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엔 호감·지지…박근혜엔 반감·비판 | |
등록 : 20120101 20:59 |
2012 트위플 혁명 <한겨레>는 2012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트위터 정치’의 실태를 분석하고, 명암을 짚으며, 전망을 내놓는다. 학계의 검증을 거친 다양한 조사방법을 활용하여 취재의 바탕으로 삼았다. 국내 사회과학계에서 관련 연구를 이끌어온 장덕진 서울대 교수(사회학) 연구팀과 공동 작업했다. 트위터 사용 실태에 대한 광범위한 웹서베이 및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했다. 지난 2010년 트위터 사용자에 대한 인구학적·정치적·심리적 분석을 국내 처음으로 시도한 장 교수 연구팀은 이번에 더 엄밀한 접근법을 동원해 더욱 체계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소셜네트워크 분석 분야를 국내 처음으로 개척한 소셜미디어 분석 기업 ‘사이람’과도 공동 작업했다. 트위터 공간에서 정치인, 유력자, 일반인이 어떤 구조로 연결돼 있는지 밝히기 위해 다양한 주제로 각종 사회연결망 분석(SNA)을 진행했다. 이밖에도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와 함께 트위터 사용자의 미디어·정치 의식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해마다 진행했던 <한겨레> 새해 여론조사에서 올해 처음으로 트위터 사용자-비사용자의 정치 성향 차이를 구분해 조사했다. 정치성향·연령·성별을 대표하는 트위터 사용자의 일상과 심리를 심층 추적하는 ‘경험추출조사’를 병행했고, 50여종 2600여장 분량의 트위터 관련 국내외 연구·학위논문 및 보고서도 일일이 검토했다. 지난 8월부터 진행한 각종 조사·취재 결과를 다듬어 앞으로 3주 동안 5차례에 걸쳐 트위터 정치의 실태·구조, 트위터 사용자의 인구학적·정치적·심리적 정체성, 트위터를 둘러싼 법적·사회적 논란 등을 짚는다. 트위터 민심 들여다보니 대선유력주자 리트위트 분석 지난 2009년 미국의 조사·컨설팅기업 ‘포레스터 리서치’가 소셜미디어의 단계적 발전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결정적 시기’의 도래를 전망했다. “개인의 모든 경험이 온라인을 통해 사회적인 것으로 승화되고, 모든 온라인 활동의 기반은 소셜미디어가 될 것이며, 그 결과 모든 개인의 콘텐츠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회 전체와 곧바로 연결·발전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트위터·페이스북 등 ‘웹 2.0’(누구나 콘텐츠를 생산·공유하는 인터넷·모바일 환경)에 기초한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스엔에스)를 뜻한다. 트위터로 전파되는 개인의 정보·경험·감정·판단이 사회 전체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는 예측이다. 보고서가 지목한 결정적 시기는 2012년이다. 현재 국내 트위터 사용자는 400만명이 넘는다. 소셜미디어 분석기업 ‘사이람’ 자료를 보면, 2010년 한해에만 220만명의 한국인이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고, 2011년 9월 말까지 155만명이 새로 트위터 세계에 합류했다. 총선·대선이 있는 2012년에도 트위터 가입자가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친구·친척 등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관리하는 페이스북은 ‘연고적 사회자본’이 부족한 미국인들에게 매력을 주지만, 이미 종친회·동창회 등으로 얽혀 있는 한국인은 잘 모르는 사람들과 공적으로 소통하는 공론장에 더 큰 갈증을 느끼는데, 이것이 트위터 사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위터를 통해 공중과 소통하려는 한국인의 2012년 최대 관심사는 선거다. 이미 트위터에선 2012년 대선 지형을 뒤흔들 정치담론 공간이 형성되고 있다. 소셜미디어 분석기업 사이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트위터 사용자들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대선주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관심의 내용은 정반대였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안철수에 대한 호감·공감·지지의 트위트에 적극 호응한 반면, 박근혜에 대해선 반감·반대·비판의 트위트에 적극 호응했다. 트위터 민심이 ‘친 안철수, 반 박근혜’로 크게 양분되고 있는 것이다. 대선 유력주자 5명에 대한 리트위트(다른 이의 글을 전파) 네트워크를 분석해 지도로 표현한 자료(그림 참조)에서, 연결망 가운데 위치한 점들은 다수의 유력자로부터 트위트를 받아 전파한 사용자이고, 지도 바깥쪽을 향해 다발을 이루는 점들은 1명의 유력자로부터 받은 트위트만 전파한 사용자다. 지도의 가운데가 촘촘할수록 여러 유력자로부터 트위트를 받아 전파하는 관심 집단이 많다는 뜻이다. 리트위트가 많이 이뤄질수록 트위트 내용에 대한 사용자들의 공감이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5명 가운데 안철수·박근혜의 리트위트 지도는 다른 3명과 달리 중심을 향해 촘촘한 형상을 이루고 있다. 대다수 트위터 사용자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음을 방증한다. 반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의 리트위트 지도는 다소 촘촘한 중심 밀집도를 보이면서도 부챗살 형상의 비중이 적지 않다. 이들 정치인에게 관심을 두는 트위터 사용자 사이에 응집력이 약하다는 뜻이다. 김기훈 사이람 대표는 “각 대선주자 관련 리트위트가 많을수록 해당 정치인에 대한 사용자들의 소통이 활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연결이 촘촘하고 밀집할수록 사용자 사이에서 각 정치인이 지니는 폭발력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바깥쪽을 향하는 다발에 점과 선이 집중된다면, 해당 정치인이 보편적 관심·공감을 유발하지 못하고 분절적 관심·공감만 얻는다는 뜻”이라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조사 시기가 서로 달라 직접 비교에 무리가 있지만, 관련 트위트 수를 비교해도 비슷한 양상이 확인된다. 한달 동안 대선주자 이름이 포함된 모든 트위트를 조사했더니 안철수 관련 14만4084건, 박근혜 관련 14만2140건으로 나타났다. 유시민(3만1701건), 손학규(2만5626건), 문재인(1만7934건) 등은 비교적 큰 격차를 보이며 뒤를 이었다. 그러나 안철수·박근혜에 대한 트위터 사용자의 관심의 내용은 완전히 달랐다. 각 정치인에 대한 관심의 유형을 파악하기 위해 대선주자별 트위트를 가장 활발히 작성하고 널리 전파한 ‘유력자’ 10명의 면면을 살폈더니, 안철수 관련 유력자 10명은 모두 우호적 성향을 보였으나, 박근혜 관련 유력자 10명은 모두 비판적 성향을 갖고 있었다. 리트위트 지도에 나타난 작은 점은 이들 유력자 10명이 쓴 글에 공감하여 다른 이에게 다시 전달한 사용자들을 나타낸다. 즉 안철수를 지지·성원하는 글에 동의하는 트위터 사용자가 안철수 관심 집단의 절대다수인 반면, 박근혜 관심 집단의 절대다수는 박근혜를 반대·비판하는 글에 동의한다는 뜻이다. 다른 대선주자의 경우, 손학규 관련 유력자 10명 가운데 2명, 유시민 관련 유력자 10명 가운데 1명이 각각 해당 정치인에 대해 비판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관련 유력자 10명은 모두 우호적 성향을 갖고 있었다. 전체 트위트 가운데 리트위트가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박근혜(74%), 유시민(70%), 안철수(64%), 문재인(56%), 손학규(55%)의 순서로 나타났다. 관련 트위트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려는 의지가 박근혜 관련 (비판적) 관심집단과 안철수 관련 (우호적) 관심집단 모두 높은 것이다. 리트위트 횟수·전파범위 등을 종합하여 해당 기간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발휘한 트위트를 대선주자별로 꼽은 것을 보면, 그 실상이 적나라하다.(표 참조) 최다 영향력 트위트 7개를 보면, 안철수에 대해선 모두 우호적이고, 박근혜에 대해선 모두 비판적이다. 2012년 대선의 핵심으로 떠오를 트위터 민심의 단면이다. 유신재 안수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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