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부동산 판매 5억달러 돌파...올해 2배 예상
파이낸셜뉴스입력 2022.02.02 03:43수정 2022.02.02 03:43
[파이낸셜뉴스]
메타버스 플랫폼 샌드박스의 게임 가상세계 지도. 로이터뉴스1
메타버스내 부동산 판매 규모가 지난해 5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2배 가까이 더 늘어 1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CNBC는 1일(이하 현지시간) 메타메트릭솔루션스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메타버스 가상 부동산은 그러나 현대판 엘도라도이자, 피라미드 사기의 결정판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 페이스북→메타 개명, 가상부동산 판매 폭증
메타버스 데이터 제공업체 메타메트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4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팔린 가상 부동산 규모는 5억100만달러에 이르렀다.
메타메트릭은 올해 메타버스내 가상 부동산 판매 규모가 1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버스 가상 부동산 판매는 지난해 10월 28일 소셜미디어 업체 페이스북이 사명을 아예 메타플랫폼스로 바꾼 뒤 속도를 내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버스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사명을 개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메타메트릭에 따르면 메타 사명 개정 직후인 지난해 11월 메타버스 가상부동산 판매 규모는 9배 가까이 폭증해 1억3300만달러에 이르렀다.
11월 반짝 폭증 이후 12월부터는 판매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흐름 자체는 여전히 탄탄하다.
올 1월 가상 부동산 판매 규모는 8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에 비해 10배 넘게 폭증했다.
■ 고위험, 고수익
브랜드에센스 마켓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 가상 부동산 시장 규모는 올해를 기점으로 2028년까지 연간 31% 성장할 전망이다.
메타버스 가상 부동산 기관투자가이자 자문업체인 리퍼블릭렐름의 재닌 요리오 CEO는 이 시장에는 큰 위험이 따르지만 그에 걸맞은 막대한 잠재 보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퍼블릭렐름은 현재 최대 메타버스 가상부동산 플랫폼인 샌드박스에서 430만달러 규모의 가상부동산을 사들였다.
샌드박스 플랫폼에서 이른바 '판타지 제도'라고 이름 붙인 100개에 이르는 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섬마다 자체 빌라가 들어섰고, 이와 관련한 보트·제트스키 시장도 만들어졌다.
이미 이들 100개 섬 가운데 90개가 분양 첫 날 팔렸다. 분양가는 섬 하나에 1만5000달러였지만 지금은 일부 섬이 10만달러 이상에 매물로 나왔다.
■ 빅4 플랫폼
메타버스에서 가장 덩치가 큰 플랫폼인 이른바 '빅4'는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크립토복셀스, 솜니엄 등이다.
현재 이들 빅4 플랫폼이 구현한 가상부동산 규모는 모두 26만8645파슬(조각)이다. 필지 같은 개념의 파슬 면적은 업체마다 다르다.
시장을 지배하는 곳은 샌드박스다.
리퍼블릭렐름에 따르면 샌드박스는 4대 플랫폼이 제공하는 가상부동산 가운데 62%를 차지한다. 지난해 가상부동산 전체 판매의 4분의3이 샌드박스 부동산이었다.
샌드박스의 가상부동산 규모는 16만6464파슬이다. 각 파슬은 가로 94m, 세로 94m 가상공간이다. 이더리움으로 가격이 매겨지며, 지난해 12월에는 파슬 당 약 1만2700달러에 팔렸다.
디센트럴랜드는 9만600파슬을 구축했다. 파슬당 면적은 가로 16m, 세로 16m로 각 파슬이 1만4440달러 수준에서 팔렸다. 역시 이더리움으로 가격이 매겨져 있다.
■ 메타버스도 입지가 관건(?)
뉴욕 맨해튼이나 유럽 모나코 같은 곳이 비싼 것처럼 메타버스에서도 입지가 부동산 가격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될까?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실세계에서처럼 메타버스에서도 입지가 부동산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샌드박스에서는 래퍼 스눕독이 개발을 추진 중인 지역의 인근 파슬 가격에 웃돈이 붙는다.
반면 리퍼블릭렐름의 요리오는 입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메타버스에서는 순간이동이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메타버스 가상부동산 가치는 부동산을 누가 소유하고, 이 부동산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 볼거리를 제공하거나, 박물관이 들어서는지 등이 가상부동산 가격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 메타버스 패션 상가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토큰스닷컴은 최근 메타버스 가상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투자자들로부터 1600만달러를 끌어들였다. 투자금은 가상부동산 매입과 직원 고용에 대부분 투입됐다.
최근에는 디센트럴랜드의 패션 상가 가상부동산에 240만달러를 투자했다.
토큰스닷컴은 이 메타버스 공간에 의류 소매점도 입점시키고, 이 곳에서 패션쇼도 열 계획이다.
앤드류 키겔 CEO는 북미 지역 의류 브랜드 2곳과 계약이 마무리단계에 들어갔다면서 메타버스의 상업부동산 가치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 "피라미드 사기"
반면 다른 한 편에서는 이같은 메타버스 붐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허구일 뿐이며 부동산 분양은 피라미드 사기라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의 핵심은 희소성이다.
실제 토지는 희소성이 있다. 건물을 올리거나 지하구조물을 만들어 가용면적을 넓힐 수는 있지만 실제 토지를 더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가상공간은 얘기가 다르다. 가상공간은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 새 메타버스 플랫폼이 출범하는 것을 제한할 요인도 사실상 없다.
또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들 역시 플랫폼내 가상공간을 확대할 수 있다. 시장 1위 업체 샌드박스는 실제로 파슬 규모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플랫폼 공간을 늘렸다.
인디애나대의 언론학 교수 에드워드 카스트로노바는 "메타버스 부동산 판매는 대체로 피라미드 사기"라면서 "그 역사가 20년이 넘는다"고 비판했다.
카스트로노바 교수는 "인터넷 스타트업에 메타버스는 마치 (황금으로 만들어진 도시)엘도라도와 같다"면서 엘도라도를 찾아 나선 이들이 그랬듯 "이들 역시 밀림 속을 헤매다 목숨을 잃는다"고 말했다.
토큰스닷컴의 키겔은 그러나 이런 관점은 노회한 투자자들의 관점일 뿐 젊은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은 메타버스의 매력을 단박에 알아챈다고 반박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로 희소성을 보장받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처럼 메타버스 가상공간 역시 고유의 희소성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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