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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리포트] "우리 지역까지 연장해달라"... GTX 노선 요구 봇물

[파워리포트] "우리 지역까지 연장해달라"... GTX 노선 요구 봇물

자체들 C노선 추가 정차역 건의… 자체 연구용역으로 정당성 주장

B노선 경제성 발목 개통시점 불투명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B·C노선 모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순탄치 않은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이달 말 기본계획 발표를 앞둔 GTX-C노선을 두고 지역 간 노선 쟁탈이 치열하다. GTX 역사는 지역 핵심 거점에만 개통해 급행으로 운영한다는 게 국토교통부가 세운 대원칙이다. 하지만 GTX-C 예정역사 인근 지역마다 ‘내 집 앞 정차’ 여론이 빗발친다. 가장 먼저 착공한 GTX-A노선은 ‘내 집 앞은 안 된다’는 지역주민 반대에 부딪쳤다. GTX-B노선은 경제성에 발목이 잡혀 가장 늦게 개통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의왕시청사에 붙어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의왕역 정차 요구’ 플래카드. 김희민기자

◇GTX-C ‘연장·정차역 추가·현행 유지’ 뒤엉켜= 현재 기본계획 수립 단계인 GTX-C노선은 총사업비 5조3천88억 원을 투입해 양주 덕정에서 의정부, 창동, 광운대, 청량리, 삼성, 양재, 과천, 금정, 수원까지 총길이 74.8㎞를 잇는 사업이다. 2018년 12월 예타를 통과했다. KTX와 철로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B/C값을 산출한 결과, 예상치(1.0대)를 훨씬 상회한 1.36이 나와 기대감을 더했다.

서울은 지난 8월 지하철 2·5·분당선, 경의중앙선과 연계 편의를 위해 왕십리역 정차를 건의, 성동구의 건의문과 주민 23만 명의 서명부를 함께 전달했다.

경기 지역에선 노선 연장, 정차역 추가, 현행 유지 등 주장이 뒤엉킨 상황이다. 평택시는 화성 병점과 오산을 거쳐 평택 지제(29.8㎞)까지 연장 운행을 요구한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평택시에 힘을 싣기도 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민자사업자 협의를 통해 경부선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운행 연장을 추진하거나 그마저 어렵다면 별도 사업으로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차역 추가를 요구하는 지자체는 안양시와 의왕시다. 안양시는 지난 5월 인덕원역 정차를 건의했다. 사전타당성조사 연구용역 결과, C노선의 인덕원역 경유는 기존 전철 4호선 이용과 역사 신설 각각 3.33, 1.05로 나타났다. 안양시의회와 ‘GTX-C노선 인덕원역 정차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지난달 19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인덕원역의 GTX-C 기본계획 반영을 외쳤다. 안양시 관계자는 "기존 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업비 부담이 없고, 사전타당성조사 용역결과(경제성과 표준속도)도 잘 나왔다"고 전했다.

의왕역 신설과 관련 의왕시 자체 조사에선 B/C값이 1.74로 나왔다. 수원역과 금정역 사이 위치한 의왕역까지 지나면 급행이 완행이 된다는 지적엔 수원역까지 8.2㎞, 금정역까지 5.9㎞를 확보해 역간 거리가 충분하다는 대응논리를 펴고 있다. 의왕시 관계자는 "의왕역 정차를 한다고 해도 1분 40초 정도밖에 늘어나지 않는다"며 "국토부의 기본계획 고시를 토대로 의왕역 신설 제안서를 작성할 예정인데 12월 말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GTX-A는 민간사업자 역을 신설할 수 있도록 열어줬고, 다른 노선에서 지자체 부담으로 역을 새로 만든 사례가 있어 GTX-C의 경우도 기본계획 발표 이후 추가 정차나 역 신설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높였다.

수원과 양주 등 기존 노선에 포함된 지역에선 원안 유지를 바라는 분위기다. 완공시점이 늦어질 것을 것을 우려해서다. 앞서 국토부는 GTX 조기 착공 여론이 커지면서 올해 상반기 GTX-C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하려고 했지만, 지자체 각각의 요구를 검토하면서 기본계획 확정이 지연됐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관련 평택시는 화성 병점과 오산을 거쳐 평택 지제(29.8㎞)까지 연장 운행을 요구한다. 사진은 지하철 1호선과 SRT가 지나는 평택 지제역의 모습. 박다예기자

◇GTX-A는 반대에 GTX-B는 경제성에 발목= GTX-A는 파주 운정, 고양 일산, 대곡, 연신내, 서울, 삼성, 수서, 성남, 용인, 동탄 등 10개 역으로 수도권 동남부와 서북부 83.1㎞(총사업비 2조9천억 원)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앞서 서울 강남 청담 주민들은 지난 5월 서울시청에서 지반 침하에 의한 주택 붕괴 등을 이유로 A노선 청담 공사 구간인 ‘24 작업구’ 굴착을 반대하며 시위했다. 강남구가 민원을 이유로 굴착 허가를 거부했고, 행정심판으로 허가 결정이 나 뒤늦게 공사가 시작됐다.

파주 교하 주민들이 구성한 ‘GTX-A 열병합 관통노선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GTX-A 차량기지 입·출고 노선이 열병합발전소 아래를 지나 온수관 파열 등 대형사고가 우려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차량기지 예정 터에서 법정 보호종인 멸종위기 1급 수원청개구리가 발견돼 6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비대위는 차량기지 예정지 선정 등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9월 국토부와 시행사인 SG레일을 상대로 ‘GTX-A 실시계획 승인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비대위 관계자는 "당초 GTX-A 차량기지 입·출고 노선이 열병합발전소 지하를 우회하는 것으로 계획됐지만, 비용절감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발전소 아래로 지나가는 것으로 변경됐다"며 "경제적 이익이 아닌, 주민의 기본적인 권리인 안전보장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파주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해서 열병합발전소 주관으로 안정성 적합 검사를 실시했다"며 "안정성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는데 주민들이 노선 변경 주장을 굽히지 않아 파주시가 협의에 나섰다"고 답변했다.

GTX-B노선은 남양주 마석, 평내호평, 왕숙, 별내, 서울 망우, 청량리, 서울, 용산, 여의도, 신도림, 부천종합운동장, 인천 부평, 인천시청, 송도 등을 잇는다. 총길이 80.1㎞, 사업비는 5조9천38억 원이다. 당초 계획은 청량리에서 송도를 잇는 노선이었지만, 2014년 예타 결과 B/C값이 0.33으로 A(1.33)와 C(0.66)보다 한참 낮았다.

이후 용량 포화상태인 용산~망우와 경춘선이 깔린 망우~마석구간을 포함한 현 노선으로 지난해 8월 어렵사리 턱걸이(1.0)로 예타를 통과했다. 문제는 사업방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민자적격성검토 결과, ‘부정적’ 결론에 다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국토부는 내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빠르면 2022년 착공, 2027년 개통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GTX-B는 현재 기본계획 단계에 있고, 내년 기본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라며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았고, 실시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개통 시점을 확정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다예·양효원·김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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