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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통합국제공항(내용 수정=하위로 옮김 예정

군공항 이전, 설득과 협조로 값진 결실 맺었다

군공항 이전, 설득과 협조로 값진 결실 맺었다

입력 2023.05.09. 16:29

[광주군공항 이전 난제, 대구·경북에서 배워야]

시·도지사간 긴밀한 호흡 ‘결정적 역할’

철저한 준비로 지속적 설득·팩트 알려

상생 협약을 맺은 지 10개월 만에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10일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풀기 위한 자리를 갖는다. 무안 이전이라는 당위성과 무안군민 반대라는 현실 앞에 10년 넘게 멈춰선 광주군공항 이전은 지난달 '광주 군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에도 답보 상태다. 지난 2020년 군공항 이전지를 정한 후 지난 3월 관련 특별법 제정으로 이전지 지원에 날개를 단 대구·경북 사례와는 과정과 결과에서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구·경북이 난제였던 군공항 이전 사업을 풀었던 포인트 4가지로 짚으면 광주·전남의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

◆ 시·도 지사간 긴밀한 협조

오랜 시간 깊은 갈등으로 이어졌던 대구 군공항을 이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이철우 경북지사였다. 대구시는 이전 후보지였던 군위군과 의성군 주민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할 필요성을 절감했지만, 자칫 엉뚱한 오해가 생길 수 있어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다. 이때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 이 지사.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 지사는 '지역 발전을 위한 군공항 이전은 절실하다'는 공동 목표를 설정하는데 뜻을 함께 했다. 대구시는 시의 확장을 위해, 경북도는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대형 국책 산업이 절실했던 상황이어서 같은 목표를 꿈꾸게 됐다. 이 지사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주민 투표 전 상당 기간 군위군과 의성군에 현장 사무실을 개설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대구시도 이 지사와 호흡을 맞추며 주민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군 간부 영외 관사 설치, 항공 물류단지, 산업클러스터 조성 등을 약속했다.

이 지사는 유치신청서 접수 하루를 앞두고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도 수용했다. 당시 이 지사는 "생니를 뽑는 심정이지만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이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군위군의 대구 편입 요청을 받아들일 정도로 철저히 지역 발전을 위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군공항 이전과 군위군 편입은 경북지사의 반대가 있었다면 속도를 내지 못한 채 아직도 답보 상태였을지도 모른다"며 "꾸준한 소통으로 경북지사의 협조를 끌어내 군공항 이전지를 확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대구시 청사진 선제시 '효과'

대구시는 이전 후보지가 선정되기 전부터 군 공항이 들어서는 지역에 지원할 수 있는 대략적인 방안을 설명했다.

SOC 개설·확장은 물론, 소음 완충 지역의 범위와 소음 피해에 대한 대략적인 보상과 이주 방안 등 포괄적인 내용이었다. 이후 이전 후보지에는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초기에 제시했던 내용에서 보다 구체적인 데다, 후보지 주민들의 요청도 수용 가능 여부까지 확인, 피드백도 진행했다.

이때 주민이 제시한 주요 사항이 인구가 유입될 수 있는 영외 관사 설치와 대구시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군위군 관통도로 개설, 대구시 편입 등이었다.

군위군 관계자는 "이전 후보지를 선정하기 전부터 제시한 청사진과 인센티브가 지역민의 입장을 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개괄적인 청사진이 후보지에서 진행된 설명회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다듬어졌고, 이전지 주민들이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됐다"고 밝혔다.

◆ 끊임 없는 설득 작업 필수

대구 군공항 이전지를 정하기까지는 길고 지루한 설득작업의 연속이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은 소음 피해 부분. 소음 발생으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를 외면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그대로 데이터를 통해 자세히 설명했다. 또 군 비행기 소음을 가늠할 수 있게, 광주 군공항과 수원 군공항 주변 지역으로 주민들을 견학 보내 현지 주민들의 피해 정도도 청취할 수 있게 했다.

민간공항이 군 공항과 붙어 있으면서 24시간 운용할 수 없다는 루머도 조기에 차단했다. 실질적으로 군 비행기가 새벽에 훈련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새벽 시간대 착륙할 민간 비행기가 방해를 받을 일은 없다는 점을 정확히 했다.

대구시민들이 가깝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구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주장도 꾸준히 설득했다. 일부 대구시민들은 '새 공항이 1시간 거리에 있어 차라리 비슷한 시간이 소요되는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게 낫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주장에는 '대구·경북이 함께 발전하기 위해 이전해야 하고, 고속도로를 넓히거나 개설하면 시간이 단축된다'고 설득했다.

◆실무진의 철저한 물밑 작업

경북 지사의 협조와 이전후보지인 군위군과 의성군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밑바탕에는 미리부터 철저히 준비된 대구시·경북도 실무진의 자료와 정보가 있었다. 새 공항이 들어설 지역에 제시할 수 있는 청사진과 인센티브 범위를 정하고, 후보지 주민들의 요구도 수용할 수 있는 데이터도 마련했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소음 피해에 대해서는 광주공항과 수원공항 인근 주민들과의 협조도 구했다.

실무진의 준비는 ▲민간공항·공항진입로·군 영외관사의 군위군 배치 ▲군위군·의성군에 공항 신도시, 산업단지 각 330만㎡ 조성 ▲군위군 관통 도로 건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등 내용으로 결실을 맺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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