 속에 29일 오후 6시10분부터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유해의 수원시 연화장 화장 절차가 진행된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유족 및 김해 봉하마을 주민들에 막말을 쏟아내 주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들 시민은 권양숙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 아들 건호씨 등이 차례로 분향소로 입장할 당시 '유족과 친지봉하마을 주민들이 서 있는 바람에 분향 과정이 잘 안 보인다'는 이유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어 논란을 빚었다. 일부는 "검은색 양복 입었다고 다냐", "당신들 보러 온 것 아니니까 어서 앉아라", "우리가 더 일찍 왔는데 왜 늦게 온 사람들을 앞에 세우냐"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고, 또 다른 행렬은 승화원(화장장) 앞 경찰의 폴리스라인까지 막무가내로 밀고 넘어들어와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 본 한 시민은 "노 전 대통령이 원했던 모습은 저런 게 아닐 텐데, 노 전 대통령을 사랑한다고 외치면서도 왜 저런 행동들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남을 원망하지 말고, 화합할 것'을 주문한 고인의 깊은 뜻을 받드는 길만이 진정한 추모가 될 것"이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