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와 수원시간 '도로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양 시(市)에 걸쳐있는 청명산 관통 도로 건설을 놓고 두 시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문제의 도로는 용인시가 추진하고 있는 '영덕~영통간 연결도로(용인 중로 1-93)'로, 용인시 영덕동 청곡초등학교 서쪽 도로단절부에서 수원시 영통동 청명초등학교 앞 도로로 연결된다. 청명산을 200m 터널로 관통하는 총길이 480m에 폭 20m의 4차로 도로로 계획돼 있으며, 구간의 대부분은 용인시 땅이다.

용인시는 청명산 동쪽에 자리한 영덕동 신갈두진·신일아파트와 하갈동 기흥데시앙·대명레이크빌 아파트 주민들이 생활기반시설 부족으로 불편을 호소하자 지난해 3월부터 이 도로의 개설을 추진, 현재 실시설계를 거의 완료한 상황이다.


하지만 수원시 영통동 주민들은 이같은 용인시의 도로 개설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즉각 반발, 지난 7일부터 반대 서명운동에 나서고 있다. 서명운동은 영통지역 시의원들과 수원시입주자대표회의 영통연합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종헌(민주당·영통1·2·태장) 시의원은 "서명운동은 용인시측에 영통주민들의 명확한 반대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시도 용인시의 잇따른 도로 개설 협의 요청에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원시는 용인시가 지난 3월 보내온 협의 요청에 대해 6월 17일 '재검토(불가)' 통보를 보낸데 이어, 6월 21일과 8월 11일에 보내온 재협의 요청에 대해서도 8월 18일 '재검토(취소)' 통보를 보냈다. 수원시 관계자는 "해당 도로 개통시 초등학교 및 유치원 학생들의 교통사고 위험과 소음·대기오염 증가, 주변 아파트 진출입도로 기능 상실 등으로 대규모 민원이 예상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용인시 관계자는 "영덕동 주민들의 숙원사업일뿐 아니라 영통 주민들도 청명IC 이용 편의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도로"라며 "영통쪽 주민들의 반대 이유인 안전과 소음·분진 등의 문제를 최대한 해결해 도로가 개통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