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원 선거 ‘더불어민주당 시민 지지 받고도 패배’ 왜?
이민우 기자
승인 2022.06.05
수원시내 3인 선거구 5곳 모두 패배 “1-나 전략적 투표 견인 못해”
“더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도 선거에 승리 못한 건 답답한 일”
▲ 6.1지방선거 수원시의원 선거 결과(정당별 의석수). ⓒ 뉴스피크
6.1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말들이 많다. ‘국민의힘 압승’이라거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수원시 지역 선거 결과만 놓고 본다면 단견일 뿐이다.
우선 ‘국민의힘 바람’ 속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준 수원시장 후보가 국민의힘 김용남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의 당선도 수원시 지역 유권자들이 견인했음은 중앙선관위 개표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다만, 수원시의원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16석, 국민의힘 20석, 진보당 1석으로 국민의힘이 오는 7월 출범하게 될 제12대 수원시의회 의장과 주요 상임위원장 직을 독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수원시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소수당으로 전락한 것은 3인 선거구 5곳(수원시 다선거구, 라선거구, 사선거구, 아선거구, 파선거구)에서 모두 패배하는 기현상이 발생한 탓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4곳의 3인 선거구(다, 라, 사, 파)에서 총 득표율에서는 국민의힘을 누르고도 완패했다.
3인 선거구는 3등까지 당선된다. 수원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2명씩 후보를 공천했다. 이 상황에서 득표율 1등은 결코 중요한 게 아니다. 3등 안에만 들면 당선이다. 그렇기에 ‘전략적 투표’란 말까지 나왔다. ‘나’로 공천 받아 출마한 후보들은 기호 ‘1-나’, ‘2-나’에 투표해 달라고 줄기차게 호소했다.
‘1-가’, ‘2-가’로 출마한 후보는 대체로 유세차, 로고송 따위도 없이 조용히 선거를 치루는 게 상식이다. 유권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해 다니고, 언론 취재 요청이 와도 ‘1-나’ 또는 ‘2-나’에게 양보한다. ‘가’번 후보를 향한 표 쏠림을 최대한 방지해야 같은 당 후보가 함께 당선되기 때문이다.
▲ 수원시 다선거구 수원시의원 선거 개표결과(결과 자료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뉴스피크
더불어민주당은 표 쏠림 방지에 철저히 실패했다. 수원시 다선거구 예를 보자. 더불어민주당 김동은 후보(1-가) 38.17%(17,784표), 박명규 후보(1-나) 13.15%(6,127표)로 총 51.32%(23,911표)를 얻었는데, 김동은 후보만 당선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최정헌 후보(2-가) 25.95%(12,097표), 조문경 후보(2-나) 14.79%(6,893표)로 총 40,74%(18,990표)인데, 최정헌·조문경 후보 모두 당선됐다. 무려 10% 이상 더불어민주당의 득표율이 높은 데도 패배한 셈이다.
▲ 수원시 라선거구 수원시의원 선거 개표결과(결과 자료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뉴스피크
수원시 라선거구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대선 후보(1-가) 35.91%(17,727표), 이철승 후보(1-나) 18.01%(8,894표)로 총 53.92%(26,621표)나 획득하고도 이대선 후보만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김소진 후보(2-가) 26.38%(13,021표), 유재광 후보(2-나) 18.41%(9,090)로 총 44.79%(22,111표)만 얻고도 김소진·유재광 후보 함께 시의회에 입성하게 됐다.
수원시 파선거구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이희승 후보(1-가) 35.13%(17,048표), 이미경 후보(1-나) 17.00%(8,253표)로 총 52.13%(25,301표)를 얻었으나 이희승 후보만 재선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최원용 후보(2-가) 24.04%(11,664표), 김기정 후보(2-나) 19.65%(9,538표)로 총 43.69%(21,202표) 득표만으로도 최원용·김기정 후보 모두 당선됐다.
이 같은 선거 결과에 대해 수원시 지역 더불어민주당 중진 정치인은 “1-나로 출마한 후보들은 전략적 투표를 호소했으나, 유권자들의 전략적 투표를 견인해 내지 못했다”며 “더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도 선거에 승리하지 못한 건 답답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2018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나벤저스 지원단’을 꾸려 ‘나’번을 적극 부각시켰으나 이번에 그런 노력이 거의 없었다. 더구나 지역 국회의원 차원의 1-나 후보에 대한 힘 있는 배려와 독려도 부족했던 게 패배 원인”이라며 “다시는 이런 현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신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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