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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염태영( 前 수원특례시장

[시장실에서] 잘하고 계신 국민들에게 또 부탁드려 죄송합니다 - (염태영 수원시장)

[시장실에서] 잘하고 계신 국민들에게 또 부탁드려 죄송합니다 - (염태영 수원시장)

예측이 빗나가길 간절히 바랐다. 두 달 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비롯한 감염병 전문가들이 ‘가을 대유행’을 경고하며, "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 이번만큼은 예측이 맞지 않길 바랐다.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시민들이 감염병 예방수칙을 잘 지킨다면 머지않아 코로나19 종식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수원시는 지난 8월 6일, ‘코로나19 대응 200일 중간점검 보고회’를 열고, ‘2차 대유행 대비 대응 방향’을 논의하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코로나19가 재확산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서울 사랑제일교회 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광화문 집회에 수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코로나19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의 1일 확진자 수는 ‘신천지 사태’ 이후 최고치인 324명(8월 20일)까지 늘어났고, 특히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수는 25일 현재 915명에 이른다. 지금 수도권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집단감염 발생 이후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의 행태를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웠다.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기는커녕 정부의 방역을 방해하고, 검사를 회피하는 교인들이 있다는 뉴스가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고 도주한 신도’, ‘병원에서 탈출해 25시간 만에 검거된 신도’, ‘검사를 거부하고, 검체를 채취하러 온 보건소 직원을 껴안은 신도’ 등 믿어지지 않는 기사를 읽고,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교회 집단감염’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대다수 교회까지 비난을 받아 안타깝다. 신도가 9000명에 이르는 수원중앙침례교회는 지난 6월 확진자 2명이 예배에 참석했지만, 예배에 참석한 모든 신도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 두기’, ‘발열 체크’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한 덕분에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수원중앙침례교회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방역 수칙만 철저하게 지키면 집단감염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정부는 19일부터 수도권 전역을 대상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했다. 이번 방역수칙 강화의 핵심은 ‘모이지 않는 것’이다. 지난 7개월 동안 불편을 감수하며 생활 방역 수칙을 잘 지켜주신 대다수 국민 덕분에 코로나19는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였다. 일부 몰지각한 이들 때문에 수많은 국민이 떠받치고 있던 ‘방역 둑’이 터졌지만, 우리가 조금만 더 인내하고, 정부 지침을 따른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 ‘생활 방역’을 충실하게 실천해주신 대다수 국민에게 자꾸 부탁을 드리는 것 같아 면목이 없다. 이번 사태가 진정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될 때까지 반드시 외출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가급적 집에 머물러 주시고, 모임도 자제해주시길 바란다. 이번 고비를 넘지 못하면 몇 배의 대가를 치를 수 있다. 특히 수도권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반드시 지켜주시길 부탁드린다.

교인들에게도 부탁드린다. 예수님께서는 "네 이웃을 너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은 사랑하는 내 이웃을 지키는 일이다. 순간의 방심과 안일한 행동이 이웃과 가족, 사회 공동체를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염태영 수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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