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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휴먼로드·27]수원 화성 성곽길 2코스 / 1코스

[新 휴먼로드·27]수원 화성 성곽길 2코스 / 1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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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휴먼로드·27]수원 화성 성곽길 2코스

세월의 결 따라… 켜켜이 쌓인 대왕의 꿈
데스크승인 2011.08.11지면보기 이윤희 | flyhigh@kyeongin.com
▲ 수원 화성성곽길의 2코스인 화서문에서 동장대(연무대)까지의 코스를 탐방객이 성곽을 따라 걷고 있다.

수원 화성을 둘러보는 '화성 성곽길'은 혼자 걷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과 함께 와서 역사 공부도 하면서 탐방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지난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후 외국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며 세계적 유적지가 됐다. 역사적 얘깃거리와 함께 볼거리도 풍부해 일년내내 탐방객들이 줄을 잇는다. 화성성곽길은 크게 3개 코스로 나뉜다. 1코스 팔달문~화서문(서북공심돈), 2코스 화서문~동장대(연무대), 3코스 동장대~팔달문 구간이다. 길 자체가 성곽을 따라 걷는 것이다보니 큰 무리가 없는데다 각 코스도 짧아 1~3코스 전체를 모두 돈다해도 5.4㎞ 거리로 3~4시간이면 관람 가능하다. 별도로 화성열차를 타고 화성을 일주하는 왕복 1시간의 관람코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성곽을 걸으며 정조대왕을 만나다!

화성 성곽길중 화서문에서 시작하는 2코스는 성곽길을 걸으며 주변 경관을 살피는 코스라 어찌보면 다소 정적이지만 잔잔한 볼거리와 함께 곳곳에 즐길거리(체험)를 제공해 재미를 더한다.

화서문~북포루~북서적대~장안문~북동적대~북동포루~화홍문~방화수류정~북암문~동북포루~동암문~동장대(연무대)로 마무리되는 이 코스는 총 거리 1.7㎞, 걷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3개 코스중 가장 짧은 거리다.

화성은 도심에 위치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터라 버스를 타고 화서문 정류장에 내려 화서문으로 들어섰다.

안내책자와 각 명소를 비교하면서 본격적인 탐방을 시작했다. 화서문은 화성의 서쪽 대문이며 보물 403호로 성문 앞의 옹성과 서북공심돈이 어우러져 짜임새 있는 건축미를 자랑한다. 특히 반월형 옹성에 별도의 문을 두지 않고 한 쪽이 터진 모양이 특색으로 외국인들도 신기한지 연방 사진을 찍어댄다.

화서문에 올라서니 바로 서북공심돈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내부는 3층으로 돼 안에서 군사들이 적에게 화포 및 총을 쏠 수 있게 했다. 윗부분은 망루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정조대왕이 직접 지시해 만들었으며 정조대왕이 가장 사랑한 건물이기도 하단다.

사실 화성을 걸으며 정조대왕 얘기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된다. 조선시대 후기 18세기는 다양한 문화가 꽃을 피웠던 문예부흥기다. 그중에서도 정조시대는 문예부흥기의 정점으로 꼽힌다. 문화를 사랑하고 백성의 삶을 어루만졌던 정조시대에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분원리 도공들의 푸른빛을 띤 조선백자, 다산 정약용의 설계로 완성된 수원화성 등이 탄생했다.

이중 정조의 염원이 담긴 것이 있었으니 조선의 새로운 정치기반이 될 도시, 수원 화성이다.

수원시 팔달구에 자리한 수원 화성(사적 제3호)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보호될 만큼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건축물이다.

▲ 광교산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수원천이 화성을 관통하는 가운데, 화홍문의 7개 무지개처럼 생긴 석교 밑으로 수원천이 흐르며 장관을 연출한다.

성곽은 팔달산의 지형 지세를 따라 나뭇잎모양으로 길게 뻗었다. 5.4㎞로 이어지는 성곽에는 기존 성곽의 허점을 보완하는 시설물이 가득하다.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옹성을 쌓고, 문 양쪽에 적대와 포루를 만들었으며,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성 안에 고이지 않도록 북수문과 남수문을 만들어 물길을 안정시켰다.

성벽 위의 건축물도 재미있다. 총 지휘시설인 장대, 전투지휘시설이자 좋은 쉼터인 각루, 군사가 다치지 않도록 방어시설을 갖춘 포루, 숨겨진 출입구인 암문, 망루이자 적극적인 공격방어시설인 공심돈, 봉수대와 포대의 기능을 하는 봉돈 등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성곽을 돌아보는 동안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역사공부까지 덤으로 하는 것 같아 뿌듯하기까지 하다.

다시 발길을 돌려 북포루, 북서포루를 지나 북서적대로 향했다. 참고로 포루는 적군이 성벽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포를 설치해 적을 공격할 수 있게 만들어진 곳으로 적을 위와 아래에서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성곽시설물중 가장 중무장된 시설물이다.

주택가들과 어우러진 주변 경관을 보며 걷다 어느새 장안문에 다다랐다. 장안문은 국내 성문중에서 가장 큰 성문이며 화성의 북쪽문으로 정문에 해당된다. 장안문과 옹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북동적대를 지나 북동포루를 거치니 화홍문이다.

수원 화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짐작이 갔다. 화홍문의 일곱 수문으로 수원천이 시원하게 가로질러 흐르고 탁트인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수문 남쪽 하천바닥은 돌을 깔아놓았는데 2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바닥이 파이는 것을 막고 있다. 북수문은 화강암으로 쌓았고 남수문은 벽돌로 쌓았는데 남수문은 1922년 7월 대홍수로 유실된 이후 아직까지 복원되지 않았지만 올해 복원된다.

화홍문 옆 언덕바위 위에 있는 방화수류정은 성 바깥쪽의 인공연못인 용연과 어우러져 수려한 경관을 자아낸다. 방화수류정과 관련 일화를 소개하자면, 방화수류정의 공사비는 동남각루, 서북각루에 비해 10배 이상 소요됐다고 한다. 이에 공사후 공사담당자가 정조에게 불려가 문책을 당했다는 일화도 있다.

사람과 군수물자를 성안으로 공급하기 위해 만든 비밀통로인 북암문, 동북포루, 동암문을 거쳐 어느새 동장대(연무대)다.


동장대는 군사들의 훈련을 지휘하고 방어체계를 통솔하는 시설로, 정조대왕이 직접 장용외영 군사들의 사열을 받았던 곳이다. 군사들이 무예를 수련한다는 뜻으로 연무대라는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이곳에서는 국궁활쏘기체험을 할 수 있다. 연중 이용 가능하며 1회(10발)당 2천원을 받는다. 활쏘기에 앞서 진행자가 국궁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데 입담과 어우러져 재미를 더한다.

긴 거리를 걸은 것은 아니지만 따가운 햇볕에 다소 지쳐 어떻게 코스를 마무리하고 돌아가야하나 생각할 즈음 총 3량으로 구성된 화성열차가 눈에 띈다.

열차는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50분까지 운행된다. 어른 1천500원, 청소년 1천100원, 어린이 700원의 요금을 받는다. 단체 20인 이상은 할인된다.

상쾌한 바람도 맞을 겸 열차를 타고 화서문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코스를 마무리했다.

화성은 워낙 많은 얘깃거리를 안고 있는 곳이라 그냥 무작정 걷기보다는 안내책자나 팸플릿을 지참하거나 사전지식을 어느 정도 갖고 탐방할 것을 권한다. 노인과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팔달산을 오가는 화성열차를 이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글┃이윤희기자·사진┃김종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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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휴먼로드·30]수원 화성 성곽길 1코스
수백년 세월 휘돌아 만난 대왕의 애잔한 숨결
데스크승인 2011.09.15지면보기 이윤희 | flyhigh@kyeongin.com
화성성곽길 코스1은 팔달문에서 시작해 남치~남포루~서남암문~서남각루(화양루)~서암문~서장대~서이치~서포루~서일치~서북각루~화서문(서북공심돈)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거리는 2㎞정도로 1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

#이야깃거리 가득한 성곽길!

팔달문관광안내소에서 안내 책자를 챙겨들고 본격적인 탐방에 나섰다.

팔달문을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화성을 돌아보는 코스인데 처음부터 순탄치 않다. 코스의 첫 관문인 남치에 오르려니 족히 백여개는 돼 보이는 계단이 자리한다. 경사도 가파른데다 다소 높게 느껴져 일반 계단을 오르는 것보다 배는 힘든 느낌이다.

계단 정상에 오르자 남치(南雉)다. 여기서 '치'란 성의 방어시설로 성벽 가까이 접근하는 적군을 공격하기 위한 시설물이다. '치'는 꿩을 말하는 것으로서 자기 몸을 숨기고 주변을 잘 살펴보기 때문에 그 뜻을 따서 '치성'이라고 한다. 화성의 치는 남치를 비롯 총 10개에 이른다고 한다.

▲ 화성에는 두 개의 장대가 있는데, 그 중에서 화성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서장대를 뒤로 하고 탐방객들이 길을 걷고 있다. 서장대는 장수가 올라가서 적병을 살피고 병사를 지휘한 곳으로 2층 구조로 돼 있으며 나무목재와 돌이 알록달록한 단청과 잘 어우러져 인상적이다.

남치에서 남포루로 이어지는 길을 걷는데 성곽 옆 숲을 따라 숲길이 눈에 띈다. 숲길은 지난번 집중호우에 쓰러진 것인지 나무들과 돌들이 종종 길을 막아 주의를 요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포루에 다다랐다. 포루는 대표적인 조선후기 성곽시설로, 성벽의 일부를 밖으로 돌출시켜 치성과 비슷하게 쌓은 것이라고 한다. 내부를 공심돈과 같이 비워 그 안에 화포 등을 감춰 뒀다가 적이 성벽에 접근하면 위아래와 삼면에서 한꺼번에 화포를 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어 모습을 드러낸 서남암문, 이곳은 서남각루로 이어지는 용도길(양쪽에 담을 쌓은 길)이 시작되는 곳으로 암문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일종의 비밀의 문이다. 때문에 다른 곳과는 달리 문이 성곽 위로 나 있고, 누각이 있다. 암문은 바깥으로 난 비밀 통로로 성곽의 굽은 부분이나 후미진 곳에 설치해 이곳으로 적에게 보이지 않게 사람이나 가축, 양식, 무기를 공급했다. 문의 크기도 말 한필이 다닐 정도로 좁고 문 위는 보통 성곽과 같게 축소했다. 전쟁시에는 주변에 쌓아둔 돌과 흙으로 암문을 메워 적군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

주의깊게 살펴보면 영화 '왕의 남자'의 배경으로 용도길에서 촬영된 부분이 있는데 한번 찾아보시길.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는 듯 외국인 남자 2명이 이곳에서 연방 셔터를 눌러대며 사진을 찍고 있다. 가을의 파란하늘과 성벽이 교묘히 어울려 영화의 한장면 같다.

완공후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 수원 화성, 이곳은 축성 당시에도 많은 화제를 낳았다고 한다. 그 첫번째는 백성을 사랑하는 정조의 마음. 사도세자의 능원을 옮기기 위해 백성들을 이주시킬 때 넉넉한 보상금과 이주비를 지급한 일, 막대한 공사비가 들어가는 것에 개의치 않고 성곽의 길이를 늘려 많은 백성이 성안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한 일, 공사에 동원된 백성들에게 일한만큼 품삯을 지급한 일, 일하는 도중 병이 나지 않도록 환약을 지어 보급한 일 등등 여러 이야깃거리가 전해 내려온다.

그 다음으로는 성곽축조를 도운 새로운 기계의 도입이다. 유형원·정약용 등의 실학자가 개발한 거중기, 유형거, 용관자, 석저 등의 과학기계는 2년6개월 만에 화성을 완성하는데 도움을 줬다.

특히 화성은 축조하는 모든 과정이 기록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데 큰 역할을 한 셈이 됐다. 설계부터 완공까지 동원된 인부수와 그들의 출신지, 총 소요자금, 나무와 돌의 출처, 사용기계, 건축방법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화성성역의궤'(수원화성박물관 전시)가 그것이다. 수원화성이 200여년을 지나며 무너지고 훼손됐지만 다시 복원할 수 있었던 것도 건축과정을 상세히 적어놓은 의궤가 있었기 때문이란다.

한숨을 돌린후 길을 걷다보니 벤치에 삼삼오오 시민들이 앉아 있다. 나무그늘 밑 벤치라 시원해보이기도 하고 뭐 다른 볼거리가 있나 살펴보니 인근에 '효원의 종'이 눈에 띈다. 이곳은 타종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수원시민에게는 익숙한 곳이라고 한다.

종도 종이지만 여기서 본 수원시 전경에 입이 딱하고 벌어진다. 시야에 수원시 전경이 한눈에 파노라마같이 펼쳐진다. 서암문을 지나 화성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는 서장대에 이르렀다. 커다란 깃발이 펄럭이는데다 '화성장대(華城將臺)'라는 현판이 위엄을 더한다. '장대'(將臺)는 높은 위치에 장수가 올라가서 적병을 살피고 병사를 지휘하는 곳을 말하며, 화성에는 두개의 장대가 있는데 그중에서 화성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서장대다.

서장대는 사방으로 지붕면이 있는 2층 집으로, 안에 나있는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갈수 있다. 서장대에서 보면 화성의 안쪽 시가지와 바깥쪽 성벽이 한눈에 들어온다. 1795년 정조임금이 화성으로 행차했을때 넷째날 밤 정조임금은 직접 서장대에 올라서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것이 팔폭병풍의 한 그림인 '서장대성조도'이다.

서장대를 정점으로 내리막 느낌의 길이다. 여기서 서이치를 지나 서포루, 서일치로 이어지고 이어 서북각루다. 이곳은 화서문 서남쪽 약 170m 거리의 팔달산 북쪽 중턱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화서문 일대의 군사를 지휘하기 위해 만든 누각이다. 성벽이 튀어나온 곳에 위치해 적을 살피기 좋은 장소라고 한다.

▲ '효의 도시' 수원의 상징적 이미지를 나타내는 효원의 종은 지극한 효성을 바쳤던 정조의 효심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1991년 수원시가 세운 종이다. 화성탐방에 나선 한 가족이 소원을 빌며 타종하고 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코스1의 마지막인 화서문(서북공심돈)에 다다랐다.

수원 화성을 돌아봤다고 해서 화성을 다 알았다고 생각하면 큰일이다. 이곳의 생활상이나 궁중의식 등 무형의 것도 살펴봐야하지 않을까.

이를 충족시켜줄 곳이 바로 인근에 위치한 수원화성박물관이다. 현재 공심돈의 내부구조는 물론 화성성역의궤,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60번째 생일을 축하하기위해 화성행궁에서 베푼 진찬연의 모형 등 화성에 대한 모든 것이 이곳에 전시돼 있다. 또한 박물관 앞에서는 정조대왕의 행차도 볼 수 있다.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는 다양한 공연도 펼쳐지는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궁중무용과 풍물 등으로 구성된 토요상설공연이,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는 장용영수위의식이,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에는 정조임금의 명으로 백동수가 편찬한 무예도보통지의 24가지 무예를 선보이는 무예24기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화성행궁 안에서는 복식체험, 궁중전통체험, 민속전통체험 등 다양한 체험도 할수 있다. 그러나 공연을 보기 위해 날짜를 맞추기 힘든 이라면 주목하시라. 이 모든 것을 한눈에 볼수 있는 수원화성문화제가 10월 7~10일까지 4일간 열린다.

/글┃이윤희기자·사진┃임열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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