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가덕도신공항’ 해법 찾았나...업계 “글쎄”
기사입력 2024-07-22 05:00:15 폰트크기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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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국토교통부가 10조5300억원에 달하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의 입찰 조건을 대폭 변경해, 3차 공고 추진에 나섰다. 업계 의견을 일부 수렴해 시공능력평가순위(이하 시평액) 10대사 간 공동도급은 3개사로 완화하고, 설계 및 시공기간은 각각 2개월, 1년씩 연장했다. 정부는 3차 공고에서 입찰 성사를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이지만, 정작 업계는 여전히 시큰둥한 모습이다.
21일 관련 업계는 지난 19일 국토부가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입찰조건 변경 및 추후 입찰 일정을 발표한 이후, 사업 리스크와 참여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며 분주하다.
가장 큰 변화는 10대사 간 공동도급 기준 완화다.
국토부가 더 많은 대형사가 참여해야 한다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10대사 간 공동도급을 기존 2개사에서 3개사로 완화하며 당장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변화가 예상된다.
2차 공고 때 나 홀로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제출했던 현대건설은 공동도급 규정 완화로 포스코이앤씨를 컨소시엄에 추가 합류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시평액 2위), 대우건설(3위), 포스코이앤씨(7위)가 사업 지분의 60∼70% 가량을 나눠가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조달청의 공동수급체 구성 조건에 따르면 컨소시엄 구성 시 계약참여 최소지분율 4% 이상 적용을 받는 업체는 12개사 이하까지 가능하다.
현대건설이 2차 공고 때 제출한 PQ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외에 코오롱글로벌과 금호건설, 동부건설, KCC건설, 쌍용건설, HL D&I 한라, 한양, 효성중공업이 한 배를 탔다. 여기에 포스코이앤씨가 추가 합류해도 한 좌석이 더 비어 있는 셈이다.
A사 관계자는 “2차 공고 때 현대건설이 제출한 컨소시엄 구성안은 완성본이 아니다. 10대사 간 공동도급이 2개사로 제한될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의 압박으로 급하게 제출한 안”이라며, “3차 공고 때는 초안이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문제는 국토부의 의도와 달리 3차 공고도 유찰은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미 10대사 중 삼성물산과 GS건설,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이 사업 불참 의사를 명확히 했고 DL이앤씨가 주간사로 참여는 어려운 상황에서 현대건설의 대항마를 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차 공고가 유찰된다 하더라도, 수의계약으로 직행은 어렵다”라며, “결국 4ㆍ5차 공고까지 끝내 유찰된 후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순간이 오면, 정부 차원에서 더 많은 건설사가 참여하도록 교통정리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설계 및 공사기간이 각각 2개월, 1년씩 연장된 것에 대해 업계는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라고 입을 모았다.
공사기간이 ‘착공 후 6년’에서 1년 연장됐지만, 당초 목표인 2029년 말 개항 목표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B사 임원은 “주요 공항시설이 들어설 동측 매립지 공사와 활주로, 여객터미널 등 개항에 필수적인 시설을 2029년에 개항 목표로 움직인다면 공기 연장은 말장난에 불과하다”이라며, “서측 부지 등 나머지 공사는 어차피 기한 내 마무리가 어려워 기한 연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이복남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는 “동북아 허브를 목표로 국토부가 혁신적으로 움직여 탄생한 인천국제공항과 달리, 동남권의 관문이라는 가덕도 신공항은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라며, “국제공항으로 가덕도 공항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 지를 살펴야 한다. 제2 활주로는 어떻게 건설할 지에 대한 고민도 전혀 없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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