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삶] 인간의 도리 - (김현탁 한국현대문학연구소장)
인간의 행동에는 양심에 따른 행동이 있고 본의와 다르게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을 할 때가 있다. 그것을 광의의 의미로 보면 양면성 혹은 이중성이라고 할 수 있다. 거대한 인간 사회는 완벽하게 양심대로 살 수 없지만 때로는 예의상 겉 다르고 속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인지의 능력이 있고 이성이 본능을 억제하며 살아가야한다는 사회적 법칙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성이 배제되고 본능대로 행동한다면 이 세상은 질서가 무너지고 약육강식의 처참한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미투의 바람(?)이 불면서 그동안 도덕 불감증처럼 행하던 여성에 대한 올바르지 못한 남성의 행동을 바로잡아 준 계기가 되었다. 그 파장은 유명 인사들의 부적절한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저 사람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 하는 평소의 이미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국민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은막을, 정계를,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국민의 지탄을 받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숨어있던 물건이 튀어나오듯 요즈음 유행하는 노랫말처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하면서 깜짝 놀랄 일들이 드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다. 며칠 전, 유명을 달리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설마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인권변호사로 명성을 날렸고 유난히 도덕성을 강조했던 사람이, 놀라도 이만 저만 놀랄 일이 아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치 앞 사람의 마음은 모른다는 말이 실감나게 한다. 인간으로서 연민의 정도 있을 법 하지만 왠지 심한 배신감이 드는 건 무얼까. 백 번 천 번 양보해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수많은 인사들이 손가락질을 당했는데 어떻게 저럴 수가, 최소한의 동정심마저 일게 하지 않는 일련의 상황들이 진실이라면 누구를 믿어야 한단 말인가, 서두에서 말했던 의식이 부족했던 오래전 일도 아니고 언론매체가, 국민이, 빨갛게 눈을 뜨고 바라보고 있는데 남들이 잘 볼 수 없는 어둠의 공간에서 이중적 행위를 했다는 것은 우냐, 좌냐 여냐, 야냐,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연일 언론매체에서 그 부당성을 대서 특필하고 있지만 일부 측근들은 여전히 옹호하고 감싸기에만 급급하다. 도대체 누가, 왜, 이러한 기류를 만들고 조작하고 있는가. 만약에 평범한 국민이 평소에 주위의 칭송을 받고 있다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안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그래도 옹호 할 것인가, 대통령이, 정치인이, 패거리 들이 단지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조문을 할 것인가.
연민과 동정, 인간다움은 죄과 없이 힘겹게 살아가는 이름 없는 소시민에게 우선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도 국론이 양분되고 비합리가 합리가 되는 이 풍조를 만드는 무리들의 뇌는 특수하게 만들어졌는지 반성도 없고 성찰도 없는 것 같다. 도대체 요지부동이니 말이다. 누가 뭐라고 하든 말든 옹호하고 감싸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행동하는 이들이 넘칠 때 그야말로 코로나 19보다 더 무서운 재앙이 몰아칠 것이다.
한 사람의 이름이 역사에 존경받는 인물로 남는다는 것은 인위적이거나 위선적으로 남겨지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주변에서부터, 나아가 전 국민이, 전 인류가 공감하여 추앙받는 이름으로, 그 덕목들이 세세손손 전파되어 후세들에게 인간답게 사는 길을 열어주는 우상이 되는 것이다. 설령, 그렇게까지 되지 못하더라도 작은 가족의 일원으로 대과없이 살았다는 자부심을 유산으로 물려줄 때, 비록, 이름 없는 묘비명일지라도 나비가 날아들고 새들이 지저귀는 축복의 낙원이 될 것이다.
김현탁 한국현대문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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