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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빛펀드’ 놓고 평행선…수원시, ‘경제특례시’ 청사진 흔들

‘새빛펀드’ 놓고 평행선…수원시, ‘경제특례시’ 청사진 흔들

입력 : 2023-02-23 18:20:09 수정 : 2023-02-23 18:20:09

 

올해 첫 3조원 넘는 본예산안을 편성한 수원특례시가 시의회와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 시의회 과반을 차지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준 시장의 행보에 사사건건 딴지를 걸면서 시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한 ‘수원새빛펀드’의 출범 지체는 여야 갈등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수원특례시청사

◆ 與野 5 대 4 상임위서 ‘보류’…“기업 유출 막는 데 큰 힘 될 것”
 
수원시의회는 23일 상임위원회인 기획경제위를 열어 새빛펀드 조성안을 논의했으나 의결을 보류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언제 다시 논의한다는 얘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획경제위는 9명의 위원 가운데 국민의힘이 5명, 민주당은 4명을 차지한다.
 
이로써 관련 조례는 당장 새 일정을 기약하기 힘들게 됐다. 현재 37석의 시의회 의석 가운데 국민의힘은 20석, 민주당이 16석, 진보당이 1석을 갖고 있다.
 
새빛펀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목표로 시가 주도적으로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4차 산업 기업, 중소·벤처기업, 창업 초기 기업 등에 투자하며 운용 기간은 투자 4년, 운용·회수 4년 등 8년 이상이다.
 
시 출자금(중소기업육성기금) 100억원에 정부주도 펀드인 한국모태펀드 출자금 600억원, 민간 자본 300억원 등 1000억원 이상이 투자된다. 1993년 설치한 중소기업육성기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방점이 찍혔다. 현재 한국모태펀드의 누적 수익 배수는 약 1.3배, 은행이자율로 환산하면 7.09%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지난해 7월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수원 기업의 유출을 막는 데 큰 힘 될 것”이라며 펀드 조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재준(오른쪽) 수원특례시장이 지난 15일 시청 상황실에서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새빛펀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 보수 vs 진보, 시의회 ‘정쟁’ 심화…“대안 마련 필요”
 
지난 15일에는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부산시 등 한국모태펀드의 지자체 운용 사례와 수원시의 운용 방안 등을 소개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그는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 경제성장률 등 수원시의 각종 경제지표가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다”며 “기업을 유치하고, 기존 기업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해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시의회에선 ‘주도권 잡기’를 위한 힘겨루기에 밀려 논의 자체가 뒷전으로 밀렸다. 시의회는 이달 초 국민의힘이 주도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폐지안을 놓고 여야 간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20명 전원이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일반회계로 통합하는 조례안에 서명하자, 민주당 측은 “당장의 효율성을 핑계로 (평화통일 사업을) 저버리면 안 된다”며 ‘수정’을 하자고 맞섰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국민의힘이 주민참여예산을 87% 삭감하고 역점 사업인 군공항 이전 연구용역비와 소음피해 및 주민건강 영향실태조사비 전액을 자르기도 했다. 당시 여야는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한다”거나 “몽니를 부리고 있다”며 상반된 목소리를 냈다.
 
시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원시의 한 간부 공무원은 “시의원들이 한쪽으로 치우친 정치적 잣대에 따라 판단하고 있다”며 “대안 마련을 위해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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