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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기존_ 자료3(수원관련)종합

수원풍물(4) - 영통 당산제

수원풍물(4) - 영통 당산제

예전에는 질펀한 굿판이 벌어졌던 곳



‘목신제(木神祭)’ 또는 ‘거리제’라는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제사가 있다. 이 제사는 마을 어구에 있는 수령이 오래된 나무를 마을에서 신목으로 삼아, 매년 제일을 정해 제사를 올리는 의식이다. 예전부터 수원에는 많은 곳에서 이 목신제를 지내왔다. 흔히 당고사, 당제사, 당제, 당산제 등으로 불리기도 한 이 목신제는, 오래 묵은 나무에는 신령한 기운이 있다고 하여 제사를 모시는 행위이다.

수원시 영통구 영통4단지 건영아파트 앞에 서 있는 수령 500년이 지난 느티나무. 이 느티나무에서는 40~50년 전만 하여도 매년 질펀한 굿판이 벌어지고는 했다고 전하다. 당시 이곳은 농사를 주로 하는 농사꾼들의 주거지였기 때문에, 아마도 풍농과 함께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굿판이었을 것이다.

신령한 기운이 감도는 영통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은 본래 수원부 장주면에 속한 곳이었다. 1899년에 발간된 『수원군읍지』에 ‘영통(靈通)’이란 명칭이 보인다. 영통이라는 동명은 이 지역에 전해지는 옛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영통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전한다.

▲ 청명제 포스터

우선은 ‘영통’이란 명칭이 붙은 것은 이 지역의 지형이 염통처럼 생겼다고 해서, 염통이라고 부르던 것이 영통이 되었다고도 한다. 또 한 설은 청명산 정상에 있었던 절에는 고려시대에 묻은 보물이 묻혀 있었는데, 그 보물이 ‘영험한 물건’이라 신령스러운 기운이 감돈다고 하여서 영통이라 불렀다고도 한다.

또 다른 이야기 하나가 전한다. 구렁골 고개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나타났다가는 금방 사라지거나 다시 보였다가는 없어지기도 하여, 동네 사람들 보두가 산신령이 나와서 돌아다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영(靈)과 통(通)하는 곳』이라 영통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 제를 올리고 난 후 영통구청장 등이 나무에 막거리를 먹이고 있다(영통구 사진)

▲ 떡메치기(영통구 제공 사진)

단오 청명제의흥겨운 한마당

매년 단오절에는 영통의 느티나무 주변에는 즐거운 축제의 장이 열린다. 2011년 ‘제7회 영통 청명 단오제’가 이곳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마을에서 지극히 위하던 이 거리제의 신표인 느티나무가, 이제는 지역 축제의 장소로 변한 것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행사내용과 시기, 그리고 그 속내에 담긴 의미가 변했을 뿐이다.

수령 약 520년이 지난 느티나무의 형편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이 느티나무의 높이는 38m 정도에, 가슴높이의 둘레는 8.2m 정도가 된다. 현재 수원시의 보호수로 지정이 되어있는 이 느티나무는, 세월이 지나도 사람들의 섬김은 그치지 않은 듯하다.

▲ 수릿날 길지달기(영통구 제공 사진)

▲ 윷놀이(영통구 제공 사진)

‘영통 청명 단오제’라는 새 이름으로 펼쳐지는 당산제는 지난 2011년 5월 28일에 제 7회를 맞았다. 이 축제에는 산신제 및 당산제에 이어 각종 공연이 펼쳐졌으며, 사람들이 즐길거리로는 그네뛰기, 새끼 이어꼬기, 떡메치기, 수릿날 소원빌기, 단오부채 가훈쓰기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이루어졌다.

예전에는 정월 보름에 마을의 축제로 펼쳐지고는 했다는 질펀한 굿판 한 마당. 이제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청명 단오제라는 이름으로 대동의 축제로 남아있어,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다.

하주성 국장(swi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