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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신도시說에…김포·파주·위례 '부글부글'

4기 신도시說에…김포·파주·위례 '부글부글'

입력2020.07.09 17:19 수정2020.07.10 02:54 지면A23

"교통망 개통 지연 못참아"

위례신사선 10년 넘게 '제자리'

김포 골드라인 경전철론 '한계'

옥정 지하철 연장도 늦어져

김포·파주 집값 회복세이지만

신도시 나오면 '악영향' 우려

전문가 "기존 신도시 활성화를"

2기 신도시인 위례에 9일 광역교통망 구축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위례신도시 비상대책위 제공

“2기 신도시는 교통망 구축이 기약 없이 늦어지면서 교통 체증에 시달렸고 집값도 안 올랐습니다. 최근 2~3주 조금 올랐다고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동시에 4기 신도시 조성 얘기까지 들리니 당황스러울 뿐입니다.”(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주민 A씨)

수도권 집값 안정 목적으로 경기 고양 대곡, 광명, 김포 고촌 등 4기 신도시 추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김포, 파주, 위례 등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교통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4기 신도시로 관심이 옮겨가면 장기간 지지부진하다가 반짝 상승세를 보인 아파트 가격이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김포, 파주, 위례 집값 상승세

지난달 ‘6·17 부동산 대책’ 이후 김포, 파주, 위례 등 주요 2기 신도시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규제지역 지정을 피한 김포 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이달 첫째주(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값에 따르면 김포(0.58%)는 한강신도시 위주로, 파주(0.49%)는 운정신도시 위주로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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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가 단지도 쏟아지고 있다. 김포 풍무동 풍무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25일 6억3700만원에 손바뀜했다. 역대 최고가다. 대책 발표 전인 5월에는 5억8000만원에 거래되던 주택형이다. 김포 운양동 한강신도시롯데캐슬 전용 84㎡도 지난달 30일 4억9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호가는 최대 6억원까지 올랐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파주 운정신도시 목동동 ‘힐스테이트운정’ 전용 84㎡는 지난달 25일 6억48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위례신도시 부동산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성남시 창곡동 래미안위례 전용 101㎡는 지난 5일 15억95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를 마쳤다. 창곡동 위례센트럴푸르지오 전용 101㎡는 지난달 18일 직전 거래에 비해 3500만원 오른 13억3500만원에 팔렸다.

지지부진한 신도시 교통망 구축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예정된 교통망부터 갖추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위례신도시는 수년째 ‘교통 오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핵심 교통망인 위례신사선은 2027년에야 완공될 예정이지만 최근 추가역 신설 요청으로 개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착공한 지하철 8호선 추가역 사업은 완공 시기가 당초 2017년에서 2021년으로 미뤄졌다.

김포 한강, 파주 운정, 양주 옥정신도시도 교통망 구축이 늦어져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한강신도시는 신도시 지정 이후 16년이 지난 지난해 9월 김포골드라인이 개통했다. 하지만 경전철이라 출퇴근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운정신도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개발이 늦어지면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양주 옥정신도시는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사업(15.3㎞)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부 구간 착공이 지연됐다. 개통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집단행동에 나선 주민들도 있다. 위례신도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지난달 25일부터 위례신사선 추가역 신설 요청 반대, 위례선 개통 이행 등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받고 있다”며 “10년 넘도록 교통 인프라에 진척이 없어 아우성인데 4기 신도시 얘기까지 나오니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성급한 추가 신도시 지정 대신 교통망 구축을 통해 기존 신도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2기 신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서울 인구 분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광역교통망을 신속하게 구축하고 2기 신도시 주변으로 소규모 택지를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정연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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