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대통령제란 삼권분립, 즉, 입법, 행정, 사법부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 권력의 집중을 방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런데 이것이 언제부터인가 내각책임제와 상대적 개념으로 매치되면서 대통령 책임제 혹은 대통령 중심제로 불리우기 시작한다.
얼핏보면 비슷한 개념 같아 보이지만, 이것이(특히 대통령 중심제) 민주화를 명분으로한 양김의 강력한 주장에 의해 탄생된 기형적인 5년 단임제가 실시되면서 포플리즘정권의 이기적, 근시안적 치적을 달성하기위한 반대파의 주장을 누르는 권력강화의 명분용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따라서, 문민독재등 또다른 독재시비를 불러일으켰고, 첨예한 권력투쟁과 정치보복을 낳음으로서 민주화는 커녕, 정치적 안정은 안정대로 못 이루고, 국가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인 정책의 영속성 혹은 예측 가능성마저 급속히 저하시킴으로서 작금에 이르러 이 나라는 한치앞도 내다볼수없는 지경에 빠져있다. 지금 4.29재보선 참패와 잇따른 노무현의 자살로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이 무슨 쇄신을 한다며 난리법석이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박근혜가 당대표를 맡아야한다는 주장을 하는가하면, 이 대통령의 국정기조가 바뀌어야한다는 주장도 하고있다.
일견, 맞는 말처럼 들린다. 또 일정부분 진정성도 느껴진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바로, 이명박과 박근혜의 국정운영 철학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며, 두 사람 모두 양보할수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이명박정권의 국정철학과 기조는 한마디로 말해 그 방향성만 다를뿐, 위에서 언급한 포플리즘 단임정권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있다고 보면 한치도 어긋남이 없다.
집권초기 권력강화를 위해 친박들을 제거하려한것이나, 뻔히 알면서도 환율을 올려, 전임정권으로부터 이어진 경제위기를 더욱 키운것이나, 촛불시위 이후의 과정이나, 작금의 노무현 자살이후의 과정에서보듯, 좌파들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 즉, 근본적이고도 기술적인 대처보다는 임시변통(오로지 정권 안위 차원에서만)으로 대처하는것 등등에서 충분히 알수있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수출주도, 감세, 4대강 정비를 빌미로한 건설경기 부양등 단기성 경기부양 정책들을 대대적으로실시하고 있는것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이 이미 일정한 성과가 예고되어 있고, 국제적 환경이 따라준다면 가시적인 경제활성화가 이루어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방식은 다르지만 IMF이후, 김대중정권의 부동산 활성화(미등기 전매까지 허용함), 카드남발(미성년자 포함)과 같은 경우이다.
반면, 박근혜는 국정운영 철학은 어떤 것인가?
지난 경선때의 주 공약인 줄,푸,세에서보듯, 한마디로 잘못된 제도개혁, 정비에 우선 역점을 둔다는 뜻이다.
바꾸어말하면, 좌파들이 박아놓은 대못부터 제거하는 작업부터함으로서불요불급한 예산낭비를 막는등, 내부 경쟁력및 체질강화부터 제고한다는 뜻이며, 나아가 단임정권의 업적에 연연하지않겠다는 뜻인 것이다.
따라서, 두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양립할수없으며,두사람중 한사람이 쓰러지지않는한, 현재로서는 한나라당은 두나라당이 될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며, "사심을 버리라"는 박근혜의 말은 이명박의 가장 아픈곳을 찌르는것으로 두사람의 사이를 더욱 멀게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모든 제도에는 장단점이 있다. 5년 단임제도 1인의 장기집권을 막는다는면에서 혹은 민주화를 정착시키기위한 과정이란면에서 절대로 나쁜것만은 아니다.
문제는 바로, 그것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이며, 결국은사람문제라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YS, DJ, 노무현등을 사이비 민주팔이라 부르는것이며, 비단 경제적인 문제뿐만아니라 박정희 대통령의 국가에 대한 남다른 진정성과 뛰어난 안목을 생각할때 그가 주창한 '한국적 민주주의'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것이며, 만약 그렇게 되었더라면, 지금쯤은 최소한 싱가폴 정도의 국가는 되고도 남음이 있을것이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는 것이다. 어쨋든 지금은 되 돌릴수는 없는 노릇이고, 민주화는 민주화대로 진행하고, 효율성은 효율성대로 다시 찾아가야하는, 장기적인 플랜에 의한 국가경영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때이다. 그런데, 위에서 거론한대로 작금의 MB정권역시, 출발때의 좋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민주팔이 정권들과 마찬가지로, 임기내의 가시적인 성과에만 지나치게 집착함으로서 지금에 와서는 또다시 국가 정체성마저 위협받는 지경에 빠트리며 역사의 흐름을 되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수차례의 정권을 통해 경험했고, 조금만 생각해보면 쉽게 알수있는 노릇이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포플리즘 정치꾼들이나 노조등 각종 이익단체 또는 이익집단화된 언론들의 농간에 의해 아직도 편갈라 싸우느라 올바른 국가방향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마저 못이루고 있다.
더욱 한심한것은, 민주, 민족, 개혁, 정의등 지엽적인 가치에 경도된 젊은이들은 그렇다치더라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좀더 큰 틀에서 고민해야할 교수등 지식인들이 아직도 대부분 7~,80년대의 사고에 그대로 머물러있는 사팔뜨기들이거나 아니면 비겁자들이라는 것이다.
또하나, 박근혜를 더욱 힘들게 하는것은 일부 어리석은 보수우파들이 사이비 보수정권이나 그 나팔수들에게 속아 그들이 자신들의 안위와 이권을 위해 일시적으로 좌파들과 싸우는것에 대해 박근혜가 침묵하고있는 것을 마치 기존의 정치꾼들처럼 대권을 위한의도적인 행위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길은 로마로 통하듯, 모든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인가하는것은 지난 행적에서 쉬이 알수있다.
지금이라도제대로된 지도자만 나온다면 단임제던, 중임제던 그 무엇이던 대한민국은 얼마든지 재 도약할수있다고 본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지난 1년여 사이의 한나라당의 변화에서보듯, 모든것은 사람문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