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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리려니 이자가 발목잡네" 은행 대출 재개에도 웃픈 이유는

"돈 빌리려니 이자가 발목잡네" 은행 대출 재개에도 웃픈 이유는

머니S 박슬기 기자|입력 : 2021.12.17 04:38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그동안 꽁꽁 닫아놨던 대출 문을 일부 열어두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사진=뉴스1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그동안 꽁꽁 닫아놨던 대출 문을 일부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이미 높아진만큼 대출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했던 주택담보대출을 오는 20일부터 재개한다. 내년 신규 주담대(퍼스트홈론)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접수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실제 대출 실행일은 내년 1월 3일부터다.

이번에 신규 접수가 재개되는 주담대는 금융채 1년·3년·5년물 금리와 연계된 상품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내년 주담대 신규 취급을 위한 사전적인 준비 절차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영업점별로 관리해오던 가계대출 신규 취급한도를 해제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지난 9월부터 중단했던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을 지난 13일부터 재개했다.

MCI는 주로 아파트, MCG는 다세대·연립 등에 적용된다. MCI·MCG 대출이 재개되면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5000만원씩 대출 가능 금액이 늘어난다.

앞서 하나은행도 지난 11월 23일 모든 신용대출과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판매를 재개했다. 이달부터는 가계 주택담보대출과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담보 구입자금대출 판매도 재개했다.

농협은행도 이달부터 무주택자만 한정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가계대출 빗장을 풀기 시작한 것은 최근 들어 가계대출 증가율이 안정권에 들어와서다. 그동안 가계대출 조이기가 강화되면서 사실상 대출 실행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연말 대출 상환이 속속 이뤄지면서 가계대출 총량에 여력이 생겼다.

가계대출 문 열리지만 금융소비자 '울상'인 이유는

이처럼 가계대출 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대출 절벽에 내몰렸던 금융 소비자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가계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자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과 11월 두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던 0.5%의 기준금리를 1%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달만에 0.26%포인트 급등했다. 이같은 증가폭은 201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

이에 따라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는 연 3.734~5.05%로 집계됐다. 특히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최고 금리는 연 5%를 넘어섰다. 이들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60~4.95%로 연 5% 벽을 넘보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행이 내년 1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올들어 11월까지 전년동기대비 소비자물가는 2.3% 상승하며 지난해(0.5%)에 비해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연간 상승률로는 2012년(2.2%) 이후 처음으로 물가안정목표(2%)를 상회할 전망이다.

한은은 내년에도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크게 낮췄던 기준금리를 정상화하가는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성장, 물가, 금융불균형 위험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서 경제 상황 변화에 맞게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로 수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고정금리 상품을 고르는 방법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대출을 갈아탈 때에는 중도상환수수료 등이 붙는다"며 "중도상환수수료는 3년이 지나며 사라져 3년을 채우기 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면 변동금리를 잠시 유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슬기 seul6@mt.co.kr |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박슬기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