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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똥 경보령’ 겨울불청객 떼까마귀에 수원 등 지자체 긴장

‘새똥 경보령’ 겨울불청객 떼까마귀에 수원 등 지자체 긴장

등록 2022.11.18 13:57:09수정 2022.11.18 14:34:26

기사내용 요약
시베리아, 몽골 등 서식하다 겨울에 오는 겨울철새…2016년 첫 출몰
수원서 지난 5일 첫 관측...지난 주 중반 이후부터 매일 나타나
거점별로 많게는 수천 마리까지 보여...민원신고 20건 접수
낮에는 평택, 화성 등 논에서 먹이활동, 밤에는 수원 도심으로
레이저 퇴치기로 쫓아내고 외주업체 고용해 시설물 분변 청소
일선 지자체들, 예산 편성해 퇴치 기동반·배설물 청소팀 운영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수백 마리의 떼까마귀가 전깃줄에 줄 지어 앉아있다. 수원시 전역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출현한 떼까마귀는 차량과 인도에 분변을 배출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2020.12.23.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2016년 겨울부터 경기 수원시내 도심에 해마다 날아와 분변 세례로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일명 ‘수원 떼까마귀’가 올해 또다시 찾아왔다.

떼까마귀는 밤새 시내 전깃줄과 도로 시설물에 머물면서 걸어다니는 보행자들과 주차된 차량에 무차별적으로 새똥을 투하해 시민들에게 골칫거리 대상으로 전락한 지 수년째다.

수원시와 인근 지자체는 떼까마귀 출몰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천만원의 예산을 배정해 퇴치와 청소작업을 위한 만반의 대비에 나섰다.

18일 경기남부권 지자체에 따르면 수원시에서는 2016년 겨울 처음 떼까마귀가 출몰한 이후 매년 겨울철마다 수백에서 수천 마리의 떼까마귀가 찾아오고 있다.

떼까마귀는 시베리아(러시아), 몽골 등 북쪽 지역에서 서식하다가 겨울철에 남쪽으로 이동하는 겨울 철새다. 텃새인 큰부리까마귀보다 몸집이 작고, 군집성이 강해 큰 무리를 이뤄 생활한다. 사람을 공격하지 않고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같은 질병을 전파한 사례는 없다.

수원에서는 해마다 겨울철에 나타나 이듬해 2~3월까지 머물다가 기온이 풀리기 시작하면 다시 북쪽으로 올라간다.

올해는 지난 5일 팔달구 인계동 백성병원 건물 뒤편 이면도로 일대에서 약 200~300마리가 첫 관측됐다.

이어 비정기적으로 시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떼까마귀는 지난주 중반 이후로 매일 빠짐없이 무리를 지어 나타나고 있다.

[수원=뉴시스] 경기 수원시내 출몰한 떼까마귀가 전신주에 앉아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2018.12.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주로 포착되는 지역은 인계동과 아주대학교, 망포동 일대로 주변에 아파트와 고층 건물과 빌딩이 들어서 있으며 먹이활동을 마친 떼까마귀가 착지해서 쉴 수 있는 도로변 전깃줄과 건물 옥상 난간, 도로 방음터널벽 등이 설치돼 있는 곳들이다.

시는 거점별로 매일 적을 때는 1000~2000마리, 많을 때는 5000마리까지 떼까마귀가 출현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떼까마귀 출몰이 잦아들자 퇴치업무를 맡고 있는 지자체로 민원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까지 접수된 신고건수만 20건이다.

이렇게 걸려온 신고는 “떼까마귀가 배출한 분변으로 인해 지저분해진 도로를 깨끗이 청소해달라”, “분변 세례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서둘러 퇴치해달라” 등의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매년 떼까마귀 등장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이어지자 시는 한 해 수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퇴치와 청소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겨울철 철새의 이동 과정에서 벌어지는 습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는 떼까마귀가 도심에 날아들고 있는 것은 각종 개발로 인한 녹지공간이 줄어든 게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떼까마귀가 자연이 아닌 상대적으로 먹이활동이 가능하면서 최대한 추위까지 피할 수 있는 제3의 서식지를 물색한 결과, 건물로 둘러싸여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도심지를 차선책으로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떼까마귀는 주로 낮에는 평택이나 화성, 안산, 서수원 등 벼농사를 짓는 지역에서 머물면서 가을걷이 후 논바닥에 떨어진 낙곡을 먹다가 해가 떨어지면 인접한 도심으로 이동해 밤을 보낸 뒤 다시 먹이활동에 나서는 양상을 보인다.

시는 올해 74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해 떼까마귀 퇴치기동반과 청소운영반을 가동한다.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총 4명이 각 2명씩 한 반을 이뤄 권역을 2개로 쪼개 레이저 퇴치기를 이용해 쫓아내고, 외주 용역업체를 고용해 도로와 인도 바닥 및 시설물에 떨어져 있는 분변을 청소하고 있다.

시는 올해로 6년째 떼까마귀가 찾아오면서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빅데이터도 수집한 상태다. 수원에 출몰한 떼까마귀의 생태를 분석하고, ‘떼까마귀 이동·출몰 지도’를 제작했다. 배설물을 채취해 AI 감염여부도 검사한다.

[수원=뉴시스] 경기 수원시내 출몰한 떼까마귀가 전신주에 앉아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2020.0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떼까마귀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대한 줄일 것”이라며 “매일 떼까마귀가 출몰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달에 접어들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진안동 일대에서 수백 마리가 관측됐다. 시는 기온이 떨어지면 개체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시 전역으로 확대하면 매년 수천 마리 단위로 떼까마귀가 머물다 떠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는 4000만원을 들여 퇴치기동반을 운영해 총 4명이 2명씩 2개 조를 이뤄 오후 5시부터 5시간 동안 출몰지역을 순회하면서 레이저 퇴치기로 떼까마귀를 쫓고 있다. 배설물 청소용역도 운영 중이다.

시는 특히 떼까마귀를 쫒아내도 20~30분 후에 다시 돌아오는 점을 고려해 올해는 개체수가 늘어날 무렵인 11월 말부터 렌탈 형식으로 고정식 조류퇴치기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이를 한 달간 운영해보고 효율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보통 떼까마귀가 겨울에 먹이를 찾아 울산과 남쪽지역으로 내려갔는데 최근엔 수도권 내 농지를 끼고 있는 도심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잘 대처하겠다”고 말헀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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