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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거리죠"… 33억 수원 테마거리 ‘테마가 없다’

"술집 거리죠"… 33억 수원 테마거리 ‘테마가 없다’

300여개 상점 60%가 술집·음식점… 사업 완료 2년 남았는데 티 안나

입구 광장엔 노숙인·비둘기 떼만… 포토존 흡연장 방불케 취지 무색

수원역 로데오거리. 사진=중부일보DB

"술집 거리죠. 전혀 테마거리같지 않은데요."

수원시민들에게 ‘수원역 로데오거리’로 알려진 ‘매산로 테마거리’. 청춘들에겐 인계동 번화가와 버금가는 수원의 핫플레이스로 인식된다.

매산로 테마거리(약 400m)에 들어선 상점은 300여 개로, 이중 60% 가량은 술집과 음식점이 차지할 만큼 그 비중이 높다. 때문에 일각에선 ‘알코올 테마거리’가 아니냐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나온다.

6일 수원시와 시민 등에 따르면 매산로 테마거리는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주관한 ‘2018 상권활성화 사업’에 매산시장, 역전시장과 함께 선정된 곳 중 하나다.

상권활성화 사업은 간판정리,조형물 설치 등 문화 공간 조성 내용이 담긴 구도심 상권활성화 사업으로 오는 2023년까지 5년간 국비 40억 원, 시비 40억 원 등 80억 원이 투입돼 진행된다.

지금까지 1년 차 사업으로 16억 원, 2년 차 사업으로 17억 원의 예산을 들였고, 현재 3년 차 사업의 기획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3년차에 접어든 사업치고는 일반적인 번화가와 별다를 게 없는 데다 뚜렷한 테마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오후 12시께 찾은 테마거리 입구 광장에는 노숙인 무리가 소란스레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광장 배경에는 ‘MAAAE SANRO THEME STREET’라 적힌 멋들어진 간판이 붙어있었는데, 바로 앞에서 비둘기 떼가 노숙인들이 남긴 음식물 부스러기를 주워 먹고 있어 이질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거리를 쭉 걷다 보니 테마거리를 표현하는 포토존 두세 개와 소형 광장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흡연하는 시민들이 많아 포토존의 취지는 무색해 보였고 거리 여기저기 놓인 입간판들로 난잡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윤모(25·여)씨는 "이곳은 수원시민들에겐 술집 거리로만 인식된다"며 "이곳에 자주 오지만 지난 2년 동안 어떤 사업들을 했다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는 지금까지 비교적 테마거리보다 상권이 낙후된 매산시장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비교적 상권이 낙후된 매산시장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 테마거리는 3년 차 사업에서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상인역량사업 등 지연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싶어도 수원역은 경관지구로 지정돼 조형물 심의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 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매산로테마거리는 2017년 국토부 ‘도시재생뉴딜’의 시범 사업지(국비 60% 도비 12% 시비 28%)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사업 심의에서 반려돼 현재 승인 절차 이행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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