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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 절벽 시기에도 사세 확장 중인 ‘반값 중개’… “회원수·매물 건수 2배 늘었다”

부동산 거래 절벽 시기에도 사세 확장 중인 ‘반값 중개’… “회원수·매물 건수 2배 늘었다”

최온정 기자

입력 2022.01.10 15:30

‘반값 중개’ 플랫폼들이 조용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지만 중개 매물 수와 회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반작용으로 반값 중개 플랫폼이 틈새 시장으로 차차 인정받는 분위기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반값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플랫폼인 다윈중개와 우대빵의 사세가 커지고 있다.

‘다윈중개’는 ‘집내놓을때 중개수수료 0원, 집구할때 중개수수료 반값’을 내세우는 중개 플랫폼이다. 집을 팔 사람이 직접 플랫폼에 매물을 올리면, 공인중개사는 집주인에겐 수수료를 받지 않고 매수자에게도 법정 수수료의 절반만 받는다. 다원중개는 작년 3월 서울·경기지역을 시작으로 사업을 시작한 후 작년 8월부터 전국으로 영업 대상을 넓혔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연합뉴스

다윈중개에 따르면 최근 누적 매물이 3만건을 돌파했다. 지난 8월엔 5개월만에 1만건을 넘어섰는데, 이후 4개월만에 2만건이 더 추가된 것이다. 중개사 회원도 2000명을 넘기면서 작년 8월과 비교해 2배가 됐다.

김석환 다윈중개 대표는 “공인중개업소에 내야 하는 수수료율이 높다는 문제의식이 전반에 퍼졌을 때 월간 이용자 수가 30만을 넘기기도 했다”면서 “최근엔 이용자 수가 줄어들어서 월간 이용자 수가 25만명 수준으로 줄었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하고 있다”고 했다.

중개수수료를 반값으로 낮춘 우대빵도 창업 1년만에 사세를 넓히고 있다. 2020년 5월 출시 후 1년만에 부동산 누적 거래금액이 2000억원을 넘어섰으며, 현재는 이 수치의 2배인 4671억원 수준이다. 누적 매물도 지난 5월까지 5700여개를 달성한 후, 지금은 1만6974개로 급등했다.

전국 지점도 늘었다. 현재 우대빵은 전국에 35개의 가맹점과 직영점을 두고 있다. 가맹계약까지 체결한 곳을 합치면 총 50곳이다. 확산세가 거세지자 지난해에는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매쉬업엔젤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하기도 하면서 점차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처럼 반값 중개 플랫폼의 인기가 치솟은 것은 지난해 집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수수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KB부동산 월간주택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전국 집값은 14.97% 상승했다. 2002년(16.43%)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집값에 일정한 비율을 곱해 계산하는 중개수수료도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12억4978만원, KB부동산 기준)의 집을 매도했다면 매도자는 공인중개업소에 수수료로 최대 749만8680만원(0.6%)을 줘야 한다.

부동산 커뮤니티에 반값 중개 플랫폼을 사용해 중개수수료를 낮춘 사례가 올라오고 있는 것도 반값 중개 플랫폼의 사세가 확장되는 요인이다. 한 네티즌은 “반값 중개 플랫폼과 가맹계약을 맺은 부동산에 전세 7억원짜리를 알아봐달라고 했더니 수수료율이 0.2%라고 했다. 0.4%를 받는 일반 부동산과 비교하면 수수료가 절반 수준이라서 놀랐다”면서 “이런 플랫폼이 소문이 나면 다른곳에서 계약하는 것보다 훨씬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했다.

중개 플랫폼은 최근의 사세 확장이 회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선 중개 플랫폼이 소유한 매물 수가 기존 공인중개업소에서 공유하는 매물 수보다 적다는 점에서 빠른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 중개 플랫폼 이용이 대세가 된다면 기존 공인중개업소와의 협업도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기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과는 여전히 갈등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마포구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요즘엔 부동산 거래가 잘 되지않아 힘든 상황이라 주변에 반값 중개 부동산이 들어온다고 하면 달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면서 “반값 중개가 확산되면 공인중개사들이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실제 충돌도 있었다. 작년 9월에는 개업 공인중개사 10여명이 인천시 남동구의 우대빵 구월지점을 찾아가 건물 외부 유리창에 붙은 ‘반값 중개 수수료’ 광고물을 떼라고 강요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우대빵 측이 이들을 상대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우대빵 관계자는 “다른 중개업자 분들의 반발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중개수수료율을 낮추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도 않고 손님들은 오히려 좋아하신다”면서 “최근에는 오히려 기존에 중개업을 하시던 분들이 가맹계약 문의를 주시고 있어 시장에서도 점차 반값 중개 서비스의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