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후진타오,박근혜,안철수 공통점 | |||||||
“이공계인들의 동태를 보면 그 나라의 장래가 보인다” | |||||||
수십 년 전만 하여도 민주주의가 세계적으로 중요한 화두였다. 그러나 많은 국가들은 이에 많은 진척을 보았고, 2011년 현재 중진국들 내지 선진국들에게 가장 절실한 화두는 ‘경제’이다. 한국은 아직도 ‘민주주의’를 놓고 법석을 떨지만, 인간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경제적 요인이고 경제는 인권의 초석이다.
해방 후 우왕좌왕하기는 중공과 남한은 비슷하였다. 수천 년 간, 모든 재화가 정치를 통하여 나오든 관습 때문이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시대가 바뀌어도 버릇은 지속된다. 그러므로 지도자들부터 서민들까지 정치를 가지고 푸닥거리를 하고, 수 천년 전과 거의 동일하게 승자가 부를 독점하는 관행이 지속되었다. 이를 먼저 깨고 나온 것은 남한이었다. 소학교시절, 점심시간이면 박정희는 집에 와서 우물에서 물을 퍼서 마시고 손가락으로 간장을 찍어먹었다. 그 것이 그의 점심이었다. 독하기로는 인류역사상 손꼽는 위인이므로 그는 경제부흥을 기치를 들고 탱크를 앞세우고 한강다리를 넘게 되었다. 그의 목적은 정치푸닥거리를 정지시키고, 어느 정도 대만처럼, 이공계중심으로 국가를, 실제로 회사처럼, 운영하려는 것이었다. 그는 정치인들을 극히 혐오하는 반면 이공계인들은 업어주려고 들었고, 최형섭장관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하여도 믿고 밀어주었다. 그가 한 일들 중 하나는 과학기술연구소와 과학원을 세운 것이다. 일제시대 공업고등학교들 등 무식한 교수들로 가득 찬 서울공대를 건드릴 수는 없으므로 우회하여 따로 설립하여 미국출신 이공계박사들을 영입한 것이다. 당시 대부분 학문적으로 무식한 서울공대 교수들은 노발대발하였지만 탱크를 앞세운 박정희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덩샤오핑은 문화혁명으로 위상이 추락하였고, 그의 아들조차 수용소에 끌려가다가 트럭에서 떨어져 불구가 되었다. 박정희 이전의 남한 이상으로 정치푸닥거리로 법석이던 중국을 장악한 덩샤오핑은 공개적으로 박정희 식 경제부흥을 선포하였고 텔레비전을 통하여 온 국민들에게 이를 교육하고 주지시켰다 (박근혜 전 대표가 중국에 가면 후진타오가 10분 정도 미리 나와서 서서 기다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중국인들은 신세를 지면 대를 이어 갚는다). 동시에, 박정희 식으로 이공계인 중심으로 국정을 꾸려나가고 중국을 회사처럼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그 후, 장쩌민, 후진타오 등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이공계출신 수재들이다. 상술한 바와 같이, 동양에서는 수천 년 간 정치를 통하여 재화가 분배되고 유통되었으므로 박정희와 덩샤오핑 방식은 많은 저항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 저항수준은 한국이 중국보다 약 천 배 강하다. 중국인들은 실용주의자이고 돈 버는 일에 골몰하는 성향이므로 잘살기 위하여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덩샤오핑이 이야기하면 “오케이!”하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상술한 바와 같이 이미 대만은 해방 이후 장관들 90% 이상을 이공계인들로 채웠다. 그 것이 중국인들의 성향이다. 반면, 한국인들은 그러한 실용주의에 익숙하지 않다. “중국인들은 길에서 얼어 죽은 거지도 주머니를 뒤지면 수백만원 이상이 나오고, 조선족은 조금만 잘살면 빚을 끌어다가 겉치례를 한다”, 이는 조선족 지방의 대학총장이 미국 방문 차 들린 길에 저녁을 들면서 들려준 이야기이다. 한민족이 겉치레를 하는 이유는 한민족 사이에서는 실제로 필수적이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한민족은 겉을 보고 가장 유망한 사람을 선택하여 그에게 아부하고 밀착하여 무리를 이루어 다른 무리들과 부를 놓고 다투었다. 이는 조선왕조 중 피 튀기는 사색당파를 거쳐 굳어진 습성이다. 원래 도 아니면 모의 성향이므로,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항쟁하고 승자가 독식하였다. 이를 나는 ‘백만 명 먹여 살리기”라는 수필집에서 (도솔, 1996) ‘이리떼 식 방식’이라고 명명하였다. 무리를 지어 운명을 같이 한다. 유망한 무리에 가입하려면 자기 자신이 유망주여야 한다. 그러므로 겉보기에 유망주로 보이는 것이 필사적으로 중요하다. 그 무리의 우두머리는 다른 무리들의 우두머리와 피가 튀기게 싸우고, 승자가 독식한다. 이 승자독식의 전통은 한민족을 아주 독하게 만든 바가 있다. 이와 같은 전통으로 말미암아, 중국인들이나 미국백인들처럼 각자 돈을 벌어 각자 잘사는 사람은 인기가 없을 뿐 아니라 미움을 받는다. 나누어주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칭키스칸 군대처럼 함께 싸워 전리품을 나누어먹는 기질의 한국인들은 나누어주는 사람, 나누어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배알도 꺼내줄 정도로 모시고 추앙하고 아부하지만, 그 사람이 아인슈타인,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아니라 그 할아비라도 나누어 줄 것이 없거나 용의가 없으면 픽픽거리거나 적대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므로, 한국인들의 경우 이공계인이 이공계에 목을 매고 평생 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나는 미국 재벌기업 락크웰인터내쇼널 광통신 관계 매니저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회사의 명맥은 엔지니어들이 지켜주고 있었다. 19살 때 이공계에 입문하면 60여 세 혹은 그 이후까지 한 길을 간다. 걸어 다니는 국보들이다. 사장도 복도에서 이들을 만나면 아양을 떤다. 봉급 책정에 매니저 길과 엔지니어 길을 나누어 같은 수준으로 대우하는 듀얼사다리(dual ladder) 체계를 기용하므로, 매니저가 안 되고 엔지니어로 늙어 죽을 때까지 있어도 봉급은 부장, 이사 뺨치는 수준이다. 세상에 가장 골치 아프고 변덕스럽고 실망스러운 존재가 인간들이다. 그런 인간들을 겪지 않고 기계만 디자인하고 사는 것을 그러므로 많은 미국백인 수재들은 선호한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한국계2세들은 그러한 길을 걷지 않는다. 백인들은 누가 알아주는 것을 극도로 귀찮아 하고 싫어하지만, 한민족의 경우 남이 알아주는 것의 힘으로 일생을 살기 때문이다. 이 문화는 미국에서도 건재하며, 고로 한국만큼 미국에서도 한국계 2세들은 이공계를 기피한다. 이는 이리떼처럼 무리를 지어 나누어먹는 문화 상 당연하다. 어떤 수재가 유망한 엔지니어가 되어 회사에 들어가서 연봉 2억원 이상을 받는 국보급 엔지니어가 되는 것은 주위 한국인들에게는 아무 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그 머리가지고 구청에 들어가 시설 관련 부서의 간부가 되는 것이 주위 사람들에게 훨씬 이롭고 고로 우루르- 몰려 칭송하고 아부하고 떠받든다. 나는 ‘박정희 바람’에 망한 사람이다. 고2 때까지 법과 지망이었는데, 당시 박정희의 이공계 우대 바람에 실려 당시 공부 잘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이공계로 몰렸고, 어렵쇼, 나도 공대를 갔다. 그 후 나는 친척들 사이에서 버린 자식이 되었는데, 고모님의 한탄은 오늘도 귀에 쟁쟁하다: “아이고, 인석아, 지서주임만 되어도 국민학교 졸업식 때 교장선생님 옆에 앉는데, 네 머리가지고 법대를 가지 공대는 무엇 말라비틀어진 것이냐?” 사실 나는 뇌물을 받아먹는 것을 생각만 하여도 진절머리가 쳐져서 공대를 간 바가 컸다. 나는 얼굴이 얇아서 그 쪽에는 별로 재주가 없다. 당시에는 뇌물 안 받으면 검사, 판사 되어도 점심시간에 누룽지를 먹던 시대였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법대에 갔어야 했다. 수 대 벼슬을 못하고 촌에 묻혀 살던 심씨촌 일가들을 생각하면 그랬어야 했다. 솔직히 후회가 되는 바가 있다. 그러므로, 한국에서는 이공계인들도 백인들처럼 이공계인으로 엎드려 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우선 장인장모부터 “언제 부장되고 이사 되느냐?”는 질문이 나온다. “그냥 엔지니어지만, 제 봉급이 부장 봉급보다 더 많아요.”라고 말 할 수 있어도 소용없다. 직급이 문제다. 미국에서는 거의 모두가 성도 빼고 이름만 부른다. 한국에서는 모두가 ‘안 부장님’, ‘고 이사님’ 식으로 직급으로 부른다. 이는 이리떼들처럼 모여 피를 튀기며 항쟁하여 승자가 독식하여 나누어먹던 수백 년 문화의 탓이다. 모두가 얼마나 이 게임에서 가치가 있는지가 관건이다. 고로 직장과 함께 직급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척- 인사만 해도 상호 먹고사는데 자신에게 얼마나 이득이 될 수 있는지 상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에게 이득이 없으면 아인슈타인 아니라 그 할아비라도 대접을 못 받는다. 그러므로, 내가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국정부 혹은 재벌들로부터 초청을 받아 한국에 이따금 들리는 경우, 만나게 되는 이공계출신들은 하는 일이 수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극히 적었다. 모두가 소위 출세를 하여야 하는 한국정서 상, 환갑이 넘을 때까지 기술업무에 코를 박고 사는 백인들과는 아주 정반대이다. 어서 어서 과장, 부장, 이사, 이렇게 올라가야 한다. ‘장인정신’이라는 단어는 한민족 사전에는 현미경을 가지고 찾아도 없다. 그러므로, 이찬진씨가 이공계 길을 접고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나는 놀라지 않았다. 물론 당시 나의 칼럼에서는 그를 혹독하게 씹었다. 좀 유망하다 싶으면 이리떼 봉사 직으로 가는 한민족의 고질을 보았기 때문이다. 외람되지만 당시 그가 연예인과 결혼한 것도 칼럼에서 씹었다. 빌게이트는 백인이므로 인기를 얻으려고 노력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를 극도로 혐오한다. 백인들은 각자 자기가 벌어 자기와 식구만 먹고 사는 소위 solitude animal이기 때문이다. 결혼도 자기 사무실 비서와 했다. 재벌들은 재벌끼리만 결혼하는 한국과 아주 다르다. 한국처럼 몸집을 불려야 잡아먹히지 않는다는 위기감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싸움도 철두철미 일 대 일로 한다. 한국 식 패싸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패싸움이 없으므로 결혼도 비서와 하는 것이다. 패싸움이 심하면 그도 GM이나 GE 사장 딸과 결혼했을 것이다. 인간은 모두가 환경의 산물이다. 박정희 식 이공계인 사랑하기는 한국의 경우에도 재벌 내에서는 건재한다. 삼성, LG 등 세계적 재벌의 경영자들은 대부분 이공계 출신들이다. 윤종룡 전 부회장이 그 대표적 예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이공계출신이다. 이 사람은 좀 지긋지긋한 데가 있다. 그의 동생 지만군도 두 손 들 정도이다. 중고교를 거쳐 대학에서도 노상 수석 졸업이었고, 대학 졸업 후에는 서강대가 수석졸업생에게 주는 장학금으로 불란서 유학까지 갔다. 한 인터뷰에서 지만군은 그의 누이에게, “누나는 왜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거야?”라고 물었더니, “하나하나 배워가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니?”하더라고 전한다. 참으로 지긋지긋한 대답이다. 국회의원이 된 후에도 출근길에 차 내에서 중국어 등을 독학하여 수 개 외국어에 상당히 능통하다고 한다. 나는 공부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고2 때까지는 나는 소설 등 학교공부와 관계 없는 것들을 읽는데 골몰하였고, 아주 잘해야 반에서 4등 정도였다. 반값 등록금의 서울대를 안 가면 공장에 취직해야 되는 형편이라 고3 때에는 적어도 반에서는 줄곧 일등을 유지했지만, 필요하여서 한 것이지 박 전 대표처럼 공부모범생은 전혀 아니다. 박 전 대표 이야기를 들으면 “세상에 별 사람 다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 부상한 안철수 교수도 이공계인에 속한다. 이 양반도 박 전 대표 못지 않게 공부모범생인 모양이다. 박 전대표가 이공계를 중단한 이유는 육영수여사가 타계하였기 때문이었고, 그에게는 의전 등에서 어머니 자리를 대신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안철수교수의 경우, 왜 정치에 뜻을 두고 있는지는 나는 아직 모른다. 이찬진 씨의 경우 당시 나는 칼럼에서 엄청 씹었었지만, 안철수 씨의 경우 나는 유보적이다. 한민족문화의 탓인지, 혹은 그 나름대로 타당한 뜻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말 아끼는 데에는 박 전 대표와 비슷하여 그 속을 짚기가 힘들다. 다만, 이공계를 하는 사람들은 더욱 정직하고 바르다. 하는 일이 그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제2천성으로 굳어진다. 중국에 이어, 한국도 차기 대통령은 이러나저러나 양단 간 이공계인이 들어설 모양이다. 이는 좋은 일이다. 한국 사람들은 지금도 민주주의를 가지고 법석을 떨지만 이는 정치인들이 일거리 많이 만들어 자신들 수지 맞추려고 벌이는 푸닥거리인 점이 다분하고, 21세기의 화두는 ‘경제’이며, 이공계인 출신 지도자가 국가에 더 이롭다. 적어도 덩샤오핑은 이 의견에 찬성할 것이다. ssheem@hotmail.com *필자/ 심상근. 버클리대 공학 박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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