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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금리인상 끄떡없이 대출전쟁에서 이기는 법

대출규제·금리인상 끄떡없이 대출전쟁에서 이기는 법

임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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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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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2-09 18:53

변동형 주택 담보대출 금리 상단 연 6% 갈 수도

내년 하반기 전세대출 수요 폭증 예상… ‘전략 필요’

은행연합회가 매달 15일 발표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Cost of Funds Index)가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강화에 따라 코픽스에 연동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이어 상승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언급된다. 다행히 새해를 맞아 은행권이 중단했던 주택담보대출을 속속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장만한 ‘영끌족’의 이자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금리상승기 유리한 대출상품 선택 방법과 대환 시 주의점, 금리인하요구권 활용 방법 등을 통해 금리 절약 팁을 짚어본다.

대출금리가 급등하는 원인 3가지

최근 대출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 1월 17일 발표된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69%로, 전월(1.55%)보다 0.14%p 상승했다. 이는 2019년 6월(1.78%)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지난 5월(0.82%) 이후 7개월째 상승세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대출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는데 얼마나 비용(금리)을 들였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강화에 따라 코픽스에 연동되는 변동형 주택 담보대출 금리도 연이어 상승 중이다.

지난 1월 17일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3.465%~4.865%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1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했을 때(2.59%~3.99%)와 비교하면 금리 상·하단이 0.875%p씩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57~5.115%로, 상단이 5%를 넘어섰다.

올해도 이러한 대출금리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원인은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기준금리 상승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해부터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에서 1.25%로 한차례 더 인상했다. 앞서 언급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기준 ‘코픽스’와 은행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반영해 25bp(1bp=0.01%) 기준금리를 한차례 더 올릴 경우 단기채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며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채와 예·적금 금리가 따라서 오르고, 결국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 대출 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1.75%까지 기준금리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둘째는 국제 경제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조기 긴축 언급에 나섰다. 이르면 오는 3월 정책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현재 미국 국채 10년 물 금리는 1.8%에 육박하며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다.

통상적으로 국채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도 상승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가계부채(가계신용) 잔액은 약 1,844조 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7% 증가했다. 대출금리도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신용등급 AAA 은행채 금리는 지난해 연말 2.259%에서 올 1월 7일 2.500%로 일주일 새 0.241%p 상승했다.

셋째는 오는 3월 벌어지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발 추가경정예산 움직임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현재의 대선 후보들은 빠른 시일 내에 추경할 것을 청와대에 요구하고 있다. 규모도 50조부터 100조까지 점점 불어난다. 추경 편성을 위해서는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시중에 수조원 규모 국채가 발행될 경우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금리 상승 가능성은 높아진다.

다시 열린 대출 시장… 은행권 움직임은 분주

연초 대출 총량 한도가 재설정되면서 대출관리에 여유가 생긴 은행들은 대출 판매를 재개하고 나섰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월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정상화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최대 2,000만원까지로 낮췄던 신용대출 한도도 다시 1억원으로 늘렸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8월 가계대출 증가율(작년 말 대비)이 7%를 넘어서자 신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한 뒤 10월 18일 전세대출만 재개했다. 1월부터는 무주택자 대상으로만 부분적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했다.

SC제일은행도 한시적으로 중단했던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1월 3일부터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재개했다. SC제일은행은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와 가계대출 증가 목표관리 차원에서 작년 8월부터 단계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 중단 조치를 시행해왔다.

지난해 출범 9일 만에 대출 한도를 소진하면서 신규 대출을 중단한 토스뱅크도 1월 1일부터 신규 대출을 재개했다.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연 3.31%, 최대한도는 2억 7,000만원이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없앴던 우대금리도 일부 복원했다. 우대금리가 높아지면 차주가 실제 부담하는 최종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KB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최대 0.2∼0.3%p 올렸다. 우리은행도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최대 0.6%p 인상했다.

영끌족·무주택자 한숨 늘어나

이처럼 은행권이 중단했던 주택담보대출을 속속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장만한 ‘영끌족’의 이자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이어지면서 대출받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4~5%로 관리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5~6%대)보다 더 낮아진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분기별로 대출 총량 관리를 점검할 계획인 만큼 대출자들은 분기 말보다는 분기 초에 대출을 신청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은행들이 분기 말에 가까워질수록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올해도 가계부채 관리에 강한 의지를 피력한 상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는 가계 부채 관리 강화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신년사에서 “가계부채 등 금융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적기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주별 DSR 규제 강화로 대출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1월부터 차주별 DSR 2단계가 시행돼 총대출액 2억원이 넘는 차주에 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전세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소득이 적거나 기존에 받아놓은 대출이 많을수록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기존에는 규제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을 신청하거나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받을 때 개인별 DSR 규제가 적용됐었다. 하지만 강화된 규제로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차주는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으면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3단계가 시행되는 오는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을 초과하는 차주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된다. 특히 차주별 DSR을 산정할 때 그동안 예외로 적용되던 카드론(신용카드사 장기대출)도 포함된다. DSR 계산시 대출 산정 만기도 최대 만기에서 대출별 평균만기로 축소됐다. 신용대출 만기는 7년에서 5년, 비주택담보대출은 10년에서 8년으로 줄었다.

금리 인상도 대기 중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면서 제로금리 시대의 막을 내린 데 이어 올해도 1~2차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분기 초 적격대출 노리고,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 선택하자

그렇다면,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가운데 서민들은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전문가들은 무리한 대출보다는 자금 상태를 우선 점검한 뒤 부채 상환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송재원 신한PWM서초센터 PB팀장은 “여윳돈이 있을 경우 대출을 갚아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20% 이상 현금자산을 확보해 이를 머니마켓펀드(MMF) 같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단기상품으로 굴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대출을 꼭 받아야 한다면, 적격대출을 받는 것이 좋다. 단, 인기가 많아서 빠르게 소진되기 때문에 각 분기 초(1월·4월·7월·10월)를 노려야 한다. 올해 초 적격대출은 판매 시작과 함께 은행별로 줄줄이 동났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1월 초에 이미 1월과 1분기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

적격대출은 주택을 구매하려는 이들에게 10년~40년 간 고정금리로 대출해 주는 저금리 금융 상품이다. 소득 제한이 없어 실수요층과 서민·중산층, 자산이 없는 고소득자나 맞벌이 부부도 큰 관심을 보인다.

또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혼합형 금리)를 받는 것이 통상적으로는 더 낫다. 보통 주택 담보대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에 비해 금리가 높은 편이지만, 변동금리 상승 속도가 가파른 점을 감안하면, 고정금리로 대출받는 것이 좋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금리 상승 때문에 이자 부담은 물론이고 심적 불안도 커질 수 있다”며 “신규 대출은 고정금리로 받고 대출을 갈아타야 한다면 중도 상환 수수료와 대출한도 축소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요구권’도 금융소비자로서 쓸 수 있는 하나의 카드다. 대출을 이용하는 도중 신용상태가 개선되면 금융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면 된다. 취업·이직, 승진, 소득 증가, 신용등급 상승, 자산 증가, 부채 감소 등 대출 이후 신용상태가 개선될 경우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개인대출과 기업 대출 모두 적용된다. 단, 정책 자금 대출이나 예·적금 담보대출 등 미리 정해진 금리 기준에 따라 취급된 상품은 제외된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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