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3호선 연장 차량기지 공감대 형성”- 어디로
승인 2023-03-02 03:00
김종구 주필 1964kj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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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 다시 3호선 상생협약 서울은 ‘존치개발’ 이미 발표 땅 정했으면 빨리 공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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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14일. 경기도청 상황실이다. 시장 3명과 지사가 사진을 찍는다. 3호선 연장을 위한 ‘상생협약’이다. 시장들이 각자의 의지를 밝힌다. “지하철 같은 철도망이 보다 절실한 시점이다”(염태영 수원시장).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할 것이다”(백군기 용인시장). “최대한 협력해 나가겠다”(은수미 성남시장). 총선을 두 달 앞둔 시점이었다. 3시장·지사 모두 민주당이었다. 민주당 후보 돕는 구호처럼 됐다. 실제 그걸 공약하고 당선된 의원이 많다.
파괴력이 그만큼 컸다. 노선도까지 뿌려졌다. 정거장이 점 찍힌 도면도 돌았다. 이 열기가 시장들을 민 것이다. 그중에도 백군기 용인시장의 열정-이 큰 열정이 훗날 더 큰 실망으로 바뀌지만-은 특별했다. 핵심 업무로 정했다. 서울까지 치고 들어갔다. 차량기지 예정지도 찾아다녔다. 그럴 만 했다. 수지구가 꽉 막혔다. 용서고속도로는 이미 ‘용서 못할 도로’였다. 그때 온 희망이었다. 오죽하면 ‘신기루 역’까지 생겼겠나. 지하철 3호선 신봉역, 성복역....
한창 그러고 있을 때였다. 용인시 3호선 연장 책임자(과장)와 통화했다. ‘서울과 협의는 잘되느냐’고 물었다. “찾아가는데, 서울에서는 곁도 주지 않는다.” ‘차량기지 부지는 정했냐’고 물었다. “말도 못 꺼냈다. 그런다고 용인에 역 더 주는 것도 아니란다”. ‘안 될 것 같냐’고 물었다. “최선을 다하지만 부지 대책이 없다. 이런 속도 모르고, 수원에서는 무슨 세류역 얘기까지 나오던데, 답답하다.” 그의 우려는 맞았다. ‘2020 협약’은 결국 거짓이 됐다.
근데, 그게 또 왔다. 2023년 2월21일, 경기도청 상황실이다. 그때 시장들이 다시 모였다. 수원특례시장, 용인특례시장, 성남시장, 그리고 도지사다. 거기에 화성시장이 더해졌다. 얼굴만 바뀐 시장들이 같은 말을 한다. “어떤 전제도 없이 논의하겠다”(이재준). “지하철 3호선 연장에 모든 역량 동원에 올인하겠다”(이상일).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 사업 추진에 앞장서겠다”(신상진).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정명근).
의욕이 충만하다. 시민도 원한다. 성공하길 바란다. 물론 세상 복잡한 일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예비타당성 통과, 국가철도망계획 반영, 노선·정거장 분배.... 하지만 이걸 다 보면 못 간다. 확 좁혀야 한다. 딱 하나만 보기로 하자. 수서차량기지를 받으면 끝난다. 이걸 받으면 3호선 오는 것이고, 못 받으면 안 오는 것이다. 전기, 철로, 설비동 33개가 들어설 6만1천평이 필요하다. ‘2020 협약’은 못했다. 수원, 용인, 성남이 ‘땅 없다’고 했다.
그땐 없었고 지금은 있는 협약자가 있다. 정명근 화성시장이다. 새롭게 협약 당사자로 진입했다. 기존 시장 3명이 화성 연장에 공식 합의했다. 철로 십수 ㎞, 역 몇 개가 늘어나는 데도 찬성했다. 이러자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다. 합류한 화성의 역할이 뭘까. 이에 대한 공식 설명은 없다. 다만 이쯤에서 생각나는 이상일 시장의 말이 있다. “차량기지 문제는 사실은 오픈할 때가 아니지만 시장 4명은 차량기지 문제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1월2일 인터뷰).
연관 있어 보이는데, 협약식에서는 이런 얘기도 있었다. ‘차량기지 부지를 제공하는 지자체에는 3호선 연장 사업비 정산 때 분담비용을 일정 부분 감액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협의했다’. 원래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이다. 3호선의 하남 연장이 확정됐다. 거기는 다르다. 교산신도시에서 받아 놓은 교통분담금이 있다. 남부 3호선 연장엔 이게 없다. 4개 시가 생돈을 내야 한다. 이 부담을 땅으로 빼준다는 큰 ‘합의’까지 이뤘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얘기가 오간 것 아닌가. ‘시장 4명의 공감대가 형성된’ 곳? ‘부지로 공사비 분담을 감액받을’ 시? 그게 어딘가. 수원인가. 용인인가. 성남인가. 아니면 화성인가. 쉽게 공론에 던질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사정보다 더 급해진 게 시간이다. 서울시장이 ‘자체 개발’을 공언했다. ‘시멘트로 덮어서’ 쓰겠다고 했다. 시간이 4개 시(市) 편에서 떠났다. 서울의 시간으로 갔다. ‘차량기지 여기 있다. 3호선 내놔라.’ 이렇게 던져 볼 시간조차 얼마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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