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석간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홍준표 전 최고위원이 악수하고 있다./제공=뉴시스 |
[아시아투데이=백대우 기자] 한나라당은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7·4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선 룰 개정 문제로 당내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입니다.
당 비상
대책위원회(위원장 정의화)가 지난 2일
여론조사 배제와 1인1표제 도입으로 전대 룰을 개정하며 각 계파와 당권 주자 간 파열음이 커지게 된 것이죠.
기존 1인2표제 대의원 투표 70%와 여론조사 30% 합산 방식이던 기존 전대 룰에서 여론조사 조항을 삭제한 채 오로지 1인 1표제의 대의원 투표 100%로 바꾸려는 움직임 때문입니다.
새로운 룰은 조직력이 강한 계파의 지원을 받는 후보들은 유리해졌지만,
인지도가 높은반면 조직력이 열세인 후보들에게는 아주 불리한 규정입니다.
선거인단이 21만 명 정도로 늘었지만 당협(지구당)별로 대의원 선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계파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조직 선거’의 재발 여지가 남게 된 것이죠.
그러나 새롭게 정리된 전대 룰로 바뀌려면 100명 이내로 구성된 상임전국위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1천명 이내로 꾸려진 전국위를 차례로 통과해야 됩니다.
그렇게 때문에 이번 비대위 활동을 통해 새롭게 윤곽이 잡혀진 룰이 또 다시 개정될 수 있는 여지는 아직 남아있는 셈입니다. 상임전국위의 심의와 의결 과정에서 제동이 걸리거나 전국위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가운데 친박(친박근혜) 진영과 차기 당대표 0순위 인 홍준표 전 최고위원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비대위를 통해 개정된 룰이 ‘불합리(不合理)’ 하다고 공세를 펴면서 말이죠.
친박 진영은 “아무리 21만 명이 참여한다고 해도 조직은 조직”이라며 “결국 친이(친이명박)측에서 국민 여론은 묵살하고 그들의 마지막 남은 카드인 ‘조직’으로 외다리 진검승부를 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들은 그러면서“비대위의 이 같은결정은향후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여론조사를 배제하고 1인 1표제를 들고 나와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박 전 대표를 흔들어 보려는 꼼수”라고 성토했습니다.
선수가 심판까지 보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전대 룰과 관련해 말을 아껴오던 홍 전 최고위원도 “(비대위의 이 같은 결정은) 특정 세력이 금권선거·조직투표를 자행, 민의에 어긋나는 지도부를 만들려는 반개혁적 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1인1표제니 1인2표제니 하는 것은 관심 없다.이는어떻게 해도 계파 투표나 마찬가지다. ‘여론조사 배제’ 주장은 또다시 구태로 돌아가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에 여론조사를 배제하고 당 대표를 뽑으려는 시도는 대선후보 경선을 대비한 포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홍준표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친박 성향 무소속 의원들에 대한입당식을 진행하고 있다./제공=뉴시스 |
홍 전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표’ 시절'지금까지 유지돼 온'한나라당 전대 룰 혁신안을 만든 장본인입니다. 그랬던 그가 바뀐 전대 룰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면서 향후 박 전 대표에게 전이 될 불이익까지도 차단에 나선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행동은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친박 성향’ 의원들의 한나라당 복당 과정에서 그는 박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당시 원내대표로 재직하며 친박 성향의 무소속 의원들에게 ‘복당’을 허가해주는통 큰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는친박 무소속의 복당과관련해 “환지본처(還至本處,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라며 “복당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을 거듭 나타냈습니다.
단일 조직으로 120석을 넘나드는 절대
다수의 친이계에 비해 30석 내외의 의석으로 세(勢)가 많이 약했던 친박계 보스에게 약소하나마 ‘선물’을 전했던 것입니다.
마침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회동을 가진 지난 3일 오전 친박 ‘핵심’ 의원이 홍 전 최고위원의
사무실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래 당권’의 지근거리에 있는 인사와 ‘미래 권력’의 핵심 참모가 묘한 시점에 묘한 만남을 갖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후 이들이 전략적 연대를 형성할 지 주목됩니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서민 챙기기’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우연인지 몰라도 홍 전 최고위원은 현재 당내 서민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민’이라는 공통 분모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개최되는 7월 4일까지 한 달여 남았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홍 전 최고위원과 친박측 인사들이 어떤 관계를 유지할지 주목됩니다. 이는 한나라당을 넘어 국운을 좌우하는 움직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전대가 마무리 되는 순간까지 한 목소리를 계속 이어갈지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물론 그 사이 이들 간 파열음이 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야구나 축구 경기 스코어를 예상해보는 것처럼 어떤 예측성을 갖고 ‘미래 정치’를 지켜보는 것도 우리 삶에 커다란 재미를 안겨주지 않을까요?
<백대우 기자 run4free@asiatoday.co.kr>
{ⓒ '글로벌 석간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