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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 주요 관심사업 등 종합/-은하수마을과 주변

[홍등가에서 공가로 변한 집창촌·(下)] 전국적 개발 지지부진… 활성화 방안은

[홍등가에서 공가로 변한 집창촌·(下)] 전국적 개발 지지부진… 활성화 방안은

민간개발로 상업지역 변화… 지역사회 융합 먼저다

입력 2022-12-21 19:17수정 2022-12-21 20:41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는 경기도 내 곳곳에 성매매 집결지 폐쇄 신호탄이 됐다. 현재 도내 주요 성매매 집결지들은 재개발 준비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오랜 기간 슬럼가였던 탓에 재개발 이후 해당 공간이 지역 사회에 온전히 어우러질지는 미지수다. 수원시 집창촌의 한 성매매업소에 업종변경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경인일보DB

지난해 5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는 경기도 내 곳곳에 성매매 집결지 폐쇄 신호탄이 됐다. 현재 도내 주요 성매매 집결지들은 재개발 준비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오랜 기간 슬럼가였던 탓에 재개발 이후 해당 공간이 지역 사회에 온전히 어우러질지는 미지수다.

21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전국 성매매 집결지 수는 차츰 감소하는 추세다. 2004년 35개, 2016년 24개, 2021년 15개, 2022년 14개로 하나둘 사라져 가고 있다.

경기도 내에서는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시작으로 다른 지자체에서도 성매매 집결지 폐쇄와 재개발 움직임에 가속이 붙었다. 평택시 삼리, 파주시 용주골, 동두천시 생연7리, 성남시 중동 성매매 집결지 등에서는 재개발 사업시행인가와 이주 관련 보상 협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다음으로 도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던 평택 삼리는 역 근처에 있고 상업 구역으로 변경되는 등 수원역과 입지 조건이 닮은 상황이다. 추후 평택시에서는 삼리를 포함해 평택역 주변을 복합문화광장으로 만들 계획인데 성매매 집결지가 있던 곳은 민간 개발을 통해 탈바꿈할 예정이다.

오랜 기간 슬럼가 발걸음 주저

주변 인프라 활용 접근성 변화

문제는 재개발 예정인 도내 성매매 집결지들이 오랜 기간 슬럼가였던 탓에 지역 사회와 어우러지기가 까다롭다는 점이다. '금단의 구역'으로 자리 잡은 터라 시민들의 발걸음이 오가기에는 심리적 저지선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는 주요 상권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폐쇄된 이후 1년여 넘게 향교로1번길 일대 상가는 공실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성매매 집결지가 대규모 상업 지역으로 탈바꿈한 곳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선미촌'으로 불리던 전북 전주시의 성매매 집결지는 시 차원에서 2014년 문화 공간으로 재정비하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며 독립 서점, 전시 공간 등 문화 거점 시설이 마련됐다.

그러나 선미촌은 전주시가 소유한 건물 5채가량 외에 성매매 업소로 사용되던 민간 소유 건물 대부분이 입주한 업체가 없는 등 공실이 많은 상태다. 수많은 관광객이 오가는 전주한옥마을과 불과 1㎞ 떨어진 거리에 있음에도 반사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공영 주차장이 된 강원도 춘천시의 '난초촌', 대규모 주택 단지가 된 대구시 중구의 '자갈마당'처럼 성매매 집결지였다는 흔적이 전혀 남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면, 대규모 상업 지역으로 개발할 예정인 지역은 도시재생과 지역 사회 융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대개 성매매 집결지였던 곳은 선입견이 강한 공간일뿐더러 위치도 통상적으로 시민들이 오가는 동선에서 벗어난 곳에 있다. 지자체에서 성매매 집결지였던 곳을 문화 공간으로 홍보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향교로1번길은 근처에 수원역도 있고 추후 GTX-C 노선이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더 많아질 테니 이런 주변 인프라를 활용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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