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수원시의원 시점] 이현구 "신뢰가 가장 중요… 시민 위한 조례안 끝까지"
입력 2022-01-30 20:50:27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우리동네 국회'라고도 불리는 지방의회, 수원시의회엔 37명의 시의원이 있습니다. 수원시장이 세금을 적절하게 쓰는지 감시하면서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 추진을 위해 '우리동네 법안'이나 마찬가지인 조례를 만들어 시행되도록 하는 일을 합니다. 365일 24시간 자나깨나 '우리동네 걱정'뿐인 사람들이죠. 2018년 임기를 시작한 제11대 수원시의회 의원들이 지금까지 '우리동네 주민'들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그들은 원래 어떤 인생을 살았었는지 각 시의원들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전지적 수원시의원(1인칭) 시점'에서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매탄1동·매탄2동·매탄3동·매탄4동' 대표시민 이현구입니다
이현구 수원특례시의회 도시환경위원장. /수원특례시의회 제공
스물여덟 나이에 아무것도 모른 채 뛰어들었던 터라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저는 수원시의원 이현구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역구인 매탄1동·매탄2동·매탄3동·매탄4동 주민들을 위해 땀 흘려 일하고 있어요. 시의원에 당선되기 전 수원에서 27년여 동안 개인 사업체를 운영했습니다. 수원공업고등학교를 2회로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지난 1983년부터 전기공사 업체를 꾸렸죠.
스물여덟 나이에 아무것도 모른 채 뛰어들었던 터라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1990년대엔 거래처가 부도를 맞아 사업 초기부터 3~4번 망할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오뚜기처럼 딛고 일어났어요. 큰 어려움을 여러 차례 겪어서인지 얼마 후 찾아온 1997년 IMF 외환위기는 생각보다 잘 견뎌냈죠.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무렵엔 피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어려움을 맞게 됐습니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위기를 맞았는데 거래처였던 화성의 한 업체가 부도를 맞은 거예요. 제가 보증을 서 준 업체였는데 그 소식이 알려지자 우리와 거래하던 다른 업체들이 몽땅 찾아와 밀린 거래금을 달라는 거예요. 시기별로 나눠내던 돈을 한 번에 달라고 하니 당시 금액으로 1억 5천만 원이 필요했던 긴급상황이었죠.
"우리 회사가 망한 건 아니다. 위기일수록 도와야 않겠냐"고 호소했지만 각자 어려운 처지에 뾰족한 수는 없었습니다. 회사를 처분하다시피 전 재산을 쏟아부었고 화성의 그 업체도 위기를 면할 수 있었어요. 결국 아무 문제 없이 모두 해결됐죠.
수십 년 숱한 어려움에도 '신뢰감' 하나로 오뚜기처럼
2009년쯤이었습니다. 큰 위기를 잘 이겨냈는데 오히려 허탈감과 배신감이 몰려오더라고요. 오랜 기간 서로 돕고 기댔던 동종 업계 사람들이 절 피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때 그 일로 많이 어려워져 제가 사업을 더이상 하기 힘들어졌다고 소문이 난 거죠. 너무 외로워 힘든 나날을 보내다가 결국 새로운 삶을 찾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처음 시의원에 출마하게 된 때입니다.
사업을 운영하며 수원과 경기도지역 전기공사협의회 등에서 임원을 맡고 출신 학교인 수원공고 총동문회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사회에 넓은 관계를 형성해뒀었어요. 2004년 처음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던 김진표 의원 선거를 도우며 처음 민주당과 인연도 맺었죠.
인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라는 거예요
그렇게 2010년 시의원에 출마해 당선됐고 지금은 재선 의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숱한 어려움을 겪다가 사업을 접고 시의원에 당선되며 느낀 점이 있습니다. 인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라는 거예요. 사업을 할 때도 제가 처한 모든 상황을 숨김없이 꺼내놓았고, 시의원에 출마할 때도 다른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적었지만 자신감 있게 선거에 나서 당당히 이겼습니다.
수십 년 개인 사업을 운영하며 여러 차례 위기에도 오뚜기처럼 일어날 수 있었던 건 상대방에게 숨김없이 나를 보여줌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신뢰감이에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단점은 숨기고 장점만 보여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어요. 결국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시민들을 위해 거짓 없고 진실만 보여주며 최선을 다하는 시의원이 될 것입니다.
시민들을 위해서라면 무모한 도전도 서슴없이
의정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건 초선이었던 2010년 원천동 동사무소 신축 추진 당시 수원 최초로 보육시설을 함께 조성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 해 4월쯤 이미 원천동 동사무소 신축 공사를 위한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이를 멈추고 보육시설을 함께 짓도록 하자고 제안했어요. 무모했었죠.
하지만 보육시설만 별도로 짓기 위해 100억원 이상 예산이 필요한 것과 달리 동사무소와 함께 복합으로 지을 경우 12억여 원밖에 들지 않는 걸로 당시 조사됐었어요. 그때 처음 시장에 당선된 염태영 수원시장도 이에 동의했어요. 다만 예산 문제가 걸림돌이었죠.
시민들을 위해 합리적으로 필요한 사업과 조례안이라면
어떻게서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 끝까지 해결해 낼 자신이 있습니다
마침 김문수 경기지사와 조찬간담회에서 만날 일이 있었는데 원천동 동사무소와 보육시설의 복합 조성 안건을 설명하니 매우 좋은 제안이라며 반기는 거예요. 며칠 후 곧바로 경기도에서 3억여 원의 특별보조금이 내려왔고 이어 나머지 사업비도 일부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와 같은 복합사업을 원천동 동사무소뿐 아니라 이후 신축되는 다른 모든 동사무소에 적용해 보육시설이 함께 지어지도록 했어요. 요즘과 마찬가지로 2010년대에도 보육 문제가 큰 이슈였어요. 시민들을 위해 합리적으로 필요한 사업과 조례안이라면 어떻게서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 끝까지 해결해 낼 자신이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활약은 수원공고 총동문회 덕분?
2002년 월드컵과 이후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 출전해 세계에 이름을 알린 박지성 선수와 작은 인연이 있습니다. 같은 수원공고 출신이라는 게 계기였죠. 전기공사 사업을 하며 수원공고 총동문회장을 맡을 때였어요.
수원공고 축구 선수들이 야간에도 연습할 수 있도록 운동장에 조명등을 설치해주기로 한 거예요. 경기도에선 처음 고등학교에 축구선수들을 위한 조명등이 설치된 사례였을 거예요. 수원공고가 당시 거주하던 집과 가깝다 보니 새벽 운동을 하러 수원공고를 지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때가 이른 새벽 5시쯤이었는데 조그만 학생 한 명이 운동장에서 혼자 드리블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앞으로도 '우리동네 시민'들을 위해 무슨 일이든
발 벗고 나서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그때만 해도 "참 열심히 하는 선수구나"라고 생각하고 말았죠. 그런데 이후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총동문회 축하 자리에서 박지성 선수를 만나 혹시나 물어보니 당시 그 어린 선수가 자신이었다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국가대표로서 박지성 선수의 활약에 작은 도움을 준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웃음). 그때 박지성 선수가 총동문회에게 고맙다고 인사도 해줬으니까요.
아무쪼록 이번 제11대 수원시의회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우리동네 시민'들을 위해 무슨 일이든 발 벗고 나서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오랜 기간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숨김없이 최선을 다하는 신뢰감으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이현구 의원이 되도록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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