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주택매매 절반이 빌라
정순구 기자 입력 2021-11-18 03:00수정 2021-11-18 03:00
아파트값 급등… 대출규제 이어져
1~9월 주택매매 49%가 빌라… 2006년 통계이래 가장 많아
작년 아파트 매매, 빌라의 2배 넘어
전문가 “당분간 빌라수요 이어질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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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에서 매매된 주택 2곳 중 1곳은 빌라(연립·다세대주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데다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매매가 급감한 반면 빌라에 대한 수요는 예전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의 빌라 매매 건수는 총 5만1708건이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주택 매매 건수가 10만4492건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주택 거래의 49.5%가 빌라에 집중된 셈이다. 이 같은 빌라 거래 비중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1∼9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것이다.
빌라 거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한 영향이 크다. 서울 빌라 거래량 자체는 지난해 1∼9월 5만1653건으로 올해와 비슷하다. 하지만 올해 1∼9월 거래된 서울 아파트는 4만29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5975건)의 56.6%로 급감했다.
이처럼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올해 1∼9월 아파트 거래 비중이 41.1%로 빌라 거래 비중(49.5%)보다 낮게 됐다. 통상 빌라 거래 비중이 아파트 거래 비중보다 낮지만, 2007년(빌라 44.6%, 아파트 40.7%) 이후 처음으로 빌라 거래 비중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빌라 거래량보다 많게는 2배 이상으로 높았다. 빌라는 가구수가 적어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이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해 1∼9월 서울 주택 거래 14만856건 중 아파트와 빌라의 비중은 각각 53.9%와 36.7%였다. 2019년에도 아파트의 거래 비중(49.4%)이 빌라(39.1%)를 웃돌았다.
빌라 가격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0.55%로 2009년 10월(0.70%) 이후 12년 만에 월간 최고치를 보였다. 올해 1∼10월 연립주택 매매 가격 누적 상승률도 3.38%로 전년 동기(1.11%) 대비 3배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빌라가 아파트보다 많이 거래되는 현상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아파트 수요는 단기간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한풀 꺾인 데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의 수요 억제 요인까지 겹쳤다”며 “아파트 매매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현 추세가 반전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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