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안철수의 신당창당도 괜찮은 구상 |
“두 이공계 출신이 힘을 합쳐 제2의 경제적 도약을 꾀할 수도 있다!” |
한나라당의 홍사덕 의원과 정몽준 전 대표가 설전 중이다. 뉴스 보도에 의하면 그 경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정 전 대표는 10월 31일 "소위 말하는 `공천혁명'을 하려면 강력한 지도부, 책임을 질 수 있는 힘있는 지도부가 있어야 한다"며 "박근혜 전 대표가 힘이 많이 있으니까 힘있는 분들이 전부 나와 (공동지도부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세론을 이야기하면 할수록 한나라당이 국민들로부터 멀어질 수 있고, 언론에서도 그런 단어를 쓰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 다음날인 1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서, “집권여당인데 박근혜 한 명만 대선주자인가. 여러 명의 대선주자급 인사가 다 (당 대표 후보로) 나와서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정 전 대표가) 최근 몇 달 사이에 딴죽걸기 비슷한 말씀을 여러 차례 했다. 시비 걸면 대등해진다는 게 미국사람들이 가르치는 것”이라면서 “틀림없이 (정 전 대표) 참모 중에 그런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 폴리티컬 엔지니어링(정치공학) 이런 걸 헛공부하고 온 사람이 있지 않나 싶다”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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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나라당 내부 사정은 거의 모른다. 다만, 친박계를 소위 공천학살로 없애려다가 “살아서 돌아오라!”는 격려 한 마디를 배낭에 지고 훌쩍거리며 떠났던 사람들이 대부분 혹은 모두 살아 돌아와서 친박계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기억한다. 그 후 당내 구도에 대해서는 나는 까막눈이다. 그러므로 위의 설전 내지 이야기들을 근거로 오직 수학적으로 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추론들이 가능하다:
1.국민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정 전 대표 및 기타 한나라당 잠룡들에 비하여 최소 10배, 최대 1000배 이상 지지를 받지만, 한나라당 내부적으로는 과연 누가 경선에서 승리할지는 현재로서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2.정 전 대표는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3.정 전 대표는 박 전 대표와 동등하게 일 대 일로 설전을 벌이고 싶다. 그러니 참모들은 우두머리들 싸움에 끼어들지 마라!
4.여러 명으로 구성된 지도부를 만들어야 하며, 박 전 대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여러 명들 중 한 명으로 참여해야 한다. 아마 정 전 대표를 필두로, 박근혜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전 장관, 김태호 의원, 김무성 전 원내대표, 정두언 의원 이렇게 지도부를 만들어 다수결로 사안들을 결정하자는 듯하다.
5.그렇게 7명 정도로 구성된 지도부에서 다수결로 차기 총선 공천을 공동으로 수행하자는 듯하다.
한나라당 내부 사정에 거의 까막눈 입장에서는 수학적으로 이와 같은 추론들을 얻을 수 있다.
이 추론에 의거하면, 박 전대표는 실제로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훨씬 더 힘든 사정인 모양이다. 정 전 대표가 아주 강하게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수학적으로 박 전 대표의 당내 경선 승리확률이 50% 이하일 것으로 나는 추정한다.
이는 실제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한나라당 당내에는 박 전 대표를 대선에 내보내어 승리하느니, 다른 주자를 내보내어 대선에서 지고 야당을 하자는 인사들도 있다는 이야기도 읽었다. 그리고 총선까지만 박 전 대표와 함께 하여 총선에서 유세도움을 받은 후 경선에서는 반대표를 던질 인사들도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도 읽었다.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는 분이지만 내가 기고하는 브레이크뉴스의 윤소암 칼럼니스트는 지난 1일 칼럼에서 박 전 대표가 탈당을 하여 신당을 차리는 것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나도 이전에는 그렇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워낙 높아서 내부적인 문제는 해소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상술한 정 전 대표와 홍사덕 의원의 이야기들 내지 설전으로 미루어보아 수년 전과 거의 비슷한 상황인 듯하다.
그러므로 내부 사정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혼자 책상머리에 앉아 수학적으로 생각하자면, 박근혜 전 대표와 아마 가장 궁합이 맞을 인사는 실제로 안철수교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이들은 우선 이공계 출신들이다. 대만도 그렇지만 특히 중국이 잘되는 이유는 주석 이하 최고지도부 구성원들 중 90% 이상이 이공계 수재들이다. 이는 원래 박정희의 이공계 선호방침을 덩샤오핑이 빌려다가 중국식으로 확장한 것이다. 해방 후 대만의 장관들도 90% 정도가 이공계 출신들이었다. 이공계인들은 그들이 받은 훈련으로 말미암아 생산성, 효율성, 이런 것들에 집중한다. 그리고 첨단기술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쉽고 깊다.
그리고 안철수교수는 한 기자가 묻자,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견해는 별로 아는 바가 없으나, 인간적으로는 존경을 받을 만한 분으로 생각한다”는 의미의 답변을 하였다. 그는 이공계인이기도 하지만, 관상학적으로 보아, 말을 안 하면 안 했지 말을 하면 진실대로만 이야기할 타입이다. 즉, 그는 한나라당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지만 박 전 대표는 별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시점에서 박 전 대표와 안철수 교수가 마주 앉아 서로의 정치적 철학과 견해를 이야기하면 실제로 그 둘은 한국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콤비가 될 수 있다. 박 전 대표가 이번에 대선주자로 나서고 차기에는 안철수 교수를 밀어줄 수도 있다. 박 전 대표가 집권을 하게 되는 경우 권력분점도 가능하다. 둘 모두 워낙 반듯한 성격들인지라 서로 양보하면 했지 다툴 위인들이 아니다. 박 전 대표가 아예 대선주자 자리를 안철수 교수에게 양보하고 집권 후 권력분점도 가능하다. 박 전 대표의 성격과 성향 상, 나라만 잘 되게 만들 수 있고 그에 스스로 이바지할 수 있다면 대통령 자리를 반드시 고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 눈만 비 뜨면 진흙탕 싸움을 하느니 이와 같이 안철수교수와 손을 잡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들을 논의하여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
물론, 큰 문제는, 안철수 교수가 대선에 나설 확률은 10% 이하라는 점이다. 그를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고, 그들은 안교수를 제쳐놓고 자기들끼리 온갖 계산을 하며 흥분하고 있지만, 정작 안교수를 잘 알고 있는 동창들, 지인들 등은 안교수가 서울시장 직은 몰라도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싶을 가능성을 1% 정도로 추정한다.
그와 나는 많이 다르겠지만, 이공계인으로서 나는 그 점을 이해한다. 나는 조만간 한국국적을 회복하려는 계획이지만, 누가 나 보고 대통령에 출마하라든가 공짜로 대통령직을 주겠다고 하면 맹세하건대 나는 국적회복 안 한다. 내가 무슨 죄를 졌다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나? 정 강요받는다면 미국으로 도망가서 성도 이름도 바꾸고 숨어 살 것이다. 농담이 전혀 아니다.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그러므로, 누가 무슨 푸닥거리를 해도 결국 안 교수는 대선에 나서지 않을 확률이 높다. 실제로 이 점에서 박 전 대표와 콤비가 잘 맞을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나의 생각으로는 끔찍하기만 한 그 대통 직을 수행할 용의가 있는 성격이다. YS가 2,000년인가에 평하기를 “박근혜 의원은 남자들보다 남자답다”고 하였는데 이는 맞는 이야기이다. 그러한 성향의 그가 안 교수에게, “대통령 하라는 소리는 안 할 테니 나를 도와서 함께 나라를 잘 살게 만들어 봅시다!”하면, 안철수 교수는 그에는 응할 수도 있다.
여하튼, 한나라당 내부에서 돌아가는 꼬라지가 영-수상하고 요상한데, 박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은밀하게 안철수 교수와 만나서 신당 창당에 관하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탁월한 옵션처럼 여겨진다. 책상머리에 앉아 쓸데없이 혼자 별 공상을 다 한다고 질타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그렇다. ssheem@hotmail.com
*필자/심상근. 칼럼니스트.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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