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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기존_ 자료3(수원관련)종합

수원의 길(2) - 서호 둘레길

수원의 길(2) - 서호 둘레길

정조의 농민사랑인 축만제 길을 걷다



날이 차다. 그래도 이렇게 바람이 부는 한 겨울 날에 물을 따라 걷는다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화성의 서쪽 여기산 아래 축조한 저수지인 축만제. 축만제둔의 관개시설로 정조 23년인 1799년에 조성이 되었다. 정조는 내탕금 3만 냥을 들여 축만제를 만들게 하고, 수문 2곳을 갖추었다.

▲ 항미정을 나서 수문을 지났다

몽리면적은 232두락으로 화성 주변의 인공 저수지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으며, 과학 영농의 본보기 시설물이다. 만석거와 만년제에 뒤이어 축조된 축만제는, 천년만년 만석의 생산을 축원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정조의 농민사랑의 근본이 된다는 축만제이다. 화성 서쪽에 있어 일명 ‘서호’로 불리고 있으며, 서호에 비치는 낙조로 유명하다.

바람을 따라 걷다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에 소재한 경기도 기념물 제200호로 지정이 된 축만제. 낙조로 유명한 축만제는, 이곳에서 잡히는 잉어가 일품이었다고 전한다. 당시야 물이 오죽 깨끗했을까? 그런 곳에서 잡은 물고기 한 마리가 구미를 당길 만도 했을 것이다.

▲ 노송 몇 그루가 길가에 서 있다. 누가 심은 것일까?

▲ 소나무 한 그루가 밑동만 남앗다. 그 위에 누군가 잔 솔 하나를 심었다.

그래서인가 서호에는 갖가지 철새들이 날아들었다. 1월 7일, 토요일에 찾아간 축만제. 많은 사람들이 서호를 끼고 걷는다. 지금은 이곳이 공원으로 조성이 되어, 건강을 지키기 위한 걷는 장소로 유명한 곳이 되었다. 중간 중간 쉼터며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들이 마련이 되어, 인근 아파트의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항미정을 나서 천천히 서호 주위로 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많은 철새들이 여기저기 떼를 지어 모여 있다. 수령이 꽤나 됨직한 소나무 몇 그루가 길가에 서 있다. 아마도 이 나무의 수령이 200년은 되지 않았을까? 축만제 조성 당시에 있던 나무라고 한다면, 그리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 걷다가 보면 운동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 쉼터도

▲ 아름답게 꾸민 화장실도 만난다.

또 다시 걸어도 좋은 길

사람들이 곁을 지나쳐 빠른 걸음을 걷는다. 서호에서 먹이라도 건질 양으로 유영을 하던 철새들이 발자국 소리에 놀랐는지, 몇 마리가 날아오른다. 그리고 보니 서호 한 가운데 있는 작은 섬의 나뭇가지에는 수많은 새들이 자리를 틀고 있다. 그 모습 또한 장관이다. 걸음을 옮긴다. 공원입구 까지에는 두 곳의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다.

▲ 철새들이 찾아들었다. 발자국 소리에 놀라 날아오른다.

▲ 잘 만들어진 자연적인 어도

입구를 지나 새싹교를 건너다보니, 서호천에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어도를 만들었다. 어도 또한 딴 곳과는 다르다. 저렇게 어도를 꾸며놓아야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오를 수 있을 텐데. 요즈음 일부 지역의 어도를 보면, 슈퍼 물고기나 날아오를 듯한 모양이다. 어떻게 물길을 따라 이동을 하라는 것인지. 그저 생각 없이 조성한 어도가 상당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천천히 걷는다. 철새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찍기에는 거리가 멀다.

▲ 서호에 날안 든 철새들

▲ 축만제 둘레길은 30분이면 한 바퀴 돌만 한 곳이다.

줌렌즈라도 준비를 할 것을. 멀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인지, 인기척이 나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마치 1월 초의 바람에 짜증이라도 난 듯한 모습이다. 천천히 걸어 30여 분 정도. 두 바퀴를 돈다고 해도 1시간 거리이다. 축만제 둘레길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여름, 신록이 우거질 때 다시 걷고 싶은 길이다. 그때는 또 다른 모습으로 반겨주겠지.

하주성(swi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