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집창촌 없앤지 1년, 군공항 규제에 개발 막혔다
기자명 이명호 입력 2023.02.01 18:42
수원시, 상권 활성화 조치 불구
높은 땅값·고도제한 사업성 낮아
민간개발 참여 저조 등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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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찾은 옛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인근 성매매 집결지 일대 모습. 수원시가 성매매업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문화공간 ‘기억공간 잇-다’ 맞은 편에는 당시 홍등가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건축물이 방치돼있다. 이명호기자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가 공식 폐쇄된 지 1년8개월여가 지난 가운데 해당 상권 활성화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땅값 및 수원 군공항의 영향에 따른 고도제한 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등 민간 개발 참여 수요가 부족해서다.
1일 오후 1시께 찾은 수원시 팔달구 옛 성매매 집결지 일원. 지난 2021년 폐쇄 후 리모델링 및 재건축을 통해 과거 모습은 대부분 사라진 상태였다. 다만, 성매매 업소로 운영됐던 일부 곳곳이 아직까지 ‘유리방’ 형태 건축물로 남아있었다.
하루 약 40만 명의 유동인구가 몰리는 것으로 유명한 수원역, 인근 로데오거리와 불과 한 블록 떨어져 있지만 이곳에 들어선 건물 외벽 곳곳엔 ‘임대문의’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을 뿐이었다.
기자가 머문 한 시간여 동안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20~30명에 불과했다.
이 일대에서 수십 년째 한 상점을 운영해 온 A씨는 "성매매가 성행할 때도 성구매자들을 제외하고 이 거리에 오는 사람은 적었다"며 "폐쇄 후 사람들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인식 때문인지 방문객이 적고, 상권 활성화가 되질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 후 이곳 알짜배기 땅에 개발수요가 넘쳐날 것이라던 장밋빛 전망이 헛구호에 그친 셈이다.
부동산 업자들은 높은 땅값과 고도제한에 그 원인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수원역 로데오거리 인근 상가의 경우 3.3㎡당 약 1억 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때문에 최소 20층 이상의 고층 건물을 지어야 수지타산이 맞다는 게 이들 설명인데, 실제로 건축 가능한 규모는 약 15층 높이인 45m에 그친다. 수원 군공항 때문에 이곳까지 고도제한 규제를 받게 된 탓이다.
1일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였던 덕영대로 895번길에 들어서자 비어있는 상가와 ‘임대문의’라는 문구가 곳곳에 보인다. 이명호기자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사업성이 낮은데 더해 수원역 인근 곳곳도 노후화에 따른 재개발이 필요해서 업주들의 시선이 집창촌까지 닿고 있지 않다"며 "민간 업자들이 참여하는 집창촌 재개발은 더더욱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경기도와 수원시가 주력하는 경기국제공항 유치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공항이 이전되면 자연스레 관련 규제 역시 해제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도는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경기국제공항 추진단을 신설한 이후 용역 발주와 조례 제정에 나서고 있다. 또 국토교통부도 경기국제공항 건설과 관련한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에 나서면서 군공항 이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이명호기자
이명호 기자
ginipig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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