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1 공항 선거’/경기남부공항에 모두 착륙하다
승인 2022-05-31 20:13
김은혜 후보가 지난 5월1일 방송에서 이렇게 밝혔다. “(수원 군공항 부지에) 테크노밸리를 함께 두는 방안으로 군 공항을 이전하고 또 이전 받는 주민분들의 민생과 경제적인 혜택도 고려해 추진하겠다.” 김동연 후보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수원 군공항과 성남 서울공항을 동시 이전해 규모를 키우고, 경기도에 절실한 반도체 공항을 더해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을 만들겠다.” 2022년 경기지사 선거가 이렇게 ‘경기남부공항’으로 시작했다.
선거 종반을 달군 것도 또 다른 공항이다. 인천 계양을 보궐 선거판에 등장한 김포공항이다. 이재명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하고 나섰다. 소음 공해 등 주민 피해를 없애겠다는 약속이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합동 공약으로 받았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정면 반박했다. 현실성 없는 공약으로 규정하고 연일 맹공을 가했다. 기본적으로 제주도 등 타 지역의 이해관계와 상충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민주당 내 반발까지 더해져 이슈가 커졌다.
결국 막판까지 ‘공항 선거’가 이어졌다. 그 이견 없는 착륙지는 경기남부공항이었다. 김은혜 후보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김포공항을 반드시 사수할 것이다...김포공항으로 이어지는 지하철 5, 9호선의 연장과 GTX E, F 노선 신설에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그가 ‘착륙한’ 마지막 공항 약속은 경기남부공항이었다.
“저는 경기남부에 국제공항 신설을 추진하겠다. 그동안 경기도민이 누리지 못했던 항공교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
김동연 후보의 마지막 입장은 더 묵직했다. 같은 당 소속 이재명 후보와 결이 다른 소신을 밝혔다. 31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아무 조율 없이 나온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기 자신의 공약 때문에 다른 지역의 관련 공약에 문제가 있다면 당내에서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하는데 그런 논의가 다소 미흡했다”고도 했다. 김 후보의 홀로 서기는 선거 기간 내내 엿보였다. 김혜경씨 법인 카드 의혹에 대해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었다.
마지막 선거일이었던 31일 ‘공항 발언’에서는 그 정도가 더 분명해 보인다. 김포공항 이전에 반대하는가라는 물음은 ‘고민하지 않아 의견 없다’며 피해갔다. 하지만 김포공항 공약의 정당성, 의견 도출 과정의 난맥상을 정면 비판한 그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났다. 승리했을 경우 그의 행보까지 생각케 하는 대목이다. 이런 그도 ‘착륙지’는 경기남부공항이었다. “경기 남부에 국제공항을 만들어 성남이나 수원공항의 기능을 이전할 것”이라고 맺고 있다.
이렇게 선거전은 끝났다. 그 기간 전국이 주목한 지역은 두 곳이었다. 지사 뽑는 경기도와 국회의원 뽑는 게양을이다. 경기지사 선거의 핵심이 경기남부공항이었고, 그 게양을 선거의 핵심이 김포공항이었다. 가히 ‘공항 선거’라 명명해도 이상하지 않은 선거였다. 그리고 이 ‘공항 선거’의 착륙지는 김포공항이 아닌 경기남부공항으로 밝혀졌다. 오늘 경기지사 당선인이 결정된다. 그게 누구여도 이 일성은 가능할 것이다. ‘경기남부국제공항 신설, 약속 꼭 지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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