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는 가끔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한다.
지난 어버이날엔 ‘가장 효도를 잘 할것 같은 연예인’이라는 설문조사에서 유재석이 1위로
뽑혔으며, ‘정치인’으로는 박근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비슷한 시기에 아줌마 닷컴이 주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털어도 먼지 안 날 것 같은 연예인 및 유명인'
남자연예인는 유재석, 여자연예인은 이영애가 각각 1위로 뽑혀 '클린 커플'로 선정되었다.
연예인이 아닌 유명인 중에서는 박근혜가 유일하게 2위에 뽑혔다.
털어도 먼지 안날것 같은 사람에 정치인이 2위를 했다니, 이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한
것보다 신기한 이야기다.
2년반전쯤 경선무렵에 박근혜가 지역포럼특강에서 그 유재석을 칭찬한적이 있었다.
"인터넷에서 개그맨 유재석의 인기 비결은 가식없고, 진실되고, 사생활이 깨끗하기 때문
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며 이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고 봉사하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의 결과'이며 정치인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유재석과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참 절묘한 비교다.
얼마전 토크쇼에 출연한 ‘1인자’ 유재석이, 스스로 ‘2인자’인 박명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명수형이 없으면 저도 없어요.”
유재석의 이 한마디는 ‘건방진 호통개그‘ 또는 ’하찮은 형’으로 통하는 박명수를 감동
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말에 감동받은 박명수도 “유재석에게 크게 의지하고 있다”며 솔직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서로 의지하고 존경하는 2인자와 1인자의 아름다운 콤비였다.
2인자와 1인자가 이처럼 ‘아름다운 콤비’가 될수 없는곳이 정치세계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1인자인 대통령에게는 무수한 2인자가 존재한다.
청와대 2인자도 있고, 행정부의 2인자도 있으며, 권력의 2인자가 있는가 하면, 그림자처럼
숨어있는 2인자도 존재한다. 1인자가 점찍은 권력의 ‘후계자‘가 아닌한, 대통령의 2인자
들은 갖가지 암투와 정치적 부침을 겪으며 명멸해가게 마련이다.
전두환의 장세동이 그랬고, 노태우의 박철언이 그러했고, 김영삼의 현철이가 그랬고,
김대중의 권노갑이 그렇게 명멸해갔다.
권력의 등잔밑은 그렇게 어두운 법이다. 1인자의 절대권력과 후광을 이용하는 2인자의
권력은 그 세기만큼 약발도 강한 ‘달콤한 사약’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2인자는 누구인가?
대통령 스스로 2인자 정치를 싫어한다고 하지만, 절대권력의 주변에는 늘 2인자로 불리워
지거나, 자처하는 독불장군이 있게 마련이다.
세간에서는 이재오를 권력의 2인자롤, 이상득을 막후실력의 2인자로 부른다.
두사람은 직책이 없는 무관의 신분이지만, 헌법상의 서열인 총리나, 여당대표의 합법권력
보다 위에 군림하며, 막후에서 정치를 좌지우지해 왔다.
최근 전면에 너무 드러난 이상득이 2선후퇴선언을 하며 자신의 그림자를 지우려 애쓰고
있지만 말그대로 2선후퇴일 뿐이지 이명박과는 ‘피로 맺어진 해와 달’ 의 관계라는 형님의
영향력이 죽는것은 아닐것이다.
이명박에게 두사람은 든든한 2인자이겠지만, 그들이 ‘합법의 권력’을 행사하는것이 아닌
‘불법의 권력’을 뒤에서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아름다운 콤비는 될수없는것이다.
‘그들만의 잔치‘를 위해 불법권력을 막후에서 행사하는 두사람은 과연 진정한 2인자인가?
나는 이들은 권력의 ’하수인’이자 1인자의 ‘대리인‘에 불과할 뿐, 진정한 의미의 2인자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고 본다. 하수인과 대리인은 1인자의 권력소멸과 함께 대부분 같이
스러져가게 되어있다. 진정한 2인자라면, 쓴소리를 해서라도 1인자를 잘 보필하여 성공한
정권을 만들고, 그 성공 정권의 당당한 후계자가 되어 스스로 화려하게 1인자의 자리를
계승해야 하지 않을까?
작년 이맘때쯤 모 일간지에서 이런 제목으로 여론조사를 한적이 있었다.
‘대통령을 제외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정치인은 누구인가’
역시 박근혜가 압도적이었다. 여기에 이재오 이상득은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국민이 인정하는 진정한 2인자는 이재오 이상득이 아닌 박근혜라는 이야기다.
이명박의 2인자와, 국민의 2인자가 이렇게 다른것이다.
그를 1인자로 뽑아준 국민의 뜻이 그렇다면, 이명박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따라야한다.
그게 싫으면 그에 걸맞는 대우라도 하는것이 민의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게다가 이명박은 박근혜를 동반자로 함께 하겠다는 약조도 국민들에게 했다.
그 멘트 덕도 많이 봤지만, 국민과의 약조는 진작에 깨진 쪽박이 되었다.
대우는 커녕 ‘자신의 2인자‘를 통해, ’국민의 2인자‘를 핍박하고 흠집내기에만 매달렸다.
그때나 지금이나 국민은 변함없이 박근혜를 2인자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명박의 동반자는
한번도 박근혜가 된적이 없었다. 왜 그랬을까?
대한민국의 1인자 이명박에겐 하수인과 대리인이 있을뿐 진정한 2인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눌수록 커진다는 권력을, 나누어 쓸줄 모르는 소인의 협량함 때문이다.
서로 의지하고 존중해가며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가는 예능계의 1인자 유재석과
2인자 박명수의 콤비가 그래서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운 콤비 두사람의 목표는 오직 하나밖에 없다.
국민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것~
2009년 07월 04일 풍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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