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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통합국제공항(내용 수정=하위로 옮김 예정

“군공항문제 '갈등관리시스템' 활용, 경기도가 중재”

“군공항문제 '갈등관리시스템' 활용, 경기도가 중재”

김현우

승인 2022.04.03 17:32

수정 2022.04.03 17:44

2022.04.04 6면

 

[도의회 최초 '남부공항 주민갈등 해소 전략' 연구결과]

그간 '민주절차 부족' 꼬집어

인천일보 보도 영국사례 제시

공식기구 설립·조례 제정 등

체계적인 대응 필요성 도출

수원·화성지역 주민들의 숙원이자 갈등 현안인 '군공항 이전' 문제 해결을 위해 경기도, 수원시, 화성시를 비롯해 도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투명한 정보를 기반으로 숙의를 거치는 등 민주적 절차가 부족했다는 취지에서다.

해결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른 '국제공항 건설'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고, 공식기구 설립과 조례 제정 등으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결론도 도출됐다. 이 연구 보고서에는 인천일보 보도로 확인된 영국의 갈등 관리 시스템을 적절한 사례로 제시했다.<인천일보 2020년 3월15~25일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기획>

3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입법정책담당관실이 업체에 용역 의뢰한 '수도권 남부공항 관련 주민갈등 해소를 위한 지역 거버넌스 구축전략 연구'가 최근 완료됐고, 보고서 작성 등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연구는 군공항 갈등을 주제로 한다.

도의회 차원에서 군공항 관련 연구는 처음 이뤄졌다. 총 90페이지 보고서 분량에는 ▲군공항 이전 및 국제공항 건설 ▲갈등 양상 ▲해소 방안 및 대안 등이 담겨있다.

수원·화성지역은 일제강점기 군공항이 건설된 이후, 도심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합산 인구(약 200만)의 10% 넘는 인구가 소음피해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된다. 올 1월 전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상 문제 역시 존재한다.

국방부는 2015년 5월 수원시가 제출한 군공항 이전 건의를 '적정 승인' 했고, 2017년 2월 간척지인 화성 화옹지구를 예비후보지로 선별 지정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화성시의 반대와 일부 주민 반발에 5년째 해법도 없이 추진을 멈췄다.

지자체와 찬·반 주민은 첨예한 갈등을 빚고, 그사이 개발이 계속되며 오히려 피해만 커지는 실정이다. 연구보고서는 이에 경기도가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해야 할 필요성을 제언했다.

주민·전문가·지자체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실행 방법으로 내놓기도 했다. 협의체는 객관적·과학적인 조사 데이터를 구축하고 정책·정보를 공유한다. 이곳에서 충분한 토론과 의결 과정을 밟아 각 과제의 합의를 이끌자는 제안이다.

연구보고서는 이를 위해 도의회에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도의 책임과 협의체 운영 방향을 명시하고 있는 가칭 '경기도 군공항 이전 및 공항신설 공공갈등 해결 및 상생방안 마련을 위한 조례안'을 예시로 냈다.

연구를 통해 국제공항 건설을 둔 여론도 살펴볼 수 있었다. 수원·화성지역 주민 4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국제공항을 찬성하냐, 반대하냐'는 질문에 58.7%(276명)가 찬성, 41.3%(194명)이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수원은 찬성 169명·반대 79명으로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화성은 찬성 107명·반대 115명으로 양쪽 입장이 근소한 차이로 맞섰다.

화성은 동마다 차이가 있는데, 병점이나 진안동이 찬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 진안동의 경우 지난해 8월 소음피해 반경에 포함됨에도 신도시로 지정돼 주민 반발이 일고 있다.

동탄신도시는 찬·반이 팽팽한 지역이었다. 반면, 우정·장안·팔탄·향남 등은 반대가 우세했다.

국제공항은 2018년부터 군공항 이전 시민단체와 경기남부권 8개 상공회의소 등 단체가 주장하는 대책이다. 군공항과 동시 건설로 투입 비용이 감소하고, 주민 교통편의 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수원시도 경기남부권에 인구 약 750만명이 거주하고, 삼성·LG·SK하이닉스·아모레퍼시픽·농심·코카콜라 등 기업이 밀집해있다는 점 등을 들어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특히 '해외 사례'에서 인천일보 기사로 알려진 영국의 상황을 주목하기도 했다. 영국은 2006년 수도 런던에 공항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한 발표 이후 찬성과 반대가 격렬하게 대립하자, 공공과 전문가를 포함한 논의기구와 정보공개 제도 등으로 사회적 갈등을 줄였다. 시민 의견 개진이 언제든지 가능한 창구가 마을 단위까지 촘촘하게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절대 자체적으로 추진 여부를 결정짓지 않는다. 인천일보는 2020년 3월 영국 현지 취재를 기반으로 이 같은 내용을 기획으로 보도한 바 있다.

도의회 입법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 “군공항, 국제공항이 수원·화성 주민들의 큰 관심사인 만큼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해결에 움직여야 한다는 취지로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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