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수원특례시 주요 관심사업 등 종합/-은하수마을과 주변

주체 없는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개발…슬럼화 해결방안 묘연

주체 없는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개발…슬럼화 해결방안 묘연

장희준 기자 junh@kyeonggi.com

입력 2021. 10. 18 오후 4: 54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서 철거 및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주현기자

60년 만에 폐쇄를 이룬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가 골목상권으로 탈바꿈하려는 첫발(경기일보 8월31일자 6면)을 내딛었지만, 변화를 선도할 주체가 마땅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세권을 노린 유흥가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시민의 거리’로 조성될 수 있도록 수원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수원시에 따르면 이달 기준 집결지 터 성매매 업소들이 들어섰던 건물 78동 중 26동은 철거가 완료됐고, 18동은 리모델링이 이뤄지고 있다. 또 소방도로 개설사업과 함께 보차도ㆍ도시가스 공사가 진행 중이며, 매산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내달 말부터 수원역 주변 거리환경 개선사업이 착수된다.

그러나 이 같은 도시기반시설 정비 외엔 이렇다 할 변화의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다. 매산동 도시재생 뉴딜사업도 당초 지난 2018년부터 추진되던 것으로, 집결지 폐쇄에 따른 사업이라 보기 어렵다. 또 올해 5월31일을 기해 모든 성매매 업소들이 철수했지만 지난 1999년 7월 설정된 ‘청소년 통행금지구역’도 여전히 해제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현재까지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관련 사안을 사실상 전담해오던 수원역가로정비추진단이 해체를 앞뒀다. 집결지 내 소방도로 개설사업을 목적으로 구성된 TF 성격의 이 부서는 관련 사무가 마무리되는 내년 1월 사라진다. 이렇게 되면 여성정책과, 도시재생과, 팔달구청 등 여러 부서로 나뉜 집결지 관련 업무를 총괄할 주체마저 사라지는 셈이다.

무엇보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의 상황은 마찬가지로 폐쇄를 앞둔 다른 집결지와 성격이 다르다. 평택 쌈리와 파주 용주골은 재개발이 계획돼 있고, 그에 따른 민간자본의 유입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폐쇄 수순에 들어섰다. 이와 달리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는 경찰의 단속과 시민들의 활동으로 이른바 ‘자진 폐쇄’를 이끌어 낸 만큼 그 의의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시가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문종 수원시 제2부시장은 “그간 수원역가로정비추진단이 해오던 업무는 여성정책과로 이관하고, 향후 집결지 관련 사안을 총괄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며 “업종이나 거리 조성에 대해 지자체가 강제할 수는 없더라도, 공공의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양휘모ㆍ장희준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장희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