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거주자우선주차제를 한다고 집 앞에 맘대로 주차선을 그어놓았다. 내 집 앞인데 돈을 내고 주차를 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현실이 기가 막힐 따름이다. 수원시 시설관리공단 직원이라는 사람이 나왔길래 누구 맘대로 거주자 우선 주차제를 하냐고 물어봤더니, 무슨 설문조사를 해서 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고, 공단은 결정된 바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어서 할 말이 없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설문조사를 어떻게 했다는 것인지, 난 설문조사를 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그동안 남의 차들이 내 집앞에 마구 주차를 해서 불편하기는 했다. 거주자우선주차제를 시행하면 이런 문제가 없어진다고 공단 직원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설명을 했다. 그리고 이제 수원시의 웬만한 골목은 거주자우선주차제가 실시될 거라고 했다. 불편한 게 없어진다니 좋기는 하지만, 내 집앞에 돈을 내고 주차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더 찜찜하다. 돈이 아깝기도 하다. 이런 결정들은 어쨌든 당사자들이 제대로 알고 판단해야 하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것들이 결정됐다는 것이 더 불쾌하다.
신문을 보니 요즘 수원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행정을 한다고 자랑이다. 그런데 거주자우선주차제만 보더라도 시민들이 제대로 참여하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위에서만 떠들고 실제로는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그래도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 진정으로 시민들을 위한 행정을 한다면, 시민들을 만나는 공무원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시장님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모든 공무원들이 다 시민편에 서서 생각해야 시민을 위한 행정이 이뤄질 것 같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조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