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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 박근혜·9층 김두관 `같은 빌딩서 같은 꿈`

7층 박근혜·9층 김두관 '같은 빌딩서 같은 꿈'

스포츠 기사
● 여·야 대선주자들 캠프 창설 러시

여의도 대하빌딩에 '둥지' 정몽준·김문수, 남중빌딩
이재오, 종로 석탄회관… 임태희, 종로 두산위브
안철수, 공식 캠프 없지만 지지자 물밑 움직임 활발
손학규, 여의도 국회 근처… 문재인, 여의도 기계회관


6월, 여의도가 뜨거워진다

박근혜 정몽준 김문수 손학규 문재인 김두관 등 여야 대선 예비주자들 캠프 창설 러시

6월, 여의도가 뜨거워지고 있다.

12월 19일에 치러지는 제18대 대통령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예비주자들의 캠프 꾸리기가 시작됐다. 지난달 새누리당에 이어 9일에는 민주통합당이 출범 2기 지도부를 완성함에 따라 주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졌다.

많은 주자들이 국회와 가깝다는 이유로 캠프지로 여의도를 선호하고 있지만, 일부는 종로에 터를 잡았다. 청와대와 정부종합청사 등이 위치한 종로는 전통적인 '정치 1번지'다. 또 일부 주자들은 베이스캠프와는 별도로 종로에 '작은집'을 두기도 한다.

여권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박근혜(60)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정몽준(61) 전 한나라당 대표, 김문수(61) 경기지사, 이재오(67) 새누리당 의원, 임태희(56)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66) 전 인천시장 등이 대선을 향해 뛰고 있다.

야권에서는 안철수(50)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손학규(65) 전 민주당 대표, 문재인(59) 정세균(62)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김두관(53) 경남지사 등이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이미 노출됐다면 도리 없지만, 주자들로서는 캠프지가 공개되는 데 대해 적잖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선거법 위반 등 시비가 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여권, 박근혜와 다섯 남자들

총선, 당대표 경선, 국회의장 경선 등 '소임'을 다한 박근혜 전 위원장 측은 본선에 앞서 당내 경선 준비에 들어갔다. 박 전 위원장 측은 당내 예선전은 소규모 캠프로 치른 뒤 야당과의 본선을 앞두고 캠프 규모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박 전 위원장의 지지모임인 '국민희망포럼'은 여의도 대하빌딩 7층에 터를 잡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 전 위원장 측은 당내 예선전에서는 작되 강한 규모로 캠프를 운영하고 야당과 본선에 임할 때 덩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캠프와는 별개로 박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전직 언론인들은 지난달 30일 여의도 국회 인근에 사무실을 냈다. SBS 기자 출신인 허원제 전 의원, 황재홍 전 동아일보 부국장, 허용범 전 국회대변인(전 조선일보 기자), 전광삼 당 수석부대변인(전 서울신문 기자) 등이 이 모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의 캠프 사령탑 후보로는 최경환 의원, 홍사덕 권영세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 의원은 친박 핵심 중의 핵심이며 홍 전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 권 전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사무총장을 맡아 당을 이끌었다.

지지율 1위 후보답게 박 전 위원장 측은 당내는 물론이고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막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네거티브를 방어할 팀에는 검사 출신인 김재원 의원, 김회선 의원 등이 자천타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회선 의원은 국가정보원 2차장 출신으로 정보 수집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박(非朴) 주자 중 한 명인 정몽준 전 대표는 여의도 남중빌딩 9층에 둥지를 틀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빌딩 4층에는 정 전 대표와 같은 비박인 김문수 경기지사가 사무실을 얻었다.

남중빌딩은 정치적으로 '유서' 깊은 곳이다. 손학규 전 대표는 2007년 당내 경선 때 이곳에 사무실을 차렸고, 2010년 6ㆍ2 지방선거 때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여기에 캠프를 꾸렸다. 또 18대 총선 때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의 당사도 이곳이었다.

정 전 대표는 '아산정책연구원'과 '해밀을 찾는 소망'이라는 싱크탱크(Think Tank)를 보유하고 있다.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과 모종린 선임연구위원 등이 정 전 대표의 정책 보좌 역할을 맡는다.

또 이홍구 전 국무총리,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해밀' 정책실장인 인병택 전 도미니카공화국 대사도 정 전 대표를 돕는다. 정 전 대표가 당대표였을 때 비서실장이었던 정양석 전 의원을 비롯해 안효대 조해진 의원, 이사철 전여옥 신영수 정미경 전 의원 등이 'MJ(정몽준)' 사람들이다.

김문수 지사의 캠프에는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차명진 임해규 김동성 전 의원 등이 있다. 4ㆍ11 총선에서 김 지사와 가까운 의원들이 대거 낙선하는 바람에 김 지사의 타격도 적지 않았다.

원외에서는 허숭 전 경기도시공사 감사, 노용수 전 비서실장, 최우영 경기지사 특보, 정택진 국민통합연대 공동대표 등이 김 지사의 우군으로 분류된다.

이재오 의원은 종로구 수송동 석탄회관에 사무실을 뒀다. 정 전 대표, 김 지사와 함께 비박 진영의 대표주자인 이 의원은 수송동 석탄회관 사무실과 함께 자신의 지역구(은평구)에 있는 당협사무실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캠프 팀장을 맡고 있는 가운데 김해진 전 특임 차관, 권택기 의원 등이 이 의원을 돕고 있다. 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푸른한국', '재오사랑', '조이팬클럽'. '조이 21' 등 외곽조직도 이 의원의 지원군이다.

이 의원의 사무실 인근에는 임태희 전 실장의 캠프가 있다. 임 전 실장은 종로구 수송동 두산위브에 캠프를 차렸다. 임 전 실장의 우군으로는 의원 시절 보좌관, 청와대 비서진, 공군장교 동기생, 학창시절 동창생 등이 있다.

후발 주자인 임 전 실장은 조만간 전국 민생투어에 나서 주민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임 전 실장은 지역 이념 등으로 양분된 기성 정치구도 타파를 주제로 걸고 끝장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안상수 전 시장은 여야 예비주자를 통틀어 가장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 전 시장이지만 언론 노출보다는 연세대 성균관대 등 대학가를 돌며 젊은이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만간 꾸려질 안 전 시장의 캠프는 마포 또는 여의도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군웅할거 야권

안철수 원장에게는 아직까지 '공식' 캠프가 없다. 그렇지만 안 원장을 돕는 인맥들은 정계, 관계, 재계, 학계, 언론계 등 사회 여러 분야에 고르게 포진해 있다.

안 원장은 지난달 24일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언론담당으로 선임함으로써 사실상 출전 깃발을 내걸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유 전 관장은 친노, 재야 그룹과 교분이 깊다.

지난 2월 안철수 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운동권의 대모' 박영숙 전 의원도 주목 대상이다. 박 전 의원은 얼마 전 김상희 김현미 유은혜 등 민주통합당 여성 의원들을 초청해 식사를 함께 했다.

안 원장이 본격적으로 캠프를 꾸릴 경우 재단 설립을 주도한 강인철 변호사를 비롯해 김홍선 안랩(구 안철수 연구소) 대표, 윤연수 변호사, 권석균 한국외대 교수, 김근식 경남대 교수, 문정인 김호기 연세대 교수,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문규현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대표 등이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손학규 전 대표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에 사무실을 낸 것으로 알려진다. 당내에서는 조정식 신학용 이춘석 양승조 이찬열 의원 등 9명의 현역의원이 손 전 대표 지지모임을 결성했다. 또 원외에서는 김성수 전 성공회대 총장, 송태호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으로 결성된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손 전 대표의 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손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내 인사들은 이달 중 전국조직인 '통합연대'를 창립한다. 오는 1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창립대회를 여는 통합연대는 김부겸 전 최고위원이 이끌고 있으며,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힘을 보태고 있다.

2,000명 정도의 발기인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통합연대는 '마포모임', '선진평화연대', '전진코리아' 등의 회원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는 문재인 고문의 지지모임이자 싱크탱크인 '담쟁이 포럼'이 출범식을 거행했다. 포럼 대표로는 노무현 재단 고문인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가 선출됐고 유시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이상민 홍익표 민주통합당 의원은 운영위원에 선임됐다. 또 참여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연구위원장을 맡았다.

그 밖의 문 고문의 지지 그룹으로는 백원우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양정철 소문상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이 있다. 문 고문은 너무 진한 친노 색채에서 탈피하기 위해 비친노 인사들 대거 전진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고문의 사무실은 여의도 기계회관에 마련됐다.

김두관 지사는 박근혜 전 위원장의 지지모임인 '국민희망포럼'이 자리한 여의도 대하빌딩에 터를 잡았다. 김 지사는 '자치분권연구소'를 중심으로 사실상 캠프 구축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김 지사를 돕는 멤버로는 강병원 홍보위원, 박재구 대변인, 김세종 정책실장(이상 자치분권연구소), 배종호 전 KBS 기자 등이며, 원내 인사로는 원혜영 정균영 의원 등이 있다. 김태랑 전 의원도 '생활정치포럼'을 이끌며 김 지사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당대표 경선이 치러지는 동안 문재인 고문의 지지율이 다소 하락세를 보이자 김 지사 캠프를 노크하는 인사들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를 중심으로 김 지사를 돕겠다며 자발적으로 꾸려진 캠프도 꽤 늘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전당대회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한 정세균 고문도 신발끈을 단단히 조이고 있다. 정 고문의 캠프에서는 김수진 이화여대 교수,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이끄는 싱크탱크 '국민시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원내에서는 이미경 윤호중 전병헌 강기정 이상직 의원 등이 정 고문과 친분이 두텁다. 특히 강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김한길 이해찬 후보 등 강자들과 함께 줄곧 상위 그룹을 형성하며 'SK(정세균)의 힘'을 보여줬다.






김대중·이명박 배출 한양빌딩 '명당 중 명당'

김영삼 극동VIP빌딩·노무현 금강빌딩서 청와대 입성 성공



최경호기자



선거 때만 되면 정가에서는 명당 쟁탈전이 벌어진다. "그런 게 무슨 소용이냐"며 손사래들을 치지만 그래도 좋은 게 좋다.

현재 새누리당 당사가 있는 여의도 한양빌딩은 '나라님' 2명을 배출한 명당 중의 명당으로 꼽힌다. 1997년 대선 때는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이곳에 터를 잡더니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다.

이 대통령은 본선에 앞선 당내 예선 때는 용산빌딩에 캠프를 차렸고, 박근혜 후보와 박빙승부 끝에 승리를 거뒀다. 현재 용산빌딩에는 통일선진당이 입주해 있다.

한양빌딩과 대각선에 위치한 극동VIP빌딩은 1992년 김영삼 민주자유당 대선 후보의 사무실이었다. 김 후보는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렸고, 김대중 정주영 후보를 누르고 대권을 품었다.

한양빌딩 바로 옆에 있는 금강빌딩도 명당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당내 경선 때 이곳에 캠프를 꾸렸다. 당시만 해도 새정치국민회의 내에서는 이인제 대세론이 대세였으나, '약체' 노 후보는 드라마 같은 역전극을 펼쳤고 연말 대선에서도 이회창 대세론을 무너뜨렸다.

2007년 대선 경선 때 정동영 이해찬 김두관 김혁규 후보 등이 둥지를 틀었던 대하빌딩은 고건 조순 서울시장을 배출한 곳으로 유명하다. 또 2007년 대선 때는 정동영 이해찬 김혁규 예비후보 등이 대하빌딩에서 '동거'하기도 했다.

여의도 남중빌딩은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9층)와 김문수 경기지사(4층)가 함께 사무실을 차린 곳으로 화제를 모은다. 또 여의도 대하빌딩에는 김두관 경남지사와 박근혜 전 위원장 지지모임의 사무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은 명당 운운하지만 사실 큰 의미는 부여하지 않고 있다. 국회 길 건너편에 있는 빌딩들이 많은 사람들이 집결하기 편하기 때문에 선호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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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