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돌아왔다] 수원 마을르네상스 _조원1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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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여기 국수 한 그릇 드시고 가세요.”, “얼만데~?”, “에이~ 오늘은 제가 특별히 그냥 드릴께요. 맘껏 드시고 가세요~.” 듣기만해도 인정이 넘친다. 할머니의 소매를 끌어 국수를 대접하는 양혜란씨(50·여·수원 조원1동), 못 이기는 척 국수를 받아 먹는 할머니, 두 사람의 얼굴엔 엷은 미소와 함께 행복이 번졌다. 그 옛날 시골 장터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정감어린 풍경이 수원의 도심 한 복판에 찾아 들었다. 도시는 있으나 마을은 없고, 사람은 살지만 이웃은 없던 수원에 마을이 돌아왔다. ‘조원(棗園)’, 한글로 하면 대추마을이다. 옛부터 마을에 대추나무가 많다하여 ‘대추나무골’, ‘대추원’으로 불려온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서 그 옛날 대추골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축제가 지난 22일 조원1동 주민센터 후면 공영주차장에서 열렸다. 일명 ‘조원동 대추골 한마당 축제’다. 조원1동은 지난해 말부터 수원시가 추진해 오고 있는 ‘마을만들기’ 사업과 관련 마을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대추골 가꾸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대추나무 155주를 동네 곳곳에 심은데 이어, 7월에는 대추나무 선진지 보은을 견학, 협력방안을 협의 하는 등 대추나무를 동 브랜드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축제는 대추와 관련된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대추음식 시식코너를 비롯해 먹거리장터, 생필품 바자회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펼쳐졌다. 시장이 나와서 인사말을 하고, 동장도 바쁘게 돌아다니는 걸 보면 여느 관 주도의 축제와 별 다를 게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전혀 달랐다. 축제의 모든 사안을 주민들이 직접 진행한 것. 축제의 사회도 주민이고, 출연자도 주민이었다. 김병곤 조원1동 대추골 한마당 축제 추진 위원장은 “축제의 기획부터 시 예산을 받기 위한 공모 신청, 대추 조달, 출연자 섭외까지 모든 걸 위원회가 직접 했다”며 “동이 행정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주긴 했지만 그 선을 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늘 노래 봉사를 하면서 마을분들한테 대접받는 것 같아 좋았다”는 지덕순씨(53·여·조원1동), “가끔은 동네 이웃들하고 이렇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종진 할아버지(80·조원1동), 이들 모두는 분명 우리 이웃의 끈끈한 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 “올해 공모사업이 실패했다고 보진 않습니다. 하나의 과정이죠. 만족하는 마을도 있을 것이고 만족하지 못하는 마을도 있겠지만, 어찌됐든 올해 사업을 해본 주체들은 자신들의 꿈이 어떻게 현실화 되는 지 조금씩은 봤을 것입니다.” 마을만들기의 ‘맛’을 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이 센터장의 믿음. 공모사업의 폐해는 그도 잘 알고 있다. 올해 사업을 통해 공모사업이 단발성 행사에 그칠 수 있고, 성과주의에 매몰될 수 있음을 뼈져리게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센터장이 내년도 공모사업을 더욱 늘리려는 이유도 이 믿음에 있다. “2012년도 공모사업은 오는 11월 공고를 낼 예정입니다. 시간을 두고 사업의 기획단계부터 센터가 적극 개입해 전문가들을 연결시켜 주고 마을만들기의 의미를 살려나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현재 57개 사업 추진에도 버거운 듯 보이는 센터가 더 많은 사업을 감당해 낼 수 있을까. 이 센터장은 그에 대한 해답으로 각 마을 주체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활동가 풀의 구성을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수원이 긍정적인 것 중 하나가 수원시민 창안대회를 통해 배출된 젊은 활동가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센터는 이들 활동가들을 지원해서 마을 주민들과 일상적인 끈을 가져갈 수 있도록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의 경우 창안대회에서 입상한 팀 중 ‘이웃’은 지동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작은 자전거’는 정자동에서, ‘기린’은 인계동에서, ‘버터’는 우만동에서 그들의 활동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사실 마을만들기의 완성이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소통과 관계가 확장해 나가는 과정인거죠. 교육과 공모사업을 통한 소통의 경험이 계속적으로 반복되다 보면 주민들의 자치성도 그만큼 성장하지 않을까요.” 수원시의 마을만들기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 이 센터장의 말마따나 마을만들기의 완성이 없다 할지라도, 조원 1동 대추골 축제에서 만난 정순옥씨(47·여)의 말처럼 “이사가고 싶지 않은 마을,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을”이 수원시 곳곳에서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수원시는 마을 만들기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외부로부터 관 주도의 주민 동원이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완식 조원1동장은 “관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관은 지원만 할 뿐”이라며 외부의 좋지 않은 시선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어떻게 하면 마을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서로 소통하고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고민의 핵심은 이랬다. 그는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세 가지 정도로 정리했다. 첫째는 주민들이 계속해서 모일 수 있는 ‘꺼리’를 만들어 주는 것, 둘째는 일상속에서 주민들이 편하게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의 확보하는 것, 세째는 마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민 동장은 “동에서는 주민들이 모일 수 있도록 민요배우기, 특강 등을 일상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며 “커뮤니티 공간으로는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지역의 엄마와 아이들이 자주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금 마련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뾰족한 수를 찾지는 못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라며 “지속적으로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해 나가다 보면 주민들이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서 좋은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확신했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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