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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국제공항(내용 수정=하위로 옮김 예정

[1] [경기 신공항 ‘공론화’ 길을 묻다] 중. ‘주민 결정권’에 복잡한 ‘공항 갈등’ 풀렸다​/ [2] [경기 신공항 ‘공론화’ 길을 묻다] 일본 중부국제공항 홍보그룹 과장 인터뷰

[1] [경기 신공항 ‘공론화’ 길을 묻다] 중. ‘주민 결정권’에 복잡한 ‘공항 갈등’ 풀렸다/ [2] [경기 신공항 ‘공론화’ 길을 묻다] 일본 중부국제공항 홍보그룹 과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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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기 신공항 ‘공론화’ 길을 묻다] 중. ‘주민 결정권’에 복잡한 ‘공항 갈등’ 풀렸다

  • 김현우 기자
  • 승인 2022.11.07 18:52
  • 수정 2022.11.07 19:59
  • 2022.11.08 1면

시설 개선 방향, 주민 손으로 정한다

2005년 개항 日 중부국제공항

18년 경과 활주로 개선안 조사

수요 증가 전망에 증설 필요성

'국민 참여 보고서' 작성·공개

온라인·서면 병행 의견 수렴

일본 중부국제공항이 '공론화'를 통해 주민 갈등을 전문적으로 예방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 40년 이상 앞서 군공항 소음 문제를 법제화하는 등 관련 시스템 마련에 적극적이었다.

 

▲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계류장에 일본 국적기와 LCC(저비용항공사) 여객기들이 차례로 들어오고 있다. 공항측은 항공 수요가 점차 늘어나자 제2 활주로 증설을 지역 주민들과 협의하고 있다. /나고야=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코로나 엔데믹'에 시설 확장…공론화 필수

인천일보가 중부국제공항을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공항 측은 나고야 등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지은지 18년 지난 활주로 개선 방안을 조사하고 있다. 길이 3290m, 폭 45m 규모의 공항 활주로는 2005년 5월 개항한 이후 줄곧 사용해 노후화 시기(20년)에 도래했다.

중부국제공항은 증가하는 항공수요 대응 차원에서 제2 활주로를 놓는 계획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먼저 시민 공론화를 거친 뒤 결정할 방침이다. 길이 3500m, 폭 45m로 예정된 새로운 활주로의 경우 공항용지가 있는 인공섬 한쪽에 토지를 확장해 건설하는 방향이다.

만약 활주로 중심선 간격 1310m 이상 등 최적의 설계에 성공한다면 처리용량은 기존보다 2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부국제공항도 어느 나라의 공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펜데믹에 직격탄을 맞았다. 1000만명 넘었던 여행객 수요가 5분의 1 수준인 200만명으로 급감했고, 1주일에 486편이 오갔던 국제선 항공기는 89%가 줄어 50편으로 추락했다.

다행히 엔데믹 시기에 접어들며 국내선은 80%, 국제선은 10% 정도 회복했다. 중부국제공항은 여행 욕구 증가 등으로 내년쯤 완전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기상 활주로 추가가 적절한 셈이다. 재해 발생 시 대체할 활주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뤄서도 당위성은 충분하다는 게 공항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중부국제공항은 지역 주민에게 결정권을 넘겼다. 우선 '활주로 증설 PI(Public Involvement·국민 참여) 보고서'를 작성, 주민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각 창구에 게재했다. 총 27페이지로 구성된 보고서는 활주로 증설에 따른 설계도 및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또 항공수요 등 각종 데이터도 주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했고 증설과 확장의 제각각 다른 사업을 시행할 시 경제성 효과, 예산 투입·환경 영향·소요 기간 등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 나열했다. 주민들은 공항이 제시한 안을 고르고, 선택지 외에 다른 방안도 낼 수 있다.

중부국제공항은 이런 과정을 지나 향후 주민 여론을 모든 이해관계인이 확인하게끔 홈페이지 등에 공표한다. 의견 수렴 절차는 일정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 요구가 많으면 연장까지 하게 돼 있다. 앞서 6~8월에도 공항 측은 활주로 개선 방안의 계획 수립 단계부터 주민 의견을 모집했으며, 회의와 설명회도 개최했다. 온라인과 서면 병행으로 의견을 받았다.

공항 측은 보고서 제일 앞면에 공론화를 향한 자신들의 의지를 이같이 피력하고 있다.

'여러분에게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해 의견을 받으면서 검토하는 방법을 실시합니다. 의견을 보내주세요.'

▶ 관련기사 3면 <[경기 신공항 ‘공론화’ 길을 묻다] 일본 중부국제공항 홍보그룹 과장 인터뷰>

/나고야=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공항은 ‘세금 낭비?’ 민간 투자로 법칙 깨트린 중부국제공항
공론화로 뭉친 지방자치단체, 경제계가 정부를 설득해 완성한 중부국제공항은 재정 조달 방식에서도 특이점이 있다. 자본금 약 1000억엔 가운데 50% 비율을 민간이 출자, ‘중부국제공항 주식회사를’ 설립하며 국비 부담을 줄였다. 토요타와 메이테츠 그룹, 중부전력 등 수백개 회사가 지역경제를 위해 자금을 댔다. 이후 무이자 자금, 정부보증채 및 시중은행 융자 등으로 사업비 약 7600억엔을 확보했다. 민간의 공사기법과 자재수급 방식을 활용해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1200억엔 가량 절감하기도 했다.
중부국제공항은 민간이 사장을, 정부 관료가 부사장직을 맡아 민·관 협력하에 운영한다. 5대째 토요타 출신 사장이 취임해 틀에 갇힌 공공 운영과 다른 방식으로 나아갔다. 효과는 분명하다. 대표적으로 중부국제공항이 투자한 테마파크와 상업시설은 공항이 항공 기능이 아니어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세계적 공항 평가업체인 ‘스카이트랙스(Skytrax)’가 선정한 ‘최고의 지방공항 1위’ 지위를 8년째 획득한 배경에도 민간기업에서 보유한 고객 서비스가 큰 몫을 차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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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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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기 신공항 ‘공론화’ 길을 묻다] 일본 중부국제공항 홍보그룹 과장 인터뷰

  • 김현우 기자
  • 승인 2022.11.07 18:52
  • 수정 2022.11.07 19:59
  • 2022.11.08 3면

하세가와 유키 “진짜 매력은 공항 대소사·과제, 주민과 푼다”

“지역사회 주최 개항 17년차…반드시 공적 의견수렴 절차

최근 활주로 확장사업 관련 사전 계획 공지·전과정 공개”

▲ 공항 평가업체인 '스카이트랙스(Skytrax)'가 선정한 '최고의 지방공항 1위' 인증패가 공항 로비 한가운데 놓여있다. /나고야=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공항은 주민들에게 항상 열려있고, 함께합니다.”

지난달 1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중부국제공항 취재 현장에서 인터뷰한 하세가와 유키 홍보그룹 과장은 '주민'을 수차례 강조했다. 개항 17년 차의 중부국제공항은 현재 중점 목표를 몇 가지 갖고 있다. 우선 스카이트랙스(Skytrax·공항 분야 전문평가업체)가 선정하는 '세계 최고 지방공항' 1위를 계속 이어가는 것, 그리고 공항이 직면한 과제를 주민들과 현명하게 풀어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세밀한 '공론화'를 거친다고 하세가와 과장은 말한다.

▲ 하세가와 유키 일본 중부국제공항 홍보그룹 과장.

하세가와 과장은 “일본에서 나리타·하네다·간사이 다음 4번째로 큰 국제공항인 중부국제공항은 경제적인 강점도 있지만, 진짜 매력은 주민들과 가까이 있다는 것”이라며 “공항에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공적으로 의견을 받는 절차를 반드시 거쳤으며, 찾아오는 사람들의 만족을 위한 의견제시·피드백 시스템도 꼼꼼하게 마련해놨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에 지었던 스카이덱(4층 옥상·활주로 전망대)은 물론, 올해 개장 3주년을 맞은 박물관·전시관 '플라이트파크'는 어른과 아이들이 비행기를 친숙하게 접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라며 “이 덕에 주민들이 먼저 다가오기도 하는데, 나고야대학 동아리가 레고(조립식 블록완구)로 큰 사이즈의 공항 조감도를 만들었고,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편지를 써줬다. 우리는 이런 것을 전시 등으로 알리는 이벤트·캠페인을 꾸준히 한다”고 설명했다.

하세가와 과장은 공론화의 예시로, 최근 활주로 확장 사업에 대해 말했다.

그는 “활주로가 18년 지나면서 수리를 하거나 인근 유도 도로를 임시로 활용하는 등의 선택이 필요하다. 사실 공항의 관점에서 가장 적절한 방안은 활주로 확장이라고 생각한다”며 “비행기 이·착륙이 수월해지고, 여객·물류 처리 능력 역시 강화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활주로가 늘어나면 일본 중부권 경제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다만, 정부 계획까지 가지 않은 구상 단계다. 그래도 우리는 예전 중부국제공항을 지을 때처럼 사전에 주민들에게 계획서류 및 관련 데이터를 다 공지하고, 의견을 듣고, 환경적 조사를 하고, 모든 과정을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중부국제공항 여느 공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펜데믹에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공항 수요는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 전망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세가와 과장은 “국내선은 올해까지 80% 정도 회복할 것으로 분석한다. 국제선은 중국노선이 4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국내선보다 쉽진 않겠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회복될 것”이라며 “화물의 경우 24시간 돌아가던 것이 주춤했는데, 서서히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활주로 확장과 동시에 시설 리모델링, 면세점 확충, 스마트 보안검사 도입 등을 실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하세가와 과장은 “지역사회가 주체가 되어 건립한 중부국제공항은 앞으로도 지방공항의 우수 사례를 남기도록 할 것”이라며 “중부국제공항에 있는 모든 직원은 코로나 이후 하늘길이 완전히 열리고, 많은 주민과 관광객을 맞이할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관련기사 1면 <[경기 신공항 ‘공론화’ 길을 묻다] 중. ‘주민 결정권’에 복잡한 ‘공항 갈등’ 풀렸다>

 


 

▲ 중부국제공항 북쪽에 위한 도카이 산업단지 전경. 대형 선박을 이용한 수출과 함께 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항공 물류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공항 갈등’ 노하우 있다

중부국제공항이 생기기 전, 애초 중부권 항공수요를 처리한 거점공항은 아이치현 니시카스가이군에 있는 ‘나고야공항(별칭 코마키공항)’이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건설된 나고야공항은 시설이 전반적으로 낡은 데다, 길이 2740m의 낡은 활주로를 하나 두고 있어 대형화물기 이·착륙도 어려웠다. 게다가 군과 민을 합친 통합공항으로 운영됐는데, 주변 지역이 도심으로 팽창해 주민 소음피해가 심각했다. 오후 9시를 넘긴 야간에 비행을 못 할 정도다.

현 중부국제공항을 추진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단체 등은 이런 갈등 우려를 인식하고 공론화를 철저히 했다. 주민들과 수시로 논의, 소음피해·환경파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기초계획을 세울 때부터 ‘적극적인 정보공개’를 원칙으로 삼았고, 이에 원문 그대로의 연구결과 등을 주민들이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도코나메시 인근 바다 가운데를 매립하고 공항용지로 쓰일 인공섬을 조성한 아이디어도 공론화 노력의 시간을 거쳐 도출된 것이다.

중부국제공항의 애칭인 ‘센트레아(Centrair)’ 역시 주민들이 지었다. 영어 중부(Central)와 공항(Airport)를 합쳐 만든 단어로, 일본 전국에서 응모한 많은 후보작 중에 선택됐다.

결과적으로 공론화가 만든 신공항 덕에 지역사회는 ‘갈등 해소’라는 큰 성과를 얻었다. 기존 나고야공항은 국제선을 중부국제공항에 이전하고 국내선도 최소화해 소음피해가 현저히 줄었다. 지금까지 중부국제공항은 법적 소음 한도를 넘긴 적이 없고, 당연히 피해 민원도 없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공항 갈등을 체계적으로 다뤘다. 1970년대 주거지 한복판에 자리한 군공항과 민·군 통합공항 소음피해로 인해 주민·정부·지자체의 마찰, 소송 싸움 등 사회적 문제가 커지자 ‘방위시설 주변의 생활환경 정비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바 있다. 군이 운용하는 공항으로부터 미치는 소음영향권을 구분하고, 보상과 지원사업 등을 실시하기 위해서다.

또 특정 구간을 규제하거나, 방음·완충지대 공사 등이 가능한 특별지구로 관리하기도 했다. 피해 기준도 85웨클(WECPNL·항공소음단위) 이상으로 시작해 1981년 75웨클까지 확대했다.

우리나라는 2019년 비슷한 내용의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방지 및 피해보상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지만, 85웨클 이상으로 민간공항(75웨클)보다 높게 설정된 기준 탓에 지금까지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주택 건축을 제한하는 강제성도 없어 보완까지 갈 길이 먼 상태다.

중부국제공항 관계자는 “시민과 함께하고 가까이 있겠다는 공항의 최대 운영 목표에 맞춰 사업 등을 실시할 때 굉장히 광범위하고 다양한 공론화를 하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나고야=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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